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G 대체물질없어...시중 가공식품 화학조미료 덩어리

지난달 새롭게 선보인 롯데라면. 롯데가 37년만에 부활시킨 롯데라면은 출시되자마자 롯데마트 라면 판매 2위를 차지하는 등 업계를 긴장시켰다. 하지만 MSG가 첨가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롯데라면의 행보에 빨간불이 켜졌다.

롯데측 관계자는 “롯데라면은 식약청 점검을 다 받았는데 롯데라면만 MSG를 사용한 것처럼, 또 MSG가 엄청 나쁜 것처럼 비춰지는 것은 좀 부담스럽다.”면서 조심스레 억울한 입장을 밝혔다. 사실 롯데라면 뿐 아니라 홈플러스 PB상품 '알뜰라면'과 한국 야쿠르트 라면 상당수가 MSG를 사용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롯데라면은 OEM방식으로 한국야쿠르트가 만들고 있다.

그렇다면, MSG를 첨가하지 않았다고 강조하는 라면들은 안심할 수 있을까?
MSG 대신 어떤 성분을 넣었길래 맛은 똑같을까?
‘MSG 무첨가’ 마크가 표기된 한 라면의 성분표를 살펴보니 향미증진제, 감칠맛베이스, 혼합제제, 시즈닝 등 정체 불명의 화학 첨가물이 들어있었다.
이름만 봐서는 소비자들이 이해할 수 있는 성분이 하나도 없다. MSG만 뺐을 뿐, 온갖 화학조미료가 숨어있는 셈이다.

김윤숙 한국식품연구원 박사는 현재 MSG의 대체물질은 없다고 못 박았다. “MSG를 대체할 수 있는 물질을 개발하기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다. 요즘 천연재료들이 많이 개발되고는 있지만 감칠맛이 적고 저장성도 낮은데다 MSG와 같은 양의 ‘염’이 들어가기 때문에 완벽하지 않다.”

◆ MSG, 도대체 무엇이길래?

MSG란 글루탐산나트륨(monosodium glutamate)의 약자로, 그 자체는 맛이 없으나 음식이 가진 원래의 맛을 좋게 하는 성분이다. 복합 화학조미료의 주(主)원료로 많이 사용된다.

다량의 글루탐산나트륨을 섭취하면 일시적으로 불쾌감, 근육경련, 메스꺼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는 학계의 보고가 있다. 또한 미국 FDA(식품의약국)에서는 신생아용 음식에 MSG를 첨가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천식과 고혈압, 울혈성 심부전 환자, 알레르기 환자에게도 섭취를 제한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감칠맛을 더해주는 이 합성 조미료는 과학적으로 그 유해성이 증명되지 않았다.
하지만 MSG의 실체와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더니 이번에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서울 신공덕동에 사는 김향자씨는 “위험하지 않다고 해도 MSG가 들어있다고 하면 자꾸 거부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MSG에 대한 불신이 그만큼 크다는 뜻이다.

이때문에 업계1위 농심을 비롯해, 삼양식품, 오뚜기 등 라면업체들은 수 년 전부터 MSG무첨가 라면을 판매하고 있다. 농심은 라면 전 제품에 MSG 대신 천연 조미료를 사용하고 있다. 삼양라면도 MSG를 빼버렸다.
◆가공식품은 MSG와 화학조미료 덩어리

MSG는 대부분의 가공식품에 안 들어간 제품이 없을 정도로 약방의 감초 역할을 한다. 이주홍 녹색소비자연맹 팀장은 “첨가물을 넣는 이유는 맛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좋은 원료를 써서 맛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단가가 올라간다. 그래서 식품회사들은 저렴한 MSG를 넣어 비용을 줄이고 맛을 3~4배 정도 향상시킨다는 설명이다.

서울 광화문의 한 편의점에 들러 라면을 포함한 각종 가공식품의 성분을 살펴보았다. 조리가 간편해 직장인들이 즐겨찾는 즉석국과 덮밥, 즉석 우동은 물론 즉석 스파게티와 냉동 떡볶이, 어린이들이 즐겨 찾는 소시지, 어묵, 햄 등에도 MSG가 들어있었다. 편의점에서 만난 김영준(초등 4년) 어린이는 "편의점에 있는 간식이 맛있어서 많이 사먹는다"고 했다.
현행법상 식품원료로 허용돼 있는 MSG는 생각보다 많은 식품에 쓰이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MSG 논란을 라면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MSG의 실질적인 유해성 자체보다 국민 정서적으로 불신감이 크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 가공식품업체 관계자는 “MSG가 조미의 한 소재로써 쓰이는 것인데 사회적으로 죄악시하는 분위기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고 했다. 이주홍 녹색소비자연대 팀장은 “MSG는 적정량에 대한 기준이 없고 최소한으로만 쓰라는 기준만 있는 셈인데, 최소한이 얼마만큼인지 모르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이 팀장은 “과학적으로 MSG가 얼마나 나쁜지 좋은지 기준이 없기 때문에 식약청 조차도 명확한 답변을 못 내놓고 있다. 확연하게 검증이 되고 어느 정도까지는 써도 나쁘지 않다 하는 기준이 생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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