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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이름만 바꿨는데 매출이 늘어나는 것처럼
브랜드는 곧 소비자 신뢰를 나타내는 가치
과거 블루셔츠 IBM 직원이 첨단기술의 상징이었듯
고객의 기대 충족시키는 명품 인재 길러야

테스트#1: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에서 직원 5명씩을 각각 선발한다. 이들이 고객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만 보고, 누가 신한은행 직원이고 누가 국민은행 직원인가를 구분하는 것이 가능할까?

테스트#2: 삼성전자와 LG전자에서 직원 5명씩을 선발한다. 이들에게 본인은 어떤 자세로 업무를 수행하며, 어떤 방식으로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하려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게 한다. 제3자가 그 이야기만 듣고 누가 삼성전자 직원이고 누가 LG전자 직원인지를 구분하는 것이 가능할까?

물론 답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두 회사의 이름을 밝히지 않는 한 그 같은 구별은 매우 힘들어진다.

우리는 제품의 질(質)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브랜드를 눈여겨본다. 삼성의 휴대폰은 잘 터진다든지, LG의 가전제품은 쓰기가 편하다든지, 폴로의 옷은 오래 입어도 싫증이 안 난다든지 등등. 그래서 많은 소비자들은 브랜드가 있는 제품을 살 때 브랜드가 없는 제품보다 기꺼이 비싼 값을 지불하게 된다.

우리는 왜 이처럼 브랜드가 있는 제품을 선호하는 것일까? 가장 중요한 이유는 바로 브랜드 있는 제품이 우리가 원하는 바를 더 잘 충족시켜 줄 수 있으리라는 믿음일 것이다. 비싼 가격이지만 그래도 브랜드가 잘 알려진 제품이 품질이 더 뛰어나고 쓰기 편리하고 효과가 더 좋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소비자는 가지고 있다.

이런 소비자들의 브랜드에 대한 신뢰와 기대 때문에 기업들은 브랜드 개발에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하고 이를 통해 더 많은 이윤을 창출하고 있다.

예컨대 인체에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을 때 이를 낮추기 위해 먹는 고지혈증 치료제의 효능은 비슷하지만, 화이자(Pfizer)의 리피토(Lipitor)라는 제품은 다른 제품보다 몇 배 높은 가격에 팔리고, 그러면서도 30%가 넘는 시장점유율을 유지한다.

샌프란시스코의 한 호텔은 특별한 브랜드가 없이 독자적인 이름을 가지고 영업을 했지만, 운영이 어려워지자 세계적인 호텔 체인 중의 하나인 메리어트(Marriott)란 브랜드로 호텔 이름을 바꾸었다. 같은 호텔이었지만 브랜드를 바꾸자 매출이 곧 40%나 상승하였다.

그렇다면 이렇게 제품을 브랜드화시키듯 사람도 브랜드화시키는 것이 가능할까? 물론 가능하다. 많은 수의 미국 기업들은 최근 종업원의 브랜드화를 통해 지속 가능한 경쟁우위를 창출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이를 '리더십 브랜딩'이라 부른다. 고객과 시장의 기대, 그리고 회사의 비전과 전략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구체적인 역량을 구비한 리더를 육성하는 과정이다. 한마디로 제품이 아닌 사람을 통해 경쟁 기업과 차별화된 역량을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과거 리더십 브랜딩을 잘했던 대표적인 기업이 IBM이었다. 항상 블루 셔츠를 입고 근무했던 80년대 IBM의 직원들은 첨단 기술이 약속하는 미래의 희망을 상징했다. 그런가 하면 최근에 리더십 브랜딩으로 성공한 대표적 회사로는 사우스웨스트 항공사를 들 수 있다. 고객들은 이 항공사 직원들의 재미있고 활기찬 행동을 보면서 여행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었다.

리더십 브랜딩의 핵심은 소비자가 가지고 있는 기대를 지속적으로 충족시키기 위해 필요한 구체적인 핵심 역량을 직원들이 얼마나 잘 개발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서 회사가 얼마나 지속적인 투자를 하고 있는가에 있다.

예를 들면 소비자들이 월마트에 가지고 있는 기대는, 필요한 물건을 가장 저렴한 가격에 편리하게 구입할 수 있는 곳이란 것이다. 따라서 월마트의 핵심 인재들은 이러한 고객의 기대를 효과적으로 충족시킬 수 있는 역량, 예를 들면 원가 절감을 위해 필요한, 물류(物流) 관련 전문 지식을 반드시 갖추어야 한다.

반면 애플에 대해 소비자가 가지고 있는 기대는 혁신적인 제품과 디자인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애플에서 일하는 핵심 인재들은 창의성이나 부하 직원들을 지적으로 자극하는 리더십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맥킨지의 컨설턴트에게 고객 회사가 기대하는 것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환경에서 기업은 어떤 전략을 수립해야 하는가에 대한 조언이다. 따라서 맥킨지의 핵심 인재는 시장에 대한 뛰어난 분석력과 통찰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처럼 핵심인재를 키우고 직원의 핵심 역량을 개발할 때에는 소비자의 기업에 대한 구체적인 기대와 미래에 대한 비전이 반영되어야 한다.

그러나 실제 기업들의 리더십 모델이나 리더십 교육과정을 보면 여기저기서 좋은 것들을 모아서 만든 나머지 차별성이 거의 없는 일반적인 것들이 대부분이다. 자신의 기업에서 능력을 가장 뛰어나게 발휘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해야 하는데 어느 기업에서나 적당히 잘할 수 있는 범용성(汎用性) 인재를 양성하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필자가 CEO들로부터 자주 듣는 이야기 중의 하나는 직원들의 리더십 개발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데 비해 효과가 높지 않아 고민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리더십 개발의 투자수익률(ROI)이 낮은 이유는 바로 범용성 인재를 개발하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기 때문이다.

고객의 기대를 지속적으로 충족시키고 회사의 비전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핵심역량을 갖춘 명품 인재를 기르기 위해 리더십 브랜딩을 실천해보자. 그래서 여러분 회사의 직원을 고객들이 더 잘 알아보고, 다른 회사 직원과 잘 구별할 수 있을 때, 고객은 비로소 브랜드가 있는 제품을 보듯이 안심하고 여러분 회사의 충성된 고객이 되려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