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건설업 실질 부채비율은 500%..구조조정 시급"

외감대상 업체중 13%인 232곳 부도위험 높아
금융권 대출 쏠림도 문제..부실화 예상규모 5조원

겉으로 드러난 것과는 달리 건설업종의 실질 부채비율은 500%에 달하며 따라서 구조조정이 시급한 상황이라는 주장이 국책 연구기관에서 나왔다.

외부감사대상 건설업체중 13%에 달하는 232곳은 재무상황이 특히나 나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6일 "최근 건설관련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연체율이 확대되는 가운데 건설업체의 대규모 부도 가능성 등 건설부문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부채비율 추이
KDI는 이날 `건설부문의 재무건전성 악화에 대한 평가` 현안분석 보고서에서 "건설업 부채비율은 200%대에 그치고 있으나 시행사에 대한 지급 보증을 감안할 경우 부채비율이 500%수준으로 급등한다"며 "부채비율 이외에도 수익성, 재고부담, 유동성, 이자지급 능력 등 대부분의 재무 건전성 관련 지표들이 크게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법정관리대상이 된 성원건설의 경우 자체 재무제표상 부채는 5114억원으로 부채비율은 300%를 기록했으나 지급보증액수는 무려 9792억원에 달해 실제 재무상태는 훨씬 악화된 상황이라는 것.

임경묵 박사는 "이런 문제는 성원건설 등 부실이 제기된 업체 뿐 아니라 대형 건설사도 크게 다르지 않다"라며 "지급보증 대상 시행사의 자산과 부채가 동일한 규모로 가정하면 상위 30개 건설업의 부채비율은 2009년 기준 182%에서 293%로 증가한다"고 밝혔다.

KDI에 따르면 ▲자본잠식이거나 부채비율이 500%를 웃돌고 ▲영업적자이거나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이며 ▲총부채에서 단기 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60%를 넘는 3가지 문제를 모두 안고 있는 건설업체는 외감대상 건설업체 1782곳가운데 232개로 전체의 13%에 달하고 있다.

2008년중 부실위험이 높은 기업의 매출비중은 1%(1조3000억원) 수준이나 업종전체의 부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내외(7조7000억원)에 이른다.

임 박사는 "과거 건설업의 부도후 채권 회수율이 35%내외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부실위험이 높은 기업이 모두 부도로 이어질 경우 금융권 전반에 미칠 영향은 약 5조원 내외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며 "PF 대출에 대한 지급보증 등 보고되지 않은 부채가 있다면 손실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외환위기 이후 건설업체수가 급증했으나 건설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부도율이 매우 낮은 상황으로 제대로 된 구조조정이 진행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 ▲국내 은행들의 건설관련 대출 규모가 대폭 늘어나 금융권 전반에 퍼진 위험도 작지 않을 것이라는 점 등을 지적했다.

임 박사는 "일반 은행을 포함한 대출이 건설, 부동산 분야에 쏠려 있다는 문제도 크다"며 "정부가 자꾸 건설업체를 회생시키려 하기 보다는 구조조정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 예금은행의 전체 대출에서 건설관련 대출(건설업과 부동산 및 임대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0년대 10%수준에서 2007년이후 25%내외까지 급등하는 등 건설관련 대출이 방만하게 집행돼 왔다.

특히 "외환위기이후 GDP에서 건설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다소 낮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OECD 평균에 비해 높은 수준"이라며 "건설업 떠받치기로 경기를 부양하는 것은 이제 더 이상 안 맞는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건설업체 자체의 재무건전성 뿐 아니라 시행업체에 대한 지급 보증 등을 폭넓게 감안해 기업별 지속가능성에 대한 평가를 엄밀히 실시해야 한다"며 "건설업체 재무제표에서 우발채무에 대한 공시를 강화하는 동시에 국제회계기준 도입에 따른 영향 평가와 대응에도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외감대상 업체중 13%인 232곳 부도위험 높아금융권 대출 쏠림도 문제..부실화 예상규모 5조원

외감대상 업체중 13%인 232곳 부도위험 높아
금융권 대출 쏠림도 문제..부실화 예상규모 5조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