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무선결제기도 조심 하세요”

조선닷컴과 비즈니스앤의 연속기획 보도 ‘자영업자 울리는 카드사’와 관련 3건의 특이한 제보가 있었다. 무선 카드결제기 관련 제보와 카드대금 압류 관련 제보였다.

경기도 수원에서 중국집을 운영하는 김 모 씨는 지난해 8월 삼성카드 대금 중 무선결제기 부분만 입금이 안 된 사실을 알았다. 입금이 안 된 기간은 2008년 4월부터 2009년 11월까지 1년 6개월분이다. 이유를 알아보니, 김씨가 2년 전 350만원 상당의 주방용 기계를 삼성카드로 할부 구입한 후 이 기계를 반환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시작됐다.

김씨는 삼성카드 할부 지급 중단과 삼성카드 사용 정지를 했고, 카드사는 이미 350만원을 대납한 처지라 김씨의 음식매출에서 이 돈을 뽑아갔다. 김씨는 기계를 반환하려다가 어차피 기계 값을 카드사에서 임의로 뽑아가는 것을 막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다시 삼성카드 사용 중지를 풀었다. 그 동안 삼성카드만 수기로 받던 것 역시 다시 자동매입으로 전환했다.

카드대금 차압 삼성카드, 유선결제기만 풀어줘

문제는 이 과정에서 발생했다. 삼성카드에 자동매입을 재요청했지만 삼성카드는 일반결제기만 풀고 무선결제기는 풀지 않은 것이다. 명백한 카드사측 실수다. 그래서 김씨가 받지 못한 돈은 1년 반 동안 주로 배달음식값인 200만원 정도.

김씨는 카드사와 밴사에 강하게 항의했고, 카드사와 밴사는 내부사정을 들어 3개월 치 30만원 정도를 돌려줬다. 이 과정에서 김씨는 자신이 모아둔 카드전표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하지만 그 동안 내용증명을 여러 차례 보내며 법원에 소액재판을 신청하는 등 쉬운 과정은 아니었다. 이런 가운데 가맹점 신용등급이 떨어지는 등 불이익도 받았다.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카드 대금 지급이 3일에서 7일로 벌어진다.

김씨는 “경기가 어려워 장사도 잘 안 되는데, 명백한 카드사와 밴사 잘못이며 본인들도 인정한 만큼 조속히 나머지 돈을 돌려달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카드사가 마음대로 돈을 빼가요”

같은 지역인 경기도 수원에서 한식당을 하다 지금은 꽃집을 하고 있는 김 모씨 부부도 삼성카드로부터 난감한 일을 당했다. 식당을 운영할 때 장사가 잘 안돼 부가세가 200여만원 밀렸는데 삼성카드가 자신의 매출에 압류를 걸어 돈을 못 받으면서 부가세를 또 못 내게 됐다. 정확하게 말하면 매출이 카드사로부터 들어오면 그 돈으로 부가세를 내려던 참이었다. 악순환이 반복되다 보니 결국 식당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처음엔 매출이 압류됐는지도 몰랐다. 아무런 통보가 없었기 때문이다. 김씨가 여러 곳을 뛰어 다니며 알아보니, 카드대금을 압류하면 즉시 가맹점에 통보 하고 세법상 통장에 압류표시를 해야 한다는 말을 법률사무소에서 듣고 더욱 화가 났다. 때문에 김씨는 카드사가 그 동안 얼마를 빼갔는지 언제 빼갔는지 알지 못 해 벙어리 냉가슴만 앓고 있다고 한다.

“승인 됐는데 왜 돈을 안 받았다는 건가요?”

“전부 승인이 떨어진 전표인데 카드사와 밴사는 고객에게 돈을 안 받았다며 우리보고 일일이 고객을 찾아 다니며 확인하래요. 미치겠습니다.”

인천 화장품 가게 주인, 수원 중국집 주인, 병원장등 취재진이 만난, 카드대금은 떼인 경험이 있는 모든 자영업자들이 같은 말을 한다. 중국집 사장은 한 달에 카드 매출만 2000만원에 1000건에 가까운데, 승인 이후는 카드사와 밴사가 알아서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즉, 3개월치만 준 이유 중 일부가 이 내용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카드대금 사기편취 사건(유령 가맹점 개설)이 일어난 이후 가맹점들은 떼인 돈이, 누군가가 이미 고객에게 돈을 받았을 것이라는 의심을 한다.

중국집 주인 김씨 역시 일일이 고객을 찾아 다니며 삼성카드에서 시킨 대로 매출 대조를 해보니 대부분 기억을 못 했다. 아는 손님들이 많아 다시 입금을 하도록 유도했지만, 대금을 냈다고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결국 김씨는 확인이 안 되는 4건과 이민자 1건 등 5건을 포기했지만 그 확인을 정말 자신이 해야 하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리고 취재가 시작되자 이유를 불문하고 즉시 대금을 내주는 카드사와 밴사의 행태에 대해서도 많이 씁쓸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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