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 해지해도 금리 보장받는 정기예금
3개월이나 6개월 단위로 가입자가 회전주기 설정
중도해지때 年3~4% 보장

주식과 부동산 등 올 상반기 재테크시장을 주름잡았던 투자대상들이 일시적으로 소강 국면에 접어들면서 안전하게 이자를 돌려주는 시중은행 정기예금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정기예금은 중도 해지하면 금리에서 큰 손해를 보는 것이 큰 단점. 중간에 더 나은 투자처가 생기거나 금리가 올라도 다른 곳으로 갈아타기가 쉽지 않다. 이런 단점을 보완해 안정성과 유동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노린 상품이 바로 '회전식 정기예금'이다. 그러면 가입시 주의해야 할 점은 뭘까.

◆중도해지 가능한 회전식 정기예금

회전식 정기예금은 통상 1·2·3년 등으로 만기를 설정한다는 점에선 일반 정기예금과 유사하다. 그러나 '만기 속 숨은 만기'라 할 수 있는 '회전 주기'를 가입자가 직접 설정한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통상 일반 정기예금은 만기 이전에 해지하면 금리가 대폭 낮은 '중도해지 금리'를 적용받아 큰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그런데 회전식 정기예금은 회전주기 종료 시점에 해지하면 손해 없이 약정 금리를 고스란히 돌려받을 수 있다. 중도해지하지 않으면 회전주기가 자동연장되며, 만기 종료까지 회전주기가 반복되면서 자금이 굴러간다.

2006년 1월 출시 이후 30조원이 넘게 팔린 스테디셀러 신한 탑스 회전정기예금은 1~5년 만기 기간 내에서 1, 2, 3, 4, 6개월 단위로 회전주기를 설정할 수 있다. 일례로 1년 만기 3개월 회전주기를 선택하면, 가입일로부터 3개월이 지난 뒤 해지할 때 3개월 회전주기로 약정한 금리 연 3.0%(7일 가입 기준)를 적용받는다.

통상 회전식 정기예금은 이자 지급 방식을 가입자가 선택할 수 있다. 각 회전주기가 끝날 때마다 이자를 지급받거나, 이자를 그대로 두어 이자에 이자가 붙는 복리식으로 굴러가게 할 수 있다. 국민은행의 금리연동형 국민수퍼정기예금은 30일(1개월)~181일(6개월) 사이의 기간 내 회전주기를 일(日) 단위로 설정할 수 있도록 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우리은행의 주력 상품인 우리 키위 정기예금은 은행 거래실적에 따라 0.3%포인트, 가입금액에 따라 0.2%포인트, 우리카드 소지시 0.1%포인트 등 총 0.6%의 추가 금리를 준다. 회전주기를 설정하지 않고 1년 만기 가입시 최고 연 4.7%를 받을 수 있다.

◆만기 짧게 할수록 금리는 손해

그러나 회전식 정기예금은 주의해야 할 점도 많다. 일단 회전주기를 짧게 가져갈수록 금리가 낮다. 비교적 높은 금리를 주는 외환 예스 실세금리 정기예금을 예로 들면, 3개월 회전시 금리가 연 3.5%(7일 기준)로 1년 회전(연 4.7%)에 비해 금리가 크게 낮아진다. 회전주기를 짧게 할수록 유동성은 커지지만 그만큼 금리에서 손해를 보는 것이다.

금리 상승기에는 어떨까. 회전주기가 짧을수록 시중금리 상승분이 자주 반영돼서 회전주기가 긴 상품의 금리를 따라잡을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금리가 웬만큼 오르지 않고서는 손해를 만회하기가 쉽지 않다. 외환 예스 실세금리 정기예금에서 회전주기 6개월 적용시 금리는 연 3.9%이다. 회전주기를 3개월(연 3.5%)로 설정해 회전을 2번 반복하고 해지하는 상황을 가정하면, 회전주기가 2회째에 돌입하는 시점에서 금리가 0.8%포인트 상승(연 4.3%)해야 6개월 회전식과 같은 이자를 돌려받을 수 있다. 금리 상승기이지만, 3개월 내에 예금금리가 1%포인트 가까이 상승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회전식 정기예금은 회전주기에 맞춰 해지하는 것이 좋다. 3개월 회전주기 가입시 4개월째 해지하면 3개월까지만 고시금리를 적용받고 나머지 1개월은 중도해지 금리를 적용받아 결과적으로 4개월 전체에 대한 금리는 낮아진다. 또 가입시 설정한 회전주기는 만기 때까지 변경이 불가능하다.

◆단점 보완한 3·6·9 정기예금

지난달 3일 출시된 하나 3·6·9 정기예금은 출시 한 달여 만에 1조2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몰리면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상품은 가입일로부터 3개월째 해지하면 3개월 금리를 적용받고 6개월째 해지하면 6개월에 해당하는 금리를 적용받는다. 일반 회전식 정기예금보다 가입 기간 연장이 덜 부담스럽다. 하지만 3, 6, 9, 12개월째가 아닌 중간에 해지하면 3, 6, 9개월에 덧붙은 자투리 기간은 연 1.0%의 낮은 금리를 적용받으므로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