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기름’에서 ‘고급유’로…경기침체 속 콩기름 다시 ‘약진’

콩으로 만든 콩기름으로 대표되던 식용유 시장에 웰빙 바람이 불면서 올리브유와 포도씨유, 해바라기씨유, 카놀라유, 현미유 등 다양한 종류의 고급유가 등장, 주부들의 사랑을 꾸준히 받고 있다.

고급유는 지난해 2천154억원 어치가 판매돼 전체 식용유 시장 3천400억원 중 3분의 2 가량을 차지했다. 지난 2003년도부터 출시된 고급유는 매년 10~15%의 판매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식용유 업계는 식용유 용기는 물론 라벨, 디자인에도 ‘고급화’ 추구하면서 ‘고급유’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크린캡’ 개발로 비닐포장 벗은 식용유

주방에서 늘 봐오던 식용유 용기는 비닐포장지에 쌓여있는 콩기름. 기름이 잘 새기 때문에 주부들은 비닐포장을 버리지 않은 채로 사용해오는 것이 일상이었다.

그러나 CJ제일제당이 1998년 신개념 마개를 도입하면서 비닐 속에 쌓여 있던 식용유 용기는 사라지기 시작했다. 용기에 ‘100% 콩’으로 만든 식용유라는 점을 강조하며 내용물을 더욱 맑게 보이도록 디자인하고 양 조절이 가능한 크린캡을 적용, 식용유가 흐르지 않게 만들었다.

이 제품은 주부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고 이에 질세라 다른 식용유 업체들도 비닐 포장지를 벗겨낸 용기 디자인을 내놓기 시작했다.

◆ 웰빙 바람 타고 ‘고급유’ 등장

하지만 2002년 미국발 ‘트랜스지방 유해’ 소동으로 ‘고급식용유’ 바람이 불기 시작하며 식용유 시장에도 변화가 생겼다. 비싸지만 몸에 좋다는 점 때문에 고급유 시장이 커지기 시작한 것.

2009년 기준으로 가정용전체식용유 시장규모는 약 3천 4백억 원. 그 중 약 2천 백억 원 규모가 고급유라는 점을 보면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고급유는 대표적인 올리브유를 비롯해 포도씨유, 카놀라유, 해바라기씨유, 현미유 등 종류만해도 다양하다.

이에 업계들은 고급유마다의 특징을 살려 디자인 마케팅 전략을 내놓았다. 사조해표는 용기 전면에 신선한 열매가 가득 담긴 바구니 이미지를 사용해 고급이미지를 부각 시키고 라벨의 크기를 줄여 제품이 가려지는 면을 최소화해 신선하고 깨끗한 기름을 확인하기 쉽게 하는 디자인을 선보였다. 동원F&B는 용기에 요리사의 모자를 연상시키는 뚜껑 디자인과 각 제품별 특성에 맞는 국내 유명 요리사의 사진과 제품 추천 이유를 표기해 신뢰성을 높였다.

◆경기불황 속 콩기름 다시 부활

고급유에 밀려난 콩기름은 2002년 트랜스 지방 유해 파동이후 판매량이 줄어들다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불황이 이어지면서 판매량이 다시 늘고 있는 추세다.

지난 2009년 경기 불황으로 고급유보다 4/1정도 가격이 싼 콩기름의 매출이 다시 올랐다.
2008년 830억원에 비해 23%나 성장해 1천22억원의 판매 실절을 올렸다.
  
이에 콩기름 업계는 콩기름은 국내에서 직접 착유하기 때문에 기름을 정제해서 판매하는 고급유에 비해 더욱 신선하다는 점을 내세워  고급유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제품포장에 ‘국내에서 직접 짜서 신선한 콩기름’ 이라는 문구를 넣어 리뉴얼 하고 ‘백설 식용유’에서 ‘백설유’로 브랜드이름을 바꾸기도 했다.

또한 콩기름은 고급유들에 비해 가격은 저렴한 반면 ‘트랜스 지방’으로부터 안전하고 발연점이 240도로 높아 부침, 튀김 등 한국식 조리법에 적합하다는 점도 홍보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해 경제불황으로 비교적 저렴한 대두유의 매출이 증가하긴 했지만 올해도 소비자의 웰빙 추구 트렌드는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며 고급유 시장은 2천800억 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허혜민기자 [hm913@chosun.com]

< 이 기사는 20일 밤 9시50분, 11시50분과 21일 오전 8시20분, 9시50분에 비즈니스앤TV를 통해 시청하실 수 있습니다. www.businesstv.co.kr> 촬영편집 신승엽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