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살 때부터 돈 관리는 30(세금)-30(생활비)-30(저축)-10(비상금) 룰 지켜"

'백상어'로 유명한 호주 출신 골퍼 그렉 노먼(Greg Norman·54)은 요즘 사업가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그는 골프웨어나 골프장 설계같은 골프 관련 사업뿐만 아니라 와인, 레스토랑, 쇠고기 유통, 부동산 개발, 이벤트 등으로 사업을 확대해 성공시켰다. 최근 자신이 후원하는 골프대회 홍보를 위해 서울에 온 그렉 노먼을 만났다. 그는 자신을 '위대한 백상어 회사(Great White Shark Enterprises)의 CEO'라고 소개했다.

―골퍼에서 사업가로 변신한 계기는.

"1993년, '내가 영원히 골프를 칠 수는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들어 사업을 결심했다. 우선 골프웨어 회사 '그렉 노먼 컬렉션'으로 시작했는데, 예상보다 빨리 성공했다. 이를 바탕으로 사업을 확대했다."

―골프와 관계없는 와인사업도 성공했는데.

"브랜드 포지셔닝을 제대로 한 것이 주효했다. 처음 호주와인은 미국에서 인기가 없었다. 그래서 와인 가격을 12~15달러로 정한 다음, 품질은 20~25달러짜리 와인과 견주어도 손색없을 정도로 만들었다. 가격 대비 품질이 좋은 와인으로 포지셔닝했다. 생산 첫해 미국 판매 목표를 1만5000박스로 세웠는데 실제로는 10만2000박스를 팔았다. 명성을 얻은 후에는 가격도 인상할 수 있게 됐다."

―성공에 '백상어' 브랜드가 얼마나 역할을 했나?

"물론 큰 도움을 받았다. '백상어'는 1981년 PGA투어 마스터스 대회에서 호주 출신의 무명 골퍼였던 내가 초반 선두에 나서자 금발머리와 공격적인 골프 스타일을 보고 언론에서 붙여준 닉네임이다. 그런데 브랜드가 사업 성공에 큰 역할을 했지만, 브랜드를 관리하는 것은 무척 힘든 일이다. 나 자신과 회사, 내가 관여하는 모든 사업을 대표하므로 늘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골프와 사업의 공통점은.

"골프대회에서 우승하려면 평소 엄청난 연습이 필요하고, 코스를 미리 연구해야 한다. 대회 당일엔 자신감을 갖고 끝까지 경쟁해야 한다. 사업도 마찬가지다. 분명한 목표를 정해 준비해야 하고, 수익이 날 때까지 기다릴 줄도 알아야 하며, 일이 잘못됐을 때 빠져나올 수 있는 위기 탈출 전략도 세워야 한다."

―함께 라운딩한 CEO 중에 기억에 남는 사람은.

"잭 웰치 전 GE 회장이다. 그는 경쟁심이 매우 강해 티오프를 할 때부터 프로인 나를 꺾으려 했고, 실제로 그가 이겼다. 그날 자기 생애 최고 스코어가 나왔다고 하더라. 얼마나 좋았으면 스코어 카드를 자서전에 공개했을까. 다음에 그와 플레이 하면 반드시 꺾어놓을 것이다."

―재산 관리의 원칙이 있다면.

"17살에 골프에 입문해 처음 프로골퍼의 보조로 일하며 주급 28호주달러를 받았다. 그때 만든 돈 관리 방법이 '30-30-30-10' 룰이다. 세금 30%, 생활비 30%, 저축에 30% 사용하고, 나머지 10%는 언젠가 필요할 때를 대비해 비상금으로 떼어 놓는 것이다. 이 단순한 돈 관리 방법을 지금까지 고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