멤버 수는 달라져도, 서울의 경도는 여전히 'NCT 127'이다 [공연뷰]
등록 2026.09.20 21:03
  • NCT 127이 서울 KSPO DOME에서 단독 콘서트 무대를 펼치고 있다.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NCT 127이 서울 KSPO DOME에서 단독 콘서트 무대를 펼치고 있다.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무대 위에 선 멤버는 다섯 명이었다. 그럼에도 NCT 127의 질주는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서로의 빈자리를 채우며 더욱 단단해진 '원팀'의 저력을 증명했다. 팬들의 밀을 빌리자면, 서울의 경도는 여전히 (NCT) 127이다.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3일간 서울 올림픽공원 KSPO DOME에서는 NCT 127의 다섯 번째 투어 시작을 알리는 'NEO CITY: SEOUL - THE REDLINE' 공연이 펼쳐졌다. 이번 공연은 3회 공연 시야제한석까지 전석 매진되며 약 3만 1천500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 NCT 127이 서울 KSPO DOME에서 단독 콘서트 무대를 펼치고 있다.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NCT 127이 서울 KSPO DOME에서 단독 콘서트 무대를 펼치고 있다.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THE REDLINE'은 전작인 'THE MOMENTUM'(더 모멘텀)에서 보여준 '원팀'의 추진력이 마침내 한계선을 돌파해 최고 출력에 도달하는 순간을 담아냈다. 지난 10년간 축적해온 독보적인 음악과 퍼포먼스, 한층 확장된 스케일의 연출을 통해 '지금 가장 뜨겁고 강렬한' NCT 127의 에너지를 집약한다.

    이번 공연은 NCT 127의 더욱 단단해진 결속력을 확인하는 과정으로 펼쳐졌다. 전작에서 이어진 세계에 시스템 에러가 발생했고, 그 속에서 각성한 멤버들이 자신들을 가두는 라인에서 벗어나기 위해 탈출을 시도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Intro'와 오프닝 곡인 'Legacy'에서는 복잡하게 얽힌 키네시스 와이어에 매달린 채 등장한 멤버들이 자유를 향해 몸부림치는 퍼포먼스를 펼치며 서막을 열었다.

    특히 오프닝부터 시작되는 화려한 레이저 쇼가 시선을 압도했다. 이번 공연에 활용된 100여 대의 레이저는 KSPO DOME 공연 기준 최대 규모로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이어진 '삐그덕' 무대에서는 다섯 명이 됐어도, 여전한 NCT 127의 저력이 돋보였다. 앞서 해찬은 이번 공연을 "한정판"으로 표현하며 멤버들의 부재를 다른 멤버들의 역량으로 돌파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는데, 실제로 다섯 명은 빈틈없는 퍼포먼스로 무대를 가득 채우며 그 말을 증명해냈다. 

  • NCT 127이 서울 KSPO DOME에서 단독 콘서트 무대를 펼치고 있다.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NCT 127이 서울 KSPO DOME에서 단독 콘서트 무대를 펼치고 있다.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NCT 127은 쉴 틈 없이 몰아쳤다. 'Simon Says'를 시작으로 'Cherry Bomb' 등 강렬함이 돋보이는 무대를 연달아 선사했다. 특히 'Cherry Bomb' 무대에서는 거대한 규모의 전광판과 멤버들과 댄서들의 실루엣을 활용해 압도적인 스케일의 퍼포먼스를 연출해 환호를 이끌었다. 그뿐만 아니라 태용은 이번 공연을 위해 'Cherry Bomb'의 랩 브리지 부분을 새롭게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려 놀라움을 더했다.

    VCR과의 연계성 또한 돋보였다. 영상에는 고립된 공간을 탈출하려는 멤버들의 모습이 그려지며 긴장감을 고조, 공연에 대한 몰입감을 한층 높였다. 이어 멤버들이 오른 곳은 무대에 마련된 링 위였다. 복싱 콘셉트인 'Punch' 무대를 위해 가로 13m, 세로 10m 규모의 대형 사각 링을 레이저로 구현해 멤버들을 에워싸는 비주얼을 완성했다. 이어 폭발적인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Bring The Noize', '질주' 무대가 연달아 펼쳐진 뒤 멤버들의 첫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태용은 "'THE REDLINE'의 마지막 날이 왔네요"라며 "굉장히 순식간에 지나간 것 같은데 오프닝부터 심상치가 않은 것 같다"라며 팬들의 열기에 감탄했다. 또한 'Punch' 무대 연출과 관련해 "지금까지 했던 모든 무대 중에 이런 무대가 없었던 것 같다. 진짜 'Punch'는 좋겠다. 이런 무대를 만들어줘서"라며 "그동안 너무 배제했던 것 같은데, 'Punch'와 함께 가려져 있던 음악이 있다. 그 곡으로 가볼까요?"라며 자연스럽게 다음 무대인 'NonStop'을 소개했다. 

  • NCT 127이 서울 KSPO DOME에서 단독 콘서트 무대를 펼치고 있다.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NCT 127이 서울 KSPO DOME에서 단독 콘서트 무대를 펼치고 있다.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멤버들의 공백을 채우는 또 다른 방법은 VCR이었다. 지난 'THE MOMENTUM' 당시 군 복무 중이었던 재현의 'LEMONADE' 파트가 화제를 모았다면, 이번 공연에서는 'Ay-Yo' 무대에 도영과 정우의 모습이 등장했다. 함께 서지 못하는 순간에도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며 결속력을 보여준 것. 이어진 영상에서는 과거의 자신과 마주하며 진짜 나를 찾아가는 멤버들의 모습이 담겼고, 앞서 'Blingy' 프로모션에도 활용됐던 'Did You Miss Us?'라는 문구와 함께 NCT 127이 다시 한곳으로 모이는 장면이 펼쳐졌다.

    NCT 127은 'Not Alone'을 부르며 무대에 올랐다. 이어 'Day After Day'까지 마친 뒤 멤버들의 멘트 타임에 서프라이즈가 펼쳐졌다. NCT 127의 10년 서사를 담은 떡들로 쌓인 케이크가 등장한 것. 이번 케이크는 현재 군 복무 중인 도영이 준비한 것으로 멤버들도 몰랐던 깜짝 선물이었다. 태용은 "저희의 10년 가운데 여러분께 어느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을지는 모르겠지만, 이 순간이 좋은 기억이 되면 좋겠다"라는 진심을 전했다. 

    원팀이 되어 힘을 되찾은 멤버들은 '또 다른 질주'를 이어갔다. NCT 127의 시그니처 독개구리 패턴을 입힌 험머 차량을 타고 등장, 'Piñata' 무대를 선사했다. 바로 이어지는 곡이 데뷔곡인 '소방차'라는 점 역시 특별했다. 특히 '소방차' 무대에서는 불타는 도시를 구현한 LED 영상으로 긴박감을 높였으며, 본무대 위에서 쏟아지는 워터 캐논으로 화재를 진압하는 듯한 장면을 완성했다. 

  • NCT 127이 서울 KSPO DOME에서 단독 콘서트 무대를 펼치고 있다.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NCT 127이 서울 KSPO DOME에서 단독 콘서트 무대를 펼치고 있다.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불타는 도시의 열기를 차갑게 식혔지만, 무대 위의 NCT 127과 시즈니(NCT 팬클럽 별칭)는 더욱 불타올랐다. 'Fact Check' 무대의 주인공은 멤버들이 아닌 팬들이라고 느껴질 정도였다. 응원봉을 거세게 흔들며 떼창을 이어갔고, 이어진 '영웅'과 'Blingy' 무대에서도 강렬한 열기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NCT 127은 무대에서 내려갔지만, 팬들은 '127 Million Miles'를 앙코르 곡으로 떼창하고 '재공연', '우리칠' 등을 외치며 다시 무대에 오를 순간을 기다렸다.

    NCT 127이 다시 등장한 곳은 무대 위가 아닌, 객석이었다. 이동차를 타고 등장한 멤버들은 '종이비행기'를 부르며 팬들을 향해 종이비행기를 날렸다. 2층에 자리한 팬들과도 가까이에서 눈을 맞추며 함께 호흡한 순간이다. 다시 무대에 올라 'TOUCH'까지 모두 마친 뒤 마지막 소감을 전했다. 태용은 앙코르 전 마지막 섹션을 '죽음의 구간'이라면서도 "그때 멤버들을 보면서 힘을 얻는다. 눈을 마주치며 끝까지 해보자는 마음으로 하는데, 이게 또 우리 127만의 매력인 것 같고, 항상 그래왔던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날 공연에는 도영과 정우 역시 객석에서 함께 했는데, 태용은 이를 언급하며 "이 공연장 안에 멤버 전원이 있다는 것이 정말 행복했다. 내년에는 우리칠 전원이 다 한 무대에서 멋진 무대를 보여드릴 테니까 기대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유타 역시 같은 감상을 전한 뒤 "멤버들도 정말 수고했다. 진짜 우리처럼 콘서트 때마다 한 명씩 파트가 바뀌고, 역할이 바뀌는 그룹이 없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힘들기도 하지만, 그걸 해낼 때마다 자부심을 느낀다. 우리끼리도 이렇게 멋있는데, 도영이와 정우가 오면 더 멋있어지겠죠?"라며 기대를 당부했다. 

  • NCT 127이 서울 KSPO DOME에서 단독 콘서트 무대를 펼치고 있다.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NCT 127이 서울 KSPO DOME에서 단독 콘서트 무대를 펼치고 있다.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쟈니는 "여러분과 한 호흡으로 즐긴 것 같아 뿌듯하다"라며 "함께 하는 순간 여러분 눈에서 빛이 난다는 생각이 들었다. 눈물까지는 아니어도 눈가가 촉촉해지는 그런 감정이 올라와서, 그 눈빛을 받으며 힘을 냈다.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라고 감사를 전했고, 해찬은 "콘서트 준비까지 시간이 타이트해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형들과 재미있게 준비하면서 또 한 번 좋은 추억을 선물할 수 있게 되어서 기분이 좋다. 여러분께서 이 감정을 오래 간직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재현은 지난 10년 활동을 돌아본 순간이 많았다며 "스무 살 때 NCT 127로서 10주년은 어떤 모습일까 고민했는데, 막상 지금 되니까 별거 없더라고요. 그런 생각이 들었다. 지금 정말 후회 없이 다 쏟아내고, 하루하루 열심히 보내는 것이 더 좋은 것 같다. 오늘 공연도 정말 후회없이 했거든요. 우리를 보러 온 여러분도 오늘 하루가 후회 없는 하루였기를 바란다"라며 "어느덧 나이가 들었다는 이야기를 듣는데, 여러분도 같이 나이 먹는 거 알고 있죠? 저는 그게 너무 좋아요. 앞으로도 같이 건강하게 매일 즐거운 시간 함께 보냈으면 좋겠다"라는 진심을 고백했다.

    공연의 마지막으로 정해진 곡은 '다시 만나는 날'이었지만, NCT 127은 앵앵콜 무대까지 펼치며 팬들과의 마지막 시간을 더욱 뜻깊게 완성했다. 다섯 명이 함께한 지금도, 다시 모두가 한 무대에 오를 그날에도, 서울의 경도는 여전히 127이다. 이 기세를 이어 NCT 127은 글로벌 10개 지역에서 투어를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