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현재 중국식당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주방의 배기통에서 불이 나 옆 가게로 불이 옮아 붙었습니다. 피해액이 상당해 제가 모두 부담하게 되면 파산할지도 모릅니다. 비슷한 경험을 했던 지인의 말에 따르면 "부주의에 의한 불로 남에게 피해를 준 경우에는 배상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던데, 정말 그런가요?

A. 자신의 실수나 잘못으로 다른 사람에게 손해를 입혔다면 민법상의 배상책임에 관한 규정(민법 제750조)에 따라 그 손해를 배상해주어야 합니다. 하지만 화재의 경우에는 얼마 전까지 불을 낸 사람의 과실 정도를 따져서 그 책임을 면제해 주는 제도가 있었습니다. 즉, 사소한 부주의나 경과실로 불이 났을 경우에는 '실화책임에 관한 법률'에 따라 손해배상책임을 면제해 준 것입니다. 대부분의 불이 사소한 부주의에서 발생하곤 하기 때문에 적지 않은 사람들이 '화재로 인한 피해는 물어주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지난 2007년 8월 헌법재판소는 고의나 중과실이 아닐 경우, 화재를 일으킨 사람의 손해배상 책임을 면제해 주도록 한 실화책임에 관한 법률에 대해 헌법불합치 및 법 적용 중지를 결정했습니다. 이 결정에 따라 지난 2009년 5월 8일자로 이 법률은 전면 개정되었으며, 예전과는 달리 가벼운 과실로 불을 낸 경우에도 손해배상책임을 부과하도록 개정되었습니다.

즉, 기존의 법 적용이 중지된 지난 2007년 8월 이후부터는 부주의나 경과실로 인한 화재 발생 시에도 책임을 져야 하는 것입니다. 이때 불을 낸 사람이 화재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담보하는 보험에 가입했다면 보험가입금액 이내에서 자신은 물론, 타인의 피해에 대해서도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자신의 힘으로 도저히 손해를 배상할 수 없는 경우에는 법원에 손해배상책임의 경감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법원은 화재의 원인과 규모, 피해 정도, 피해방지를 위한 노력, 경제 상태 등을 고려해서 경감액을 판단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파산위기에 놓일 가능성이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