평가사·시중은행 "개인 신용평가 기준은 회사 비밀"

 신용사회라는 말이 있을 만큼 신용은 살아가면서 굉장히 중요하다. 개인의 신용을 평가하는 기준이 바로 '신용등급'이다.

 하지만 정작 자기 자신이 어떤 기준으로 해당 등급을 받았는지, 또 어느 항목에서 점수가 깎여 등급이 내려갔는지 알 수가 없다. 신용정보평가사와 은행들이 영업상 비밀이라는 이유로 신용등급 세부평가기준 공개를 꺼려하기 때문이다. 또 신용등급을 올릴 때는 수개월 평가해서 올리는 반면 등급을 내릴 때는 한순간에 떨어져 고객들로부터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나도 모르는 내 신용평가 기준은?

 8일 금융업계 따르면 개인 신용등급은 신용정보회사와 금융회사들이 자체 기준에 따라 개인의 신용도를 평가한 후, 보통 10~15개 등급으로 산정해 관리된다. 은행 등 금융회사들은 신용정보회사가 제공한 신용등급을 바탕으로 각 은행들이 평가한 자체 신용정보를 더해 고객에게 종합적인 신용 점수를 매긴다.

 한 시중은행의 리스크관리팀 관계자는 "외부 평가기관에서 가져오는 정보에 은행 자체적으로 평가한 항목을 집어넣어 CSS(Credit Scoring System)라는 개인평가시스템을 통해 개인평점을 산정한다"며 "외부평가기관 정보와 은행 평가 정보를 어떻게 결합시키느냐는 각 은행이 수십 년간 쌓아왔던 노하우이기 때문에 공개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개인의 신용을 평가하는 기준은 공개를 하지 않아 오히려 고객들이 신용등급 관리를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서영경 YMCA 신용사회운동사무국 팀장은 "고객들은 어떻게 등급이 매겨지는지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공개돼 있지 않아서 금융회사에서 하는 데로만 따라가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개인 신용과 관련해 아무런 정보도 주지 않고 모호한 상태에서 신용관리를 하라는 것은 불공정하다"고 덧붙였다.

◆올라갈 땐 '거북이 걸음', 떨어질 땐 '토끼걸음'

 개인 신용정보회사인 코리아크레딧뷰로(KCB)에 따르면 신용평가사에 따르면 신용등급을 한 등급 올리는 데 걸리는 평균 시간은 4.3개월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등급이 올라갈 때는 수개월이 걸리지만 반대로 등급이 내려갈 때는 한 순간에 떨어져 불공정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경제교육과 재무상담을 전문으로 하는 사회적기업 에듀머니 제윤경 대표는 "신용등급이 올라가는 데는 최소 4~5개월 정도를 평가해서 반영하는 반면에 떨어뜨릴 때는 소액연체 한 두 가지 만으로도 추락해버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여름휴가·해외출장 때 '깜빡'하면 신용등급 '빨간불'

 여름휴가철을 맞아 장기간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거나 해외출장을 떠난다면 휴대전화 요금이나 공과금 등의 자동이체 계좌확인은 필수이다. 한 순간의 '깜빡'과 소액이라고 치부했던 연체가 자신의 신용등급 하락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영경 팀장은 "보통 하루 이틀 연체에 대해 크게 신경 안 쓰는 경우가 많은데 단 며칠이라도 연체는 등급하락에 주된 요인이 된다"며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떠나기 전 신용카드는 물론 대출이자, 휴대전화 이용요금, 공과금 납부일 등을 꼼꼼히 체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