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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유층 뭉칫돈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IPO(기업공개)에 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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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0.03.19 03:31

유윤정 조선경제i 기자

[심층분석] "증시 제자리걸음 반복"
사모펀드 구성 투자 나서 70% 넘는 수익 나기도
기업공개시장서도 고수익… "과열양상… 투자 신중히"

서울 강남에서 S 유통업체를 운영하는 김 사장은 최근 증시에 상장한 미래에셋스팩1호(기업인수목적회사)에 투자하는 사모펀드에 수억원을 집어넣었다. 스팩은 상장 후 투자자 돈을 모아 장외기업을 인수·합병하는 일종의 페이퍼컴퍼니(서류상 회사)이다. 나중에 이 장외기업이 기업공개(IPO)를 통해 상장하게 되면 주가가 많이 오르면서 큰 이익을 보려는 것이 목적이다. 이러한 인수·합병 기대감이 반영돼 이 스팩의 주가는 상장 후 나흘 동안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그 덕택에 김 사장은 이미 50%가 넘는 수익률을 올렸다.

서울 강남구·서초구·송파구 등 강남지역과 용산구 등 강북지역, 분당을 비롯한 경기도 지역 부유층의 뭉칫돈이 스팩과 기업공개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제자리걸음을 반복하고 있는 국내 증시에서 고수익을 원하는 고액자산가들이 상대적으로 발 빠른 정보를 이용해 사모펀드를 구성, 높은 수익을 얻고 있는 것이다.

너도나도 스팩 투자

서울의 노른자 땅으로 불리는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삼성증권 테헤란지점 프라이빗뱅킹(PB)센터는 최근 부유층 고객 30여명을 모집해 110억원 규모의 스팩 사모펀드(PEF)를 구성했다. 이 펀드는 현재 상장한 대우증권의 그린코리아스팩과 미래에셋스팩1호에 투자했고, 오는 19일 상장하는 현대PwC드림투게더스팩, 25일 상장하는 동양밸류오션스팩 등 5~6개 스팩에도 투자할 계획이다. 수익률은 이미 50%를 넘어섰다. 잠실에 위치한 하나은행 아시아선수촌 PB센터도 3회에 걸쳐 사모펀드를 구성, 스팩에 투자했다. 규모는 200억원 수준.

이들이 사모펀드를 구성, 스팩 투자에 나서고 있는 것은 지난해만큼 수익을 얻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대형주 위주의 우량주에만 투자해도 70~80%가량의 수익은 거뜬했다. 일부 종목들은 수익률이 100%를 넘어서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그렇지 못하다. 코스피 지수가 1550~1680포인트 사이에 머물면서 높은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요즘 인기라는 주가연계증권(ELS)에 투자해 봤자 잘해야 10~15%가량의 수익에 만족해야 한다.

이에 반해 스팩은 최근 연이어 상한가를 기록하며 높은 수익을 내고 있다. 미래에셋스팩1호는 지난 12일 상장 후 나흘 연속 상한가 행진을 벌였다. 1500원이던 공모가보다 이미 70% 이상의 수익이 발생했다. 상대적으로 싼 주가에 강남의 뭉칫돈이 몰리면서 주가를 끌어올리고 이를 통해 높은 수익이 나는 '부익부'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박동규 하나은행 아시아선수촌 골드클럽 PB팀장은 "최근 강남의 PB센터들이 자산운용사와 함께 스팩에 투자하는 사모펀드를 소규모로 구성하고 있다"며 "지난해부터 시장정보가 빠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스팩에 대한 관심이 높았고 올해 들어 열기가 더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부자들은 공모보다 소수 인원의 자금을 별도로 모집해 운용하고 그 수익을 돌려주는 사모를 선호한다. 사모로 투자하는 것이 기초자산과 투자시기를 맞춤형으로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용이하기 때문이다. 또 공모펀드와는 달리 운용에 제한이 없는 만큼 자유로운 운용이 가능하다.

한국·홍콩 IPO 투자도 인기

부유층들의 자금은 스팩과 더불어 기업공개 시장에도 흘러들어 가고 있다.

국민은행 압구정PB센터가 지난해 10월 서울 강남 지역 '큰손'들을 대상으로 모집한 '유진맞춤사모증권투자신탁'은 삼성생명 주가가 장외시장에서 급등세를 타면서 설정 1개월 만에 30%가 넘는 수익률을 올렸다. 이 펀드는 일명 '삼성그룹지배구조펀드'로 처음부터 삼성생명을 겨낭해 설립됐고, 실제 전체 모집 금액의 60% 이상을 삼성생명에 투자했다. 1~5호 펀드에 200여명의 고객이 370억원을 투자했다.

삼성증권 테헤란지점도 국내와 홍콩의 IPO에 투자하는 '글로벌IPO' 사모펀드를 50인 내외로 구성 중이다. 대한생명과 삼성생명 상장으로 국내 증시가 올해 최대 IPO 시장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고 홍콩 IPO 시장에도 대규모 기업들의 상장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지난 17일 상장한 대한생명이 상장 첫날 공모가보다 10% 이상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IPO 시장은 더욱 매력을 끌고 있다. 오는 5월 상장이 예정된 삼성생명의 공모 규모는 4조원 수준으로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의 0.3~0.4%에 달한다. 홍콩에는 프랑스의 고급 화장품업체 록시탕이 4월 중 IPO를 진행할 예정이며, 영국 보험사 프루덴셜(한국에선 PCA)이 조만간 홍콩 증시에 상장할 계획이다.

과열되면서 '투기' 변질 우려

부유층의 뭉칫돈이 스팩에 쏠리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자칫 투기로 변질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미래에셋스팩1호가 연속 상한가를 기록, 과열양상을 보이자 지난 17일 한국거래소는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했다. 투자주의 조치가 지속되면 매매거래 정지 사유에 해당한다.

이명희 한화증권 서초지점 상무는 "스팩이 매력적인 투자 대안으로 떠오르는 것은 사실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기업을 인수할 것인지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안목에서 인수대상 기업을 고려해 가며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 스팩 (Special Purpose Acquisition Company)

다수의 개인투자자로부터 공개적으로 자금을 모아 통상 3년 내에 장외 우량업체를 M&A(인수·합병)하는 조건으로 특별 상장하는 페이퍼컴퍼니(서류상 회사)를 말한다. 기업인수목적회사로 번역된다. 증시에 상장되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M&A의 성공여부와 관계없이 주식을 시장에서 사고팔아서 투자금을 언제든지 회수할 수 있다.

☞ 기업공개(IPO)

기업이 설립 후 최초로 외부투자자에게 주식을 공개, 매도하는 작업. 보통 주식시장에 처음 등록해 거래를 시작하는 것을 말한다. 기업공개를 하는 과정에서 외부자금을 수혈하게 되고, 상장거래 이후에는 주가가 높아졌을 때 추가로 주식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기도 쉬워진다.

☞ 사모펀드(PEF)

소수의 거액투자자로부터 비공개적으로 자금을 모아 주식과 채권 등에 투자한다. 불특정 다수 일반인을 대상으로 모집하는 공모펀드의 경우 전체 금액의 10% 이상을 한 종목에 투자할 수 없지만 사모펀드는 운용에 제한이 없다. 또 수익률을 외부에 공표할 필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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