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림의 미학'으로 도시인 쉼터·관광 프로그램 개발
'주유형' 상품에서 체험프로그램 중심의 '체재형' 전환

"올해로 60주년이 되는 한국전쟁은 한민족의 아픈 과거지만 우리의 DMZ(휴전선 부근 비무장지대)는 지난 57년간 사람의 발길이 없었던 만큼 세계적으로 생태보호지역으로서의 큰 가치가 있는 관광자원입니다."

지난해 8월부터 한국관광공사 사장을 맡아 '세계 속에 한국 알리기'에 나서고 있는 이참 사장은 "독일 정부는 옛 동·서독 국경지대를 '그린존'으로 지정해 관광자원화 시키고 있지만 토지 매입비용이 만만치 않아 애를 먹고 있다"며 "우리의 DMZ를 녹색관광자원으로 활용하려면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모든 말에 '우리'라는 말을 강조하는 이 사장을 독일인 '베른하르트 크반트'로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는 32년전 처음으로 한국 땅을 밟은 뒤 한국 문화에 심취, 지난 1986년 한국인으로 귀화했다. 분단국이었던 독일에서 귀화한 그의 개인사와 맞물려 흥미로운 시너지를 내고 있다.

이 사장은 관광공사 사장 취임직후 이명박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DMZ 지역의 땅값이 쌀 때 정부에서 미리 사서 국유지로 만들어 평화공원으로 보존시키자"고 제안했다. 그는 "이미 해외에서는 1990년대부터 자국의 녹색·생태관광을 모티브로 한 상품들을 내놓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아직 도입초기라 갈 길이 멀지만 '금수강산'의 자연환경은 세계 어디에도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자부했다.

54년생으로 반평생을 한국 문화와 자연, 삶을 영유해온 '진한(?) 한국인'인 이 사장은 우리의 자연에 대한 애착이 더욱 강하다. 그는 "도시·산업화 속에 찌들어 있는 시민들에게 우리가 잠시 잊고 있던 자연을 그대로 담은 녹색관광 프로그램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경제성장이라는 목표아래 '빨리빨리'라는 스피드 경쟁에서 벗어나 '느림의 미학'을 자연 속에서 찾는 프로그램 개발과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이 사장은 '느림의 미학' 관광상품으로 제주 올레길과 지리산 둘레길, 순천만, 우포늪, 담양 죽순원 등을 꼽았다. 그는 "제주 올레길과 지리산 둘레길, 순천만, DMZ 등 있는 그대로의 자연관광자원을 찾는 이들이 매년 증가하는 추세"라며 "내국인은 물론 일본, 중국, 구미권 등 외국에서도 우리 자연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녹색관광 상품들은 대부분 관광지를 찾아 한 바퀴 둘러보는 '단순 주유형' 상품들이다. 이 사장은 "앞으로 교통과 숙박, 각종 체험프로그램 등 인프라를 잘 정비하면 관광지 인근에서 묵으며 여유있게 관광을 즐길 수 있는 '체재형' 상품으로 개발해 나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관광공사는 녹색관광 기반의 고품격 여가 서비스를 제공, 2012년 외국인 관광객 1000만 명 유치 목표와 2조7000억원의 경제효과를 창출할 계획이다.

그는 또 "올해 안으로 강 주변 도보코스를 엮은 시범관광코스를 선보일 예정"이며 "가족단위 관광객이 강 주변을 거닐며 자연과 소통하는 생태체험이 가능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아울러 "우리나라가 IT(정보통신기술) 강국인만큼 녹색관광자원을 웹·모바일 데이터로 구축하는 한편 각종 홍보 전략을 세워 세계속의 한국 알리기에 나설 계획"고 덧붙였다.

(자세한 기사는 경제 월간지 '이코노미 plus' 7월호에 개재됐습니다. 또 이 기사의 내용은 28일 밤 9시50분과 11시 50분, 29일 오전 8시 20분, 9시 50분에 케이블TV '비즈니스앤'으로 더 자세하게 시청할 수 있습니다.www.businesstv.co.kr 촬영 안평욱PD 편집 이상민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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