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의사 개입은 '강제성'
본인 흥미를 바탕으로 다양한 활동 경험해야
집중력, 사고력, 창의력 증진에도 큰 도움

프로게임구단 KT롤스터 소속인 이영호(19·서울 디지텍고3) 선수는 중학교 때 친구들과 즐겨 하던 게임에 매료돼 프로게이머가 됐다.

2007년 프로에 입문한 이후 3년이 지났지만 아직 막내인 이 선수는 당당히 e-스포츠협회 랭킹 1위에 올라있다. 하루 8시간이 넘는 꾸준한 연습과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한다.

경기도 이천의 한국도예고등학교 3학년 이혁(20) 군은 도예가 하고 싶어 다니던 인문계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이 학교에 입학했다. 다른 친구들보다 시작이 늦은 만큼 이 군은 2~3배 노력했다. 김경래(34) 지도교사는 "산에서 직접 흙을 채취해 올 만큼 도예에 대한 열정이 대단한 학생"이라고 칭찬했다.

피겨스케이트의 김연아, 첼리스트 장한나, 수영의 박태환 등 이 시대를 풍미하는 스타들도 취미 활동에서 진로를 결정했다. 전문가들은 대개 아이들의 첫 취미가 진로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는 만큼 그 선택과 교육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취미활동은 철저하게 '흥미' 위주로

취미로 체육 활동을 선택할 때는 무엇보다 아이의 흥미가 가장 중요하다. 이화여자대학교 체육과학부 박승하(39) 교수는 "취학 전 아이라면 다양한 활동과 경험을 두루 접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또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개인 운동과 팀 운동을 적절하게 조율해 함께 시키는 것이 좋다"고 했다. 팀 운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사회성, 배려심, 협동심 등을 배우게 돼 신체발달은 물론 인성교육까지 함께 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아이가 9살~10살이 되면 인지기능이 발달하기 때문에 이 시기에는 약간의 경쟁심을 자극하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다른 아이와 비교하는 말 등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덧붙였다.

◆종이 크기가 곧 사고의 크기…창의력 학습엔 '미술'이 최고

미술은 아이들이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분야다. 수원여대 아동미술과 최재영(44) 교수는 "미술은 아이들에게 본능이자 의사소통의 수단"이라고 단언한다.

최근 창의성 교육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면서 미술 교육에 대한 관심도 크게 늘고 있다. 이에 대해 최 교수는 "틀에 맞춘 미술 교육은 오히려 역효과"라며 "일단 손으로 그리는 것만이 미술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보고, 듣고 관찰하며 얻은 정보를 그리고, 만드는 과정 속에서 아이들은 자기 자신의 이야기를 창조해낸다"며 "이 모든 활동이 미술의 한 영역이고, 창의성 교육"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가정에서 미술 교육은 어떻게 시켜야 할까. 부모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대다수 부모들은 아이가 작다고 작은 종이를 주지만 아이가 생각하는 범위는 어른들이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크다는 것이다. 작은 종이를 주면 아이의 사고 자체도 그 종이 안에 갇히게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음악에 대한 아이 반응 놓치지 말아야

음악활동은 아이들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산만해 보이는 아이들도 음악에 관해선 특별히 집중하는 속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가 TV광고 등의 음악을 쉽게 기억하고 따라 부르거나, 리듬을 타고 몸을 움직이고, 장난감 등을 두드리며 리듬감을 즐긴다면 음악에 대한 관심이 남다르다는 증거다. 이런 행동을 지나쳤다가는 아이의 재능을 발견하지 못할 수도 있다. 영국왕립음악대학 연합회(ABRSM) 장승실 한국 대표는 "악기를 고를 때는 아이의 신체적·정신적 발달의 차이를 고려해 꼭 맞는 악기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부모의 의사가 개입돼 강제성을 띄게 되면 아이들은 금방 흥미를 잃게 된다”며 “10세 전후까지는 좋아하는 것을 마음껏 하도록 내버려 둘 것”을 강조했다. 또, 아동기에는 한 가지 취미 활동보다는 미술·체육, 음악·체육, 미술·음악처럼 1~2개 활동을 연계해 경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의 내용은 8일 밤 9시50분, 11시 50분 과 9일 오전 7시 20분, 10시 50분 케이블TV '비즈니스앤'으로 더 자세하게 시청할 수 있습니다. www.businesstv.co.kr/> 영상 촬영 및 편집 조선닷컴 동영상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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