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해 5월부터
맥주에 품질유지기한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표기만으로
맥주를 안심하고 먹을 수 있을까요.
기획리포트, 정승조 기자입니다.

<리포트>
가격이 저렴하고
알코올 도수가 낮아
사람들이 즐겨 마시는 맥주.

그런데 유통기한을 보고
맥주를 고르는
소비자는 드뭅니다.

[인터뷰] 이주현 / 서울 중구
“아니요. 이때까지 확인해 본적 없어요.
표기가 안 되어 있는 거 같은데요. 어디 있죠?”
“유통기한 있는 줄 알았는데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맥주는 발효주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부유물이 생기고
식초처럼 변하는 산패현상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인터뷰] 김규선 차장 / 한국소비자원 식품미생물팀
“맥주도 변질이 될 수 있습니다.
맥주는 홉이라는 단백질이 풍부하기 때문에
온도라든가 보관상의 문제 등
여러 가지 형태에 따라서 변질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실제로 2005년에서 2007년까지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맥주관련 고발 사례는 161건.

시큼한 맛이 나는 등
제품의 변질과 부패가
38%로 가장 많았습니다.

또 나머지는 원인 모를
이물질이 발견됐습니다.

[인터뷰] 이승용 과장 / 식약청 식품안전정책과
“맥주의 경우에는 품질유지기한이라는
제도로써 최고의 품질을 표시할 수 있는
날짜로 표시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맥주는 유통기한 표시는 생략할 수 있다는 의민가요?)
그렇습니다.”

하지만
수분함량이 적거나 미생물이
번식할 수 없는 조건이라는 이유로
유통기한이 아닌
제조일자 표시로 대체하고
있습니다.

도매상들은 맥주를
유통과정에서
저온 저장하지 않거나

여름철에 공터에 쌓아 천으로 씌워
보관하기도 합니다.

이 경우 온도는
급격히 올라갑니다.

70도 이상이면
홉 등 맥주단백질 성분이
변형될 수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식약청은 올해 5월부터
‘품질유지기한’ 표시를
의무화했습니다.

[인터뷰] 이승용 과장 / 식약청 식품안전정책과
“품질유지기한 제도는
부패변질 정도가 상당히 적거나
혹은 발효로 만든 제품 같은 경우에
저희가 품질유지기한 제도를 표시하고 있습니다.”

병과 캔맥주는 1년,
페트병 맥주는 6개월입니다.

그렇다면 품질유지기한 표시만 있으면
맥주를 안심하고 마셔도 되는 걸까?

문제는 그렇지 않다는 데 있습니다.

[인터뷰] 김규선 차장 / 한국 소비자원
“유통기한은 법적으로 지정된 날짜까지만 판매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만약에 10월 21일하면 10월 21일에 팔면 법적으로 걸린다는 거죠.
그런데 품질유지기한은 품질을 말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기한입니다.
그 날짜를 지나서 팔더라도 법적 제한은 받지 않는 거죠.”

기한이 지난 맥주를 판매해도
법적인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또 수거에 대한 책임도 없습니다.

[녹취] 맥주업체 관계자
“품질유기기한을 표시하고 있고요.
이 기간이 지나더라도 뭐 무조건 회수를 하거나 폐기해야 할 의무가
있는 건 아닌데..”

맥주 업계는 국세청 주세법에 따라
품질유지기한을 표시하고 있어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입니다.

[녹취] 맥주업체 관계자
(품질유지기한이 있으니까 문제가 될게 없다는 입장이시군요.)
“국세청에 주세법이라는 게 있습니다. 거기서 품질유지기한이란 것을 표기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거기에 따르는 것입니다.”

하지만 실상은 다릅니다.

[인터뷰] 김규선 차장 / 한국 소비자원
“유통기한을 설정해서 1년 지난 제품을 파기시키려면
연간 400억의 손실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품질유지기한의 경우에는 굳이 회수를 하지 않아도 되잖아요. ”

반면 외국은 유통기한을 표시하고
그 기한도 좀 더
세분화하고 있습니다.

[녹취] 수입 맥주업체 관계자
“저희가 판매를 할 때 유통기한이 얼마나 남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저희가 유통기한이 지난 맥주를 다 폐기를 시키고요.
만약 도매상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맥주를 갖고 있다고 하면
다 반품을 받고 있거나 새 맥주로 교환해드리고 있어요.”

아울러 전문가들은 소비자들 스스로
품질유지기한과
맥주를 생산해 병에 넣는 날짜인 용입일을
잘 따져보는 게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김규선 차장 / 한국 소비자원
“소비자 입장에서는 유통기한이라고 표시를 하면
신경을 쓸 이유가 없다는 거죠.
왜냐하면 그 날짜가 되면 제품을 수거하기 때문에…
그런데 품질유지기한이라는 것은 강제사항이 아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소비자가 품질유지기한이 언제까지인지
따져봐야 한다는 거죠. “

영상촬영편집 : 명수형

여름철, 더위에 지친 사람들이 즐겨 마시는 맥주.
품질유지기한에 대한 제도보완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비즈니스& 정승조입니다.

[비즈니스앤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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