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권 예상보다 빠른 물가상승세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고 있는 한국의 경우 물가난에 봉착할 것이라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고 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WSJ에 따르면 한국과 인도네시아 태국 등이 예상을 웃도는 물가상승세를 경험하고 있고 중국과 함께 호주는 가파른 부동산 가격 상승세로 자산 버블의 우려가 커져가고 있다. 이같은 물가 흐름은 향후 중앙은행들의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한국의 4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비 2.6% 올랐다. 전달에 비해서는 물가가 0.5% 올랐다. 특히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소비자물가(Core price)도 전년 동월비 1.5%, 전월비 0.2% 상승했다.

UBS 웰스매니지먼트의 이코노미스트인 토마스 캐기는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단 한차례도 금리를 올리지 않은 한국의 경우 심각한 물가 문제에 봉착할 것으로 보인다"고 경고했다.

인도네시아의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도 각각 3.9% 및 3.7% 오르며 두드러진 물가상승세를 나타냈다. 친(親) 탁신 계열의 시위로 정치 갈등을 빚고 있는 태국의 4월 소비자 물가도 3% 뛰었다.

호주의 1분기 주택 가격은 전년 동기비 4.8% 올랐다. 특히 8대 도시의 집값은 1년 전보다 20% 급등, 자산버블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여전히 식품과 에너지가 물가상승의 주범이지만, 물가 오름세는 경제 다른 분야로도 스며들고 있다. 바클레이즈 캐피탈의 이코노미스트인 프라크리티 소팻은 "총수요 부문의 물가오름세가 시작되고 있다"며 "의류와 교육비 의료비 주거비 등에서 비용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WSJ는 "아시아 지역의 물가상승 수준이 아직 우려스러운 수준이 아니라 하더라도 걱정거리는 몇몇 국가들의 경우 물가를 잡기 위해 나중에 기준금리를 크게 올려야 할지 모른다는 점"이라며 "이 경우 경기회복세를 질식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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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상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