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가 목적지에 도착해서 무심코 택시 문을 열다가 지나가는 오토바이와 부딪치는 사고는 자주 일어난다. 이럴 때 사고는 통상 택시와 오토바이 운전자의 쌍방 과실로 처리된다. 승객은 택시 운전자가 차를 세워줘서 내리라고 말해서 문을 열었기 때문에 잘못이 없다. 물론 승객이 목적지에 이르기 전에 택시 요금도 내지 않고 무작정 문을 열었다가 지나가는 오토바이와 부딪쳤을 땐 승객에게 모든 책임이 돌아올 수도 있다.
법원 판결을 보면 택시가 2차로에 서 있을 때 승객이 중간에 내리겠다면서 뒷문을 열다가 지나가던 오토바이가 택시와 충돌했다면 택시와 오토바이의 과실 비율은 70대 30이라고 본 사례가 있다. 또 바깥 차로에서 승용차를 타고 가던 승객이 중간에 내리다가 옆으로 지나가는 자전거와 충돌한 사건에서는 승용차와 자전거의 과실 비율을 80대 20으로 보기도 했다(자전거는 오토바이에 비해 속도가 느리기에 오토바이보다는 과실을 적게 인정한 것이다).
이처럼 택시나 승용차의 과실을 더 높게 보는 것은 승강장에 바짝 붙여 대지 않은 차는 계속 진행하는 게 상식이기 때문에 중간에 문이 갑자기 열릴 것이라고 오토바이나 자전거가 미리 예상하기 어렵다는 게 이유다.
다만 이때 오토바이나 자전거에도 20~30%가량의 과실을 인정하는 이유는 차로의 오른쪽 공간으로 갈 때는 갑작스러운 상황이 닥치더라도 곧바로 설 수 있도록 속도를 낮추고 앞을 잘 보고 가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기 때문이다. 버스가 승강장에 바짝 붙이지 않고 차로 중간에 세우고 승객을 내려 주다가 그 옆을 지나는 오토바이에 승객이 부딪혀서 다친 경우는 버스와 오토바이 양쪽 모두 다 책임이 있다. 그런 경우는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약간 달라지지만, 버스와 승객과 오토바이의 과실 비율이 50대 20대 30 또는 30대 20대 50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통상 오토바이는 종합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다친 승객은 먼저 버스측 보험사로부터 보상을 받고, 버스측이 나중에 오토바이 운전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하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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