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어지럼증 잡았다"
LG "2D·3D 동시에 즐겨"
해외업체들 내년 출시 박차… 콘텐츠 확보가 관건

3D TV(3차원 입체 영상 TV·3Dimension TV)시대가 눈앞에 다가왔다. 3D TV로 보는 3D 영상은 현재 사용하는 2차원 평면 영상과 달리 현장의 입체감까지 느낄 수 있는 게 특징. 가령 자동차 경주를 볼 때 차가 달려와 부딪힐 것 같아 몸을 움츠릴 정도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이하 SMB)는 27일 오래 봐도 어지럽지 않은 30인치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Active Matrix Organic Light-Emitting Diode) 3D TV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AMOLED는 스스로 빛을 내는 차세대 디스플레이장치로 두께가 얇고 구부릴 수도 있다. 이날 발표한 제품도 100원짜리 동전 2개보다 얇은 초박형(2.5㎜)이다.

SMB 김상수 연구소장은 "기존 LCD를 이용한 3D TV는 장시간 시청하면 눈이 피로하고 현기증을 느끼지만 이 제품은 그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현재 언제든지 양산 가능한데, 28일부터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리는 국제 디스플레이 전시행사인 'FPD 인터내셔널 2009'에서 처음 공개된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도 다양한 3D TV를 'FPD 인터네셔널 2009' 행사장에 전시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23인치 3D 모니터와 55인치 3D TV 두 종류를, LG디스플레이는 2D와 3D 방송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제품을 각각 선보인다.

해외 업체들은 국내 업체보다 한발 앞서 3D TV 제품 양산 계획까지 내놓았다. 올 9월 독일에서 열린 세계 최대 디스플레이전시회 'IFA 2009'에서 하워드 스트링거 소니회장은 "내년에 3D TV를 본격 출시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극장에서나 볼 수 있던 3D영상을 안방에서도 볼 수 있도록 해 2010년을 '3D TV 대중화의 원년(元年)'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파나소닉·필립스등 해외 업체들은 예외 없이 올해 IFA 행사장에 3D TV를 대거 전시했다. 덕분에 올해 IFA 행사장이 예년보다 어둡다는 얘기가 나왔을 정도다. 3D 화면이 어두운 곳에서 잘 보여 조명을 거의 설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3D TV시대 개막의 최대 장애물은 콘텐츠다. 권일근 LG전자 LCDTV연구소장은 "3D TV는 소비자가 원한다면 언제라도 내놓을 수 있지만 3D 영상 콘텐츠가 아직 많지 않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해외 TV업체들이 3D TV에 더 적극적인 것은 3D 콘텐츠에서 앞서 있기 때문이다. 한국 업체들이 더 우세한 LCD TV시장에서 빨리 발을 빼고 3D TV시장에서 승부를 겨루자는 복안이다.

일본은 2003년 산요·소니·NTT데이타등 70여개 회사가 참여한 '3D 컨소시엄'을 만들고 2007년부터는 '초(超)실감통신포럼'을 통해 국가 차원에서 입체 TV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을 3D TV로 중계하기도 했다. 또 2007년부터 BS11 케이블 방송은 3D(스포츠·여행·동물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하루 네 차례 방송하고 있다. 유럽은 작년 3월 BBC 주도로 6개국 캘커타 컵 럭비 경기를 3D로 실시간 중계했다. 영국의 위성방송 BskyB는 지난해 3D 방송 테스트를 마치고 2012년 런던 올림픽을 3D로 중계한다고 발표했다. 우리 방송통신위원회도 내년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1~2곳을 시범 사업자로 선정해 3D 시험방송을 시작할 계획이다.

☞3D 영상

인간의 두 눈 사이 거리는 약 6㎝ 정도다. 양쪽 눈이 받아들이는 시각 정보는 서로 다르다. 뇌가 두 눈이 보낸 영상을 조합해 입체 영상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3D TV도 이 원리를 이용한다. 두 개의 렌즈를 가진 카메라로 영상을 찍어 입체 영상을 만들어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