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보장받지만 감원 등 가혹한 제살깎기 해야

이번에 워크아웃(채권단 공동관리) 판정을 받은 회사(건설사 11곳, 조선사 3곳)들은 경영권을 보장받으면서 채권단 지원과 자구 노력을 통해 정상화 절차를 밟게 된다.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은 20일 "워크아웃은 궁극적으로 경영권을 살리기 위한 것이며, 기본적으로 경영권을 존중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10년 전 외환위기 때는 대기업 해체와 함께 워크아웃에 들어간 회사들이 대부분 매각 절차를 밟았었다.

그러나 해당 기업 직원들은 감원(減員)의 공포에 떨어야 한다. 채권단은 금융 지원의 대가로 가혹한 경영정상화 방안을 요구할 것이다. 실제로 지난 1999년 워크아웃에 들어갔던 쌍용건설은 2300명에 달하던 직원을 800명까지 줄였고, 1998년 대우건설도 4700명의 직원을 2400명으로 감원했다.
이번에 워크아웃 판정을 받은 건설사들은 주로 아파트를 지어 팔던 곳으로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았다. 유명 브랜드도 적지 않다.

'아너스빌'로 유명한 경남기업(시공순위 17위), '아이원' 브랜드의 풍림산업(19위), 대림산업의 주택부문 계열사로 'e편한세상' 브랜드를 함께 쓰는 삼호(44)도 포함됐다.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기공(79)도 포함됐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롯데기공은 롯데그룹에서 어떻게든 살리겠다고 말해 평가할 때 C등급을 줘야 하나 고민이 많았다"며 "점수는 C등급이었지만 회생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삼호는 모기업인 대림산업이 매우 건실해 회생 가능성이 크다"면서 "풍림산업 등 대형 건설사 역시 자산이 많아 회생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워크아웃 판정을 받은 대한조선은 지난 2004년 설립돼 지금까지 세 척의 배를 건조했고, 43척의 배를 수주해 놓은 상태다. 녹봉조선과 진세조선은 각각 중소형 탱커선과 벌크선에 특화한 회사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워크아웃 판정을 받은 조선사 세 곳 모두 수주 물량이 많아 선박 발주가 취소되지만 않으면 회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