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 공식 영상 및 기록적인 시스템 일반에 소개
하이브리드 형태…AMD 옵테론 듀얼코어 7000개
시스템 메모리 80테라바이트…냉장고 288개 크기

페타플롭스(PetaFlops, PFLOP), 1초당 1000조(兆)번의 수학 연산처리를 뜻하는 꿈의 연산 단위를 현실로 이뤄내면서 세계적인 화제로 떠오른 IBM 로드러너의 실물 동작 영상과 구체 사양이 마침내 일반에 공개됐다.

로드러너의 연산 속도는 초당 1026조번으로, 전 세계 '슈퍼컴퓨터 톱500'(http://www.top500.org)에서 최고 자리를 지키고 있던 IBM 블루진/L(BluGene/L)의 478테라플롭스(TeraFlops) 보다 두 배 이상 빠르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세계적 화제로 떠올랐다.

IBM은 9일(현지시각) 해외 언론에 배포한 ‘로드러너가 페타플롭스 장벽을 무너뜨리다’(Roadrunner Smashes the Petaflop Barrier)는 제하의 자료를 통해 미국 에너지부 국립핵보장기구(National Nuclear Security Administration)에서 운영하기 시작한 슈퍼컴퓨터 ‘로드러너’에 대해 자세히 소개했다.

로드러너는 국가 비축 핵무기 관리에 주로 활용되며, 우주, 에너지, 인간 게놈, 과학, 기후 변화 등에도 사용될 예정이다.

◆시스템 메모리 80테라바이트…이더넷 1만개 연결

IBM은 이날 자료에서 “1억 달러 이상이 소요된 장비로, 세계 최초의 하이브리드 슈퍼컴퓨터”라고 설명했다.

'하이브리드'인 까닭은 AMD 옵테론 중앙처리장치(CPU)와 셀 브로드밴드 엔진을 섞어 구성했기 때문이다. x86 프로세서와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3 비디오 게임기에 사용되던 칩을 동시에 사용해 성능을 극대화 한 것이다.

AMD 옵테론 듀얼코어(IBM LS21 블레이드 서버)는 6948개가 사용됐다. 셀 브로드밴드 엔진(IBM QS22 블레이드 서버)은 1만2960개다. IBM은 자료에서 “QS22 서버 2대와 LS21 서버 1대를 묶어 트라이-블레이드(tri-blade) 형태로 특별히 고안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묶어 구성하면 대당 400기가플롭스(Gigaflops) 연산이 가능한 ‘3456쌍’이 나온다. 표준 연산 및 파일 입출력 등은 옵테론 CPU가 맡았고, 수학 연산 및 CPU 집중적인 연산은 직접 셀 프로세서가 맡도록 했다.

시스템 메모리는 80테라바이트이고, 컴퓨터 전체 크기는 냉장고 288개(점유 면적 557㎡)를 모아 둔 것과 맞먹는다. 전체 무게는 22만6800㎏에 달한다. 인피니밴드(Infiniband)와 기가비트 이더넷(랜) 1만개를 연결하기 위해 광케이블 길이만 총 92㎞가 필요했다. 이를 구축하기 위해 주요 네트워크 기업들(Emcore, Flextronics, Mellanox, Voltaire)도 함께 참여했다. 운영체제는 리눅스 오픈소스인‘레드햇’이다.

소비 전력은 3.9메가와트로, 와트당 3억7600만회 연산이 가능하다. 전체 전력 소비량은 많지만 와트당 전력 효율은 상당히 높다.

◆도대체 '1초에 1000조회'는 얼마나 빠른 걸까?

1초에 1000조회 연산은 얼마나 빠른 것일까.

과학자들은 일반인들의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 대략 컴퓨터 ‘10만대’ 정도의 능력 이라고 표현한다. 이를 노트북 컴퓨터로 환산해 수직으로 쌓으면 높이만 2.4㎞다.

1998년 당시에 가장 빨랐던 슈퍼컴퓨터와 동일한 성능을 만들기 위해서는 트라이 블레이드(옵테론 1개+셀 2개) 시스템이 고작 3개만 있으면 된다. 로드러너가 1주일이면 끝나는 작업을 1998년 당시에 했다면 무려 ‘20년’이 걸렸을 것이다.

지구상 60억 사람들이 수동식 계산기를 이용해 하루 24시간씩 1주일 내내 계산한다면 46년이 걸리는 연산 작업을 로드러너는 단 하루 만에 끝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