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난 3중고에 학교 떠나는 대학생들

앵커멘트 >

글로벌 경기침체로 경제회복이 더딘 가운데 대학생 자녀를 둔 가정은 등록금과 책값, 생활비 등의 상승으로 경제 한파를 겪고 있습니다.
급기야 휴학을 하는 학생들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

경기침체의 여파로 대학 생활에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은 가운데 휴학을 선택하는 학생들이 점차 늘어가고 있습니다.

수업일수 4분의 1선을 넘긴 3월 29일을 기준으로, 서강대의 올 1학기 휴학률은 35.1%를 기록했으며 한양대 30.74%, 한국외국어대 28.77% 등 30% 전후의 휴학률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수도권 대학도 상황은 마찬가지.
경기대의 1학기 휴학률은 34.25%로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2.15%포인트 상승했고, 수원대도 지난해보다 1%포인트 상승한 32.12%의 휴학률을 기록했습니다.

수도권 지역뿐만 아니라 충북대 31.31%, 순천향대 29.76%, 경북대 27.80%, 부산대 26.83%, 전북대 31.97%, 원광대 31.29% 등도 30% 안팎의 높은 휴학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같이 재적학생의 30%를 웃도는 학생들이 학업을 중단한 것은 경제난이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대학들이 올해 등록금을 물가상승률 수준으로 인상한데 이어, 대학가 하숙집들이 일제히 하숙비를 지난해보다 월평균 10~30% 이상 올려받고 있습니다.

여기에 종이값 상승으로 책값 등이 평균 5~10% 상승했으며 대학가 물가도 10%안팎으로 상승, 대학생들의 경제난이 더욱 심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저렴하다고 알려진 대학 인근 식당가도 밥값을 올려 대학생활에 많은 돈이 들어가는 상황입니다.

재학중이거나 휴학 중인 대학생들이 가정의 경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아르바이트 전선에 뛰어들지만 이 마저도 녹록치 않습니다. 공공기관 아르바이트는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기’보다 어렵습니다.
서울시의 경우 겨울방학 아르바이트 600명 모집에 9천822명이 몰려 16.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관공서 뿐만 아니라 일반 아르바이트 시장도 구직률이 낮아지는 추세로 대학생들은 근로기준법상 최저임금 4110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시급 2천500원, 3천원 아르바이트를 두 개, 세 개씩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최근 발표된 한 아르바이트 구인·구직사이트 조사에 따르면 아르바이트를 하는 이유로는 학기중 용돈 마련’이 41.7%로 가장 많았으며, '가정 생활비를 보충하겠다’는 응답이 20.8%, ‘취업을 위한 자기 계발을 위함’이 19.1%, '등록금에 보태기 위함’ 15.4%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대학생들의 경제난에 정부에서는 학비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학자금 대출 상환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무용지물’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학자금을 대출 받고 취업이 된 후 갚아나갈 수 있게 하는 학자금 대출 상환제도는 소득이 생기면 상환액이 원천 징수되고 이에는 5.7%의 높은 이자율과 복리 이자에 따른 부담이 생깁니다. 또한 졸업 후 3년 후에도 갚지 못하게 되면 소득 조사를 거쳐 강제 징수에 들어가게 됩니다.

이에 전문가들은 높은 학비로 인해 학업을 중단하는 학생들을 위해 좀 더 현실적인 대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취업을 위한 스펙을 쌓기도 힘든 요즘 경제난 3중고에 학교를 떠나는 학생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른 현실적인 제도가 시급한 것으로 보입니다.

비즈니스앤 이지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