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사용 익숙해지며 최근 5년 이용자 급증세
구매력 높아 객단가 1위… 골프 등 레저용품 많이 사

주부 박인애(55)씨는 거의 매일 인터넷쇼핑몰을 이용한다. 주로 사는 품목은 샴푸·세제 등 일상 생활용품과 의류. 최근에는 미국에 사는 동생 부탁으로 인터넷쇼핑몰에서 가발을 구매, 해당 쇼핑몰의 해외 배송을 통해 미국으로 보냈다. 박씨는 "아이들 교육 정보를 찾기 위해 인터넷을 쓰다가 이제는 인터넷에 많이 익숙해져 쇼핑몰까지 자주 이용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20~30대 젊은 층이 많이 이용했던 인터넷쇼핑몰에 50대 이상 중장년층 고객도 몰리고 있다. 오픈마켓(온라인 장터) 옥션의 경우 구매 건수를 기준으로 전체 고객 가운데 50세 이상 비중이 지난해 처음으로 10%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12%로 증가했다. 최근 5년 새 50세 이상 고객의 구매 건수는 3배 이상 늘었다.

롯데닷컴에서는 최근 5년간 50세 이상 고객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4% 증가, 연령대별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이는 구매 비중이 가장 높은 27~30세 고객 비율 증가율(0.3%)의 8배에 달한다. 롯데닷컴 관계자는 "지난해 아웃도어 용품 등 중장년층용 제품 매출이 전년 대비 35% 늘었다"고 말했다.

50세 이상 고객들이 인터넷쇼핑몰에서 많이 사는 제품은 골프·낚시·등산·자전거 등 레저·아웃도어 용품. 옥션에서는 이들 용품에 대한 중장년층의 구매 건수가 3년 전보다 135% 증가, 전체 성장률의 3배에 달했다.

최근에는 구매 품목이 의류·가전으로 확대되고 있다. 옥션 전체 여성 의류 매출 가운데 25%를 중장년층이 차지하고 있다. 디앤샵을 이용한 50세 이상 구매자 중 올 들어 가장 많은 물건을 산 고객은 53세 남성으로 노트북 2대와 디지털카메라 등을 사는 데 576만원을 지출했다.

50세 이상은 다른 연령대에 비해 구매력이 높은 편이다. 디앤샵 정은실 팀장은 "중장년층은 고가 제품이나 브랜드 제품을 선호해 객단가(1인당 평균 매출)가 높다"고 말했다. 디앤샵에 따르면 50대의 객단가는 6만494원으로 전 연령대에서 1위다.

인터넷쇼핑몰 관계자는 "중장년층도 경기 침체 여파로 물건값이 상대적으로 싼 인터넷쇼핑몰을 본격적으로 이용하기 시작했다"면서 "중장년층도 컴퓨터 사용 경험이 있어 인터넷쇼핑몰 이용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 업체들도 중장년층 고객 잡기에 나섰다. 롯데닷컴 원준호 MD(상품기획자)는 "올해 들어 골프상품 판매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옥션에서는 중장년층 의류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코너를 마련했다. G마켓도 중장년층이 많이 찾는 의류 판매 비중을 늘릴 방침이다.

※이 기사의 취재·작성에는 윤예나 인턴기자가 참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