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군산·인천에 연고 둔 저가항공사 3곳 취항 준비
기존 항공사들도 비용 줄여 30% 싼 요금으로 ‘차별화’

‘저가(低價) 항공사’가 날개를 활짝 펴고 있다.

기존 한성항공과 제주항공 외에 군산·부산·인천에 연고를 둔 저가 항공사 3곳이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운항을 시작할 계획이다. 신규 취항 예정 항공사들은 기존 제주 노선 위주에서 군산~김포 등 내륙 항공 수요도 겨냥하고 있어 승객들 편의가 한층 제고될 전망이다. 특히 이들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보다 30% 이상 저렴한 요금을 앞세워 승객을 끌어들인다는 목표다.

전 세계적으로 저가 항공사의 비중은 매년 커지는 추세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장기적으로 고급 서비스를 바탕으로 국제선에 주력할 방침이어서, 저가 항공사가 국내선 수요를 맡아 일종의 ‘역할 분담’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국내 전역이 이제 저가 항공사의 비행권(圈)에 들어온 셈이다.

◆부산·군산·인천 지역 항공사 설립

신규 저가 항공사 중에서는 전북항공이 가장 먼저 취항할 예정이다. 회사측은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될 경우 올해 하반기에 취항할 것”이라고 말했다. 군산에 본사를 둔 전북항공은 군산~김포, 군산~제주 노선을 운항할 계획이다. 전북항공은 캐나다에서 만든 39인승 비행기를 도입할 예정이다.

영남에어는 지난해 말 부산에 본사를 설립했다. 회사측은 “부산~제주 노선은 확정됐고, 승객 수요 등 여건에 따라 추가로 노선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내년 2월 취항한다는 목표”라고 말했다. 80석 규모의 비행기를 띄울 예정이고, 조종사와 승무원이 각각 2명씩 탑승할 계획이다.

인천시는 가칭 인천항공 설립을 추진 중이다. 이달 최종 용역 보고서를 검토할 계획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민자를 유치해 올 12월 법인을 설립하고, 2010년 1월부터 비행기 운항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노선, 도입 예정 비행기 종류 등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2005년 8월 처음으로 취항해 저가 항공사 시대를 연 한성항공은 김포~제주, 청주~제주 등 2개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김포~제주, 부산~제주, 김포~양양 노선에서 하루 46편을 운항하고 있다. 현재 5대인 항공기를 2010년까지 5대 추가로 도입할 계획이다.


◆기존 저가 항공사 차별화 전략

저가 항공사의 최대 무기는 저렴한 요금이다. 제주항공이 책정한 요금은 김포~제주 노선이 평일 5만1400원으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7만3400원보다 30% 정도 싸다.

한성항공은 6월 특별 할인 행사를 열고 매주 화요일 김포~제주 노선을 1만9900원의 운임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또한 홈페이지 예약 시스템 단장 기념으로 6월 11일부터 한 달간 청주에서 제주로 가는 오후 6시15분 항공편을 예약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동반자 1명이 무료로 탈 수 있는 ‘1+1’ 행사를 펼친다.

탑승실적은 갈수록 상승세다. 제주항공의 경우 지난해 6월 첫 취항 때 1만4050명이었던 탑승객은 지난 4월 현재 8만2879명으로 6배 정도 증가했다. 한성항공도 평균 85%의 탑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저가 항공사의 요금 경쟁력은 비용을 최대한 줄이는 데에서 나온다. 한성항공·제주항공은 승무원이 각각 2명씩 탑승해 음료 제공 등 최소한의 서비스만 제공한다. 또한 대형 제트기 대신 기름이 적게 드는 프로펠러기를 운영한다. 신규취항 예정 항공사들 역시 이 같은 가격 경쟁력을 충분히 살릴 방침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저가 항공사의 등장에 대해 “저가 항공사를 이용하는 승객과 타깃이 다르다”라고 말하고 있지만, 국내 시장을 잠식당하지 않을까 내심 우려하는 분위기다.

저가 항공사가 보완해야 할 점도 많다는 지적이다. 우선 안전성이다. 한성항공과 제주항공 모두 공항에 착륙하다 바퀴 부분에 문제가 생기면서 사고가 나기도 했다. 운항 횟수가 많지 않은 데다 대체 비행기가 없어 고장 등 문제가 있을 경우 운항 스케줄이 취소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어 승객 편의성에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건설교통부는 “저가 항공사의 안전관리를 더 철저히 해나갈 계획”이라며 “국내 저가 항공사가 요구하고 있는 국제선 운항도 안전성이 충분히 검증돼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