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수거래 내달부터 못해… 미수 발생하면 한달간 외상거래 중단
현금·주식 담보 ‘신용거래’ 크게 늘어
미수로 주가오른 일부종목 급락가능성

다음달부터 한 번 미수가 발생하면 한 달간 외상으로 주식 거래를 할 수 없게 된다. 한 개 계좌에서 미수가 발생하면 증권사에 개설된 모든 계좌에 적용된다. 미수거래가 사실상 불가능해짐에 따라 그동안 미수로 주가가 많이 오른 코스닥 일부 종목은 주가가 급락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투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다음달부터 미수 사실상 불가능=다음달 2일부터 미수가 발생한 투자자에 대해 30일간 위탁증거금을 현금으로 100% 징수하는 미수동결계좌 제도가 시행된다. 사실상 미수거래가 불가능해지는 셈이다. 과도한 미수금 증가로 인한 깡통계좌 발생을 막아 보자는 취지다.


주식을 살 때 투자자는 자신이 갖고 있는 돈보다 많은 금액의 주식을 살 수 있다. 하지만 모자란 금액은 3일 이내에 증권회사에 납부해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미수가 발생하게 되고, 다음 날 아침에 증권사는 이 주식을 시장에 팔아 치우는 ‘반대매매’를 한다.

그동안에는 미수가 발생하더라도 투자자에 대해 별다른 규제조치가 없었다. 하지만 5월부터는 미수가 발생하면 30일 동안은 가진 돈만큼만 주식을 살 수 있게 된다.

투자자들은 자신이 이용하고 있는 증권사 대금 납부가능 시간(인터넷 뱅킹시간)을 미리 확인해 미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외상거래는 급증=그럼 사고 싶은 주식이 있지만, 돈이 모자랄 때는? 미수가 불가능해지면서 또 다른 외상 거래의 일종인 신용거래가 큰 폭으로 늘어났다.

신용거래란 일정한 현금이나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고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융자받아 주식을 사는 일종의 외상거래로 상환기간이 보통 90일에서 최대 180일까지 미수거래보다 훨씬 길다. 3월에는 7년 만에 신용융자 잔고가 미수금 규모를 추월한 데 이어 지난 18일에는 신용융자 잔고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2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10%가 훨씬 넘는 이자율 때문에 그동안 신용거래는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증권사들이 미수 고객들을 신용거래로 돌리려고 노력하면서 다소 조건이 나아졌다. 기존 신용거래 때는 주식 매수액의 50~60% 정도를 현금으로 내야 했지만 최근에는 30% 정도까지 낮아졌다. 또 신용융자 한도도 늘리고, 융자에 따른 이자율도 낮춰 사실상 미수거래와의 차이가 없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증권은 신용거래 기간에 유지해야 하는 담보비율을 기존 170%에서 지난 2월 초 130%로 낮추고, 1억~5억원에 불과하던 신용융자 한도도 2일부터 최대 30억원으로 늘릴 예정이다.

◆증시에 어떤 영향 미치나=미수 동결계좌가 시행되더라도 증시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 비중이 높은 코스닥시장 종목 중에서 최근 외상거래 급증으로 주가가 많이 오른 일부 종목은 일시적으로 수급 공백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우리투자증권 이윤학 부장은 “최근 외상거래가 급증하고 있지만 과거에 비해서는 크게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고, 동결계좌 도입은 이미 예고된 사안이기 때문에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동결계좌 도입을 앞두고 전체 미수에서 신용거래로 옮겨가는 투자자가 늘면서 신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빠르게 높아졌다”며 “코스닥시장 일부 종목들은 동결계좌 시행 자체보다는 외상거래 급증으로 인한 급락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