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우여곡절 끝에 국내 첫 저속전기차에 대한 환경부와 국토부의 인증이 통과됐습니다.

저속전기차 특성에 맞게 완화된 국토부의 성능인증검사를 거쳤지만 안전성에 문제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박희붕 기자가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기자>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개발 된 저속전기차가 환경부와 국토해양부의 인증절차를
통과했습니다.

국토부 산하 교통안전공단에서는 충돌시험과 배터리 전자파 시험 등 신설된 저속전기차 안전기준에 준하는 절차에 의해 인증절차가 마무리 됐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시민들은 안전성에 대해 확신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입니다.    

[시민인터뷰 1] 김용식 / 경기도 의정부시
“인터넷으로 보니까 차가 너무 작고 약해보여서 사고나면 많이 다칠 것 같다..”

[시민인터뷰 2] 김병욱 / 서울시 암사동
“대형차 옆을 지나가게 되면 바람에 흔들려서 위험할 것 같고 돌이라도 튀면 많은 위험이 따르지 않을까.”

여기에 국토부는 정부에서 추진하는 녹색성장 정책상 완화된 기준이 적용될 수밖에 없었다고 밝힙니다.

[녹취] 국토부 관계자
“국민들이 바라볼때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도 있지만, 녹색성장으로 가면서 신소재, 신에너지 가는데.. 이런 부분은 좀 덮어둬야..”

저속전기차의 특성을 고려해 안전검사 기준이 새롭게 적용됐지만 일반 경형 승용차에 적용되는 안전검사 기준과 비교했을 때 제외된 부분이 너무 많아 보입니다.

경형승용차의 경우 정면과 측면, 그리고 후방 충돌시험 모두 인증되어야 기준에 통과 되지만

저속전기차의 경우에는 시속 40km 속도에 정면 충돌시험만 인증과정에 포함되었습니다.

그리고 충돌시 안전주거공간에 대한 검증도 제외됐습니다.

또한 저속전기차의 차체는 일반경차보다 1미터 가까이 전장이 짧고 폭도 15cm이상 좁습니다.

[인터뷰] 박용훈 / 도로교통문화운동본부 교통계획박사
“저속전기차의 중량이 아주 가볍기 때문에 단독충돌일 경우에는 테스트대로 일정 수준의 안전을 담보할 수는 있을 것이다. 다만 도로에서 사고가 난다는 것은 단독추돌보다는 다른 차들과의 정면 또는 측면 추돌 사고가 많기 때문에 실제 전기차가 받는 충격을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커질 수가 있다.”

배터리의 무게가 많이 나가는 저속전기차는 상대적으로 중량을 줄이기 위해 플라스틱 경량 소재가 차체로 사용됐습니다.

제조 업체측은 성능인증검사의 충돌테스트에서 모든 검증이 끝났기 때문에
운전자의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합니다.

[녹취] 저속전기차 업체 관계자                    
“100퍼센트 깨지지는 않고요.. 반은 흡수되고 반은 잘게 찢어지고.. 아니면 금가는 수준으로 흡수하기 때문에 상해가 일어나지 않게끔.. 그렇게 되는 것 같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입장은 다릅니다.

[인터뷰] 박용훈 / 도로교통문화운동본부 교통계획박사
“동일한 조건에서 충돌했을 때 자동차의 재질에 따라서 재질의 파편이나 재질의 파손되는 형상에 따라서 2차 상해를 당할 수도 있다”

또한 저속전기차의 가장 핵심요소인 납축배터리는 고온에 약한 납축배터리 특성상 50도 이하의 온도가 유지되게끔 관리를 해줘야 합니다.

정상적인 차량 운행을 위해서는 상온 범위 내에서 유지해야 한다고 하지만, 한여름철 고온의 아스팔트 위에서는 성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녹취] 한국자동차연구소 관계자          
“어떤 온도에 얼마간 노출되느냐가 (배터리)소모시간을 감소시키는지의 차이다.. 한여름에 아스팔트 위면 아무래도 불리하겠죠..”

[영상.편집] 명수형 PD

저속전기차 관련 업체와 정부간의 엇박자 속에서 우여곡절 끝에 인증은 통과됐지만 전기차가 실제 도로를 달리기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기대보다는 우려가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비즈니스앤 박희붕입니다. [ph1949@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