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이상된 17개 상품 연평균 7.9% 수익 올려 "위험 관리가 1순위 주식편입 30~50% 적합"

고객이 맡긴 돈을 수십년간 채권과 주식에 투자해 원금을 불려 나가는 변액보험은 보험의 보장 기능에, 투자가 더해진 장점이 부각되면서 지난 몇 년간 큰 인기를 끌었다. 작년 말 금융위기로 증시가 폭락하면서 인기가 약간 시들해졌지만, 최근 주가가 회복되며 다시 가입 문의가 늘고 있다.

실제로 부진을 면치 못하던 변액보험 수익률은 최근 플러스로 많이 돌아섰다. 하지만 여전히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이는 상품도 적지 않아 가입자들은 불안한 마음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전문가들은 변액보험에 대해 정확히 알고 가입한다면 마이너스 수익률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조언한다.

◆변액보험, 금융위기 영향 덜 받아

본지가 생명보험협회 홈페이지를 통해 출시된 지 5년 이상 된 주요 변액보험(혼합형)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채권에 70%, 주식에 30%를 투자하는 17개 변액보험이 지난 5년간 연평균 7.9%의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평균 8% 이상 수익을 올린 보험이 7개, 연 7~8%가 6개, 연 6~7%가 4개였으며, 연 6% 이하는 없었다.

한편 주식 투자 비중이 50% 이상인 8개 변액보험은 지난 5년간 연평균 12.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중 절반은 연 12% 이상을 기록했다. 연 19.02%의 수익률을 올린 보험도 있었다. 나머지 절반은 연 7%대부터 10%대까지 고르게 분포했다.

그러나 출시 5년 미만 주식형 변액보험은 이보다 훨씬 못한 성적을 냈다. 2007년 하반기 이후 출시된 주식형 보험은 마이너스 수익률이 많았고, 특히 작년 9월 리먼 사태 직전에 출시된 주식형 보험은 대부분 적게는 10%, 많게는 40%까지 손실이 났다. 2000년대 중반 주식 활황의 이득을 충분히 보지 못한 상태로 금융위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주식 편입 비중이 낮은 변액보험일수록 주가 하락과 반등의 영향을 덜 받았다.

지난 5년간 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연 3~5%,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4~6% 수준을 오갔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5년간 국내주식형 펀드의 연평균 수익률은 연 14.88%, 해외주식형 펀드 수익률은 연 6.44%이다. 또 지난 1년간 국내주식형 펀드는 마이너스 12.4%, 해외주식형은 마이너스 22.95%로 큰 손실을 냈다.

◆연 6% 수익률이면 연금 수령액 2.5배

변액보험은 주식형 펀드와 가입목적·환급금·안정성 등에서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1대1 비교는 큰 의미가 없다는 게 정설이다.

일단 변액보험은 펀드에는 없는 '보장 기능'이 있다. 사망 또는 치명적 질병(CI)이 생겼을 때 보험금을 지급하고, 생존하면 연금을 지급한다.

변액보험은 펀드와 달리 운용 초기 5~7년간 사업비(펀드 운용비 등)·위험보장료(사망지급금 용도)를 뗀다. 따라서 7년 이내 해약은 대개 원금 손실이 발생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수수료 절감 등에 따른 혜택이 커진다. 10년 이후엔 이자소득이 비과세되는 것도 장점이다.

변액보험 수익률은 향후 보험금 또는 연금 수령액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변액연금보험을 기준으로 연평균 수익률 구간(연 0~6%)에 따라 향후 연금 수령액이 최대 2.5배나 차이 난다.

30세 남성이 60세부터 사망시까지 연금을 수령하는 조건으로 매월 30만원씩 20년간 납입할 경우, 수익률 0%를 전제하면 향후 연금 수령액은 연 445만원이다. 하지만 수익률이 연평균 4%를 유지하면 수령액은 연 741만원으로 늘어난다. 연 6%이면 연 1112만원으로 훌쩍 뛴다. 과열 경쟁을 막기 위한 현행 규정상 이들 3개 예시를 제외한 변액보험별 연금 수령액 공표는 금지돼 있다. 생명보험협회 홈페이지(www.klia.or.kr)에는 전 생명보험사의 620여개 변액보험에 대한 수익률과 설정액 등 운용정보가 자세히 나와 있다.

◆"변액보험, 수익률만 보고 가입하면 안 돼"

생명보험협회와 업계에선 "변액보험은 투자 목적보다는 물가 상승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는 것이 주목적"이라며 "짧은 역사에 금융위기라는 특수한 상황이 겹친 만큼 현재 수익률만으로 평가해선 안 된다"고 말한다.

변액보험은 2001년 변액종신보험을 시작으로 변액연금, 변액유니버설보험이 해마다 순차적으로 출시됐고, 본격적인 판매가 이뤄진 건 2004년 이후다.

변액보험의 주식투자 비중은 0~95%까지로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주식 비율이 높을수록 수익률이 높고, 위험 부담 역시 크다. 김유경 삼성생명 특별계정기획부장은 "주식편입비율이 70% 이상인 상품은 실제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것과 같다"고 설명하면서 "변액보험은 위험 관리를 1순위로 해야 하는 만큼 주식편입비율이 30~50%인 곳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변액보험은 대개 연 12번까지 펀드 변경이 가능하다. 증시가 활황이면 주식형에, 불황이면 채권형으로 갈아탈 수 있다. 또 추가 수익을 이용해 채권 또는 주식에 배분한 각각의 투자 비중을 원래 약정한 비율로 자동으로 맞춰주는 '자동 재배분'(auto rebalancing) 기능을 활용하면 투자 위험을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