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11시쯤 서울 김포공항을 출발한 미국 세스나(Cessna)사 8인승 자가용 비행기는 활주로를 박차고 올랐다. 일반 여객기보다 훨씬 가파르게 상승하던 비행기는 5분쯤 후 9000m상공에서 고공비행을 시작했다. 기체 길이가 22m 정도로 작지만 소음이나 진동은 일반 여객기와 비슷했다. 한 시간 만에 대구공항을 선회한 뒤 김포공항으로 되돌아왔다. 항공기 기장은 "한 번 급유하면 5000㎞ 정도를 날 수 있어 아시아 전역을 커버한다"고 말했다.

충북 수안보의 라마다호텔 수안보 계열사인 로하스개발이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자가용 비행기 시승행사를 가졌다. 자가용 비행기 사업은 회원권을 사면 비행기를 공동으로 이용하는 방식이다. 예치금(25억원)을 내면 연간 70시간을 이용할 수 있다. 예치금은 5년 뒤 원금만 돌려준다. 시간당 이용료(250만원)는 별도다. 정식 사업은 내년 6월 시작된다. 로하스측은 "세스나사의 8인승 비행기 2대를 구매할 계획"이라며 "한 대당 19명의 회원을 모집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나 유럽처럼 우리나라에도 '자가용 비행기 시대'가 곧 열리는 셈이다. 700대의 비행기를 보유한 미국 넷젯(NetJet)사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회장, 세계 최고 부자인 워런 버핏, 골프 선수 타이거 우즈 등을 주요 고객으로 확보했다.

미국의 블루스타젯은 4000여대, 엘리트젯은 2000여대의 자가용 비행기를 각각 운항 중이다. 로하스개발의 임각순 회장은 "자가용 비행기는 고객의 스케줄에 맞게 비행일정을 짜고 기내에서도 중요 회의를 할 수 있다는 게 최대 매력"이라고 말했다. 펀스카이도 로하스개발과 비슷한 사업 모델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