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2.01.20 09:31
건양대학병원 앞의 공터에는 ‘건양대학병원 신축공사 현장’이라는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지난해 취임한 건양대학병원 박창일 원장은 장기적인 프로젝트로 10년 동안 3만 평 규모의 부지에 1000베드 규모의 병원 신축을 구상중이다.
박 원장은 국내에서 세브란스병원 완공 등 병원 신ㆍ증축 경험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현재 암센터를 비롯한 최첨단 기기와 의료진들이 진료중인 건양대학병원은 신축 건물을 지음으로써 총 1850여 베드를 지닌 대규모 병원으로 거듭나게 된다.
박 원장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건양대학병원이 국내 5대 종합병원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건양대학병원 지난달 암센터 개원
지난달 개원한 건양대학병원 암센터는 간암, 대장암, 부인암, 비뇨기암, 위암, 유방ㆍ갑상선암, 췌ㆍ담도암, 폐암 등 8개의 암 전문 팀이 통합진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치료기 센터와 통합진료 센터 등 최첨단 시설과 훌륭한 의료진을 갖추어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한 곳에서 모든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실제로 국내 최초로 도입한 방사선 암치료장비 ‘로봇사이버나이프’에 이어 ‘래피드 아크’를 도입하는 등 최첨단 시설과 훌륭한 의료진을 갖추었다. 게다가 이러한 건양대학병원의 시설과 서비스에 비해 진료 가격은 서울보다 50~60% 저렴한 것이 지역 환자들은 물론 타 지역 환자들까지 건양대학병원을 찾게 되는 이유이다.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대부분 시골 분들이기 때문에 비용이 비싸면 치료받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좋은 시설과 의료진을 갖추고 있지만 가격은 적정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암 환자에 대한 조언을 묻자 박 원장이 진지한 표정으로 말한다.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치료하십시오. 스티브잡스가 암에 걸렸을 때 현대의학을 멀리하고 보조적인 치료만 하다가 시기를 놓쳤습니다. 현대의학이 많이 발전해서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좋은 성과가 있을 수 있습니다.”
얼마 전 사망한 스티브잡스가 조금 더 적극적으로 암과 맞서 싸웠다면, 그는 지금 살아 있을 수도 있다는 것. 박 원장은 절망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하는 것 이전에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암이 있더라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전자의무기록 시스템 도입ㆍ뇌사판정대상자관리 전문기관 선정
…보다 나은 의료서비스 제공 위한 노력박 원장은 지난해 건양대학병원장으로 취임한 후 충청지역에서 최초로 전자의무기록 시스템(EMR)을 도입했다. 전자의무기록 시스템은 기존의 처방전단시스템에 의무기록까지 더한 것으로 박 원장이 세브란스병원에서 시작한 뒤 전국적으로 도입되고 있다.
전자의무기록 시스템은 종이차트를 이용할 경우 의사의 필체에 따라 정확성이 떨어지게 되는 것을 방지하고 어느 진료병동에서든 환자의 정보를 검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내과에서 진료를 받은 환자가 외과를 갈 경우 진료기록을 들고 다닐 필요가 없어진 것도 장점. 분실의 염려가 적고 모든 기록이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어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도 자료를 쉽게 검색할 수 있다.
건양대학병원은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로부터 대전, 충청지역에서 유일하게 뇌사판정대상자관리 전문기관(HOPO)로 선정되었다. 대전, 충청지역권에서 발생하는 뇌사자는 우선 건양대병원으로 이송되어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의 통제 하에 뇌사자의 장기를 적출하고 이식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따라서 뇌사자가 장기이식을 희망하는 경우 즉시 장기이식이 가능한 것이다. 박 원장은 인체조직기증지원본부 사단법인 이사장을 맡고 있어 신체 기증에 대한 혜택과 참여를 강조했다.
“생명이 붙어있을 때 간, 콩팥 등을 이식하는 것은 장기 기증, 사망 후 이식하는 것은 인체조직기증입니다. 사람이 사망하면 70% 이상이 화장을 하는데 신체를 기증하게 되면 150여 명에게 혜택을 줄 수 있어 이웃을 돕고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이 바로 장기기증, 인체조직기증입니다.”
건양대학병원은 의료기관 인증평가를 받으면서 대학병원의 위상을 한 차원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보건복지가족부로부터 3년 연속 최우수 응급의료기관으로 선정되었고 사랑 나눔의 장기이식 활성화 공로를 인정받아 표창장을 받았다.
세계적 수준으로 거듭나기 위해 국제의료기관 평가위원회(JCI) 인증 도전
장애인 체육ㆍ국제 키비탄 한국본부 총재…따뜻한 마음으로 진료박 원장은 ‘따뜻한 마음과 사랑을 가지고 환자를 진료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연세 세브란스 병원 개원준비위원장, 초대 병원장을 거쳐 연세 의료원장을 역임했다. 당시 국내 최초로 국제 의료기관평가위원회(JCI) 평가를 받았고 이후 대한대학병원 협회를 창설하고 회장으로서 국가 의료에 대한 전반적인 정책을 펼쳤다.
그는 내년 건양대학병원이 국제 의료기관의평가위원회 인증을 받도록 하기 위해 올해부터 컨설팅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세계적 수준의 의료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국제적인 의료시스템이 뒷받침 되어야 합니다. 국제 인증을 받기란 매우 어렵지만 건양대학교병원은 가능성이 충분하기 때문에 전 직원이 하나 되어 노력한다면 이 또한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 원장은 장애인 체육에도 관심이 많아 1988년 88장애인 올림픽 때부터 팀 닥터를 시작으로 올림픽 의무위원까지 장애인 체육 발전에 이바지해오고 있다. 휠체어 테니스와 장애인 아이스하키 팀을 창단했고 아이스하키 팀은 세계적으로도 높은 등수를 유지하고 있다.
그는 현재 국제 키비탄(Civitan) 한국본부의 총재로서 심신장애아동들을 돕고 있다. 라틴어가 어원인 키비탄은 ‘좋은 시민이 되자’는 뜻으로 1974년 한국 지부가 창설된 뒤 지금은 전국에 2500여 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세계적 수준의 의료ㆍ가족 같은 사랑으로 국내 넘어 세계적인 서비스 제공할 것
2012년, 건양대학병원은 ‘World Quality with Love. 세계적 수준의 의료, 가족 같은 사랑!’ 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환자 한 명 한 명을 가족처럼 생각하고 높은 의료 수준으로 국내,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수준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저희 병원은 전략이 있습니다. 그 첫 번째 전략은 가장 좋은 의술, 세계적인 의술로 환자에게 다가가는 것입니다. 그것이 가장 확실한 전략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가족 같은 사랑으로 의료진의 실력을 높이고 가장 좋은 장비와 시설,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결국은 환자와 국민에게 가장 부각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