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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을 관장하고 사법 질서의 최후 보루 역할을 해야 할 법무부 장관 자리가 시작부터 짙은 의혹과 꼼수에 가려 흔들리고 있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장악한 더불어민주당이 야당이 요구한 증인·참고인 명단을 사실상 전면 거부하며 ‘증인 0명’ 청문회를 밀어붙이고 있다. "증인 없이 하는 것이 보통의 인사청문회"라는 궤변까지 동원해가며 쌓아 올리는 방어막 뒤에 무엇이 도사리고 있는지 국민들은 묻고 있다.

- /김종훈 보도국장
법무부 장관은 대한민국의 법 집행을 총괄하며 엄정한 정의를 구현해야 하는 상징적 공직이다. 그 어떤 자리보다 무결점의 도덕성과 투명성이 요구된다. 하지만 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은 단순한 도덕적 흠결을 넘어선다. 코로나 팬데믹 당시 로비스트 브로커 양 모 씨의 청탁을 받아 식약처장에게 특정 제약사(제넨셀)의 신약 임상시험 조기 승인을 종용했다는 이른바 '신약 로비 청탁 의혹'이다.
더욱이 김 후보자는 해당 사건으로 이미 검찰로부터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당사자다. 기소유예는 무죄나 무혐의가 아니라, '범죄 혐의는 인정되나 정상을 참작해 재판에 넘기지 않는 처분'이다. 국가 형벌권의 정점에 서야 할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부정한 청탁에 연루돼 범죄 혐의가 인정되었던 인물이라는 점 자체만으로도 국민적 상식과는 거리가 멀다.
여기에 술집 마담 출신으로 알려진 브로커와의 석연치 않은 관계 정황, 식약처 승인 발표 직전 주식 거래와 코스닥 상장폐지로 이어진 개미 투자자들의 막대한 피해, 그리고 연이어 흘러나오는 당시 수사 기록과 녹취록 등은 이 사안이 결코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님을 똑똑히 보여준다. 사안이 이토록 엄중함에도 여당은 "이미 실패한 사건을 무한 반복한다", "수사 쪼가리"라며 본질을 축소·은폐하기에 급급하다. 브로커도, 제약사 대표도, 피해 주주도 부르지 않겠다는 ‘증인 0명’의 청문회는 결국 ‘진실 차단 청문회’이자 대국민 기만에 불과하다.
장관 후보자가 떳떳하다면 증인을 피해 숨을 이유가 없다. 오히려 핵심 증인들을 당당히 청문회장에 세워 브로커와의 부적절한 유착이 없었음을, 국민 보건과 직결된 신약 승인 과정에 외압을 행사하지 않았음을 낱낱이 소명하는 것이 정도(正道)다. 여당이 거대 의석을 무기로 청문회를 맹탕으로 만들고 후보자의 방패막이를 자처하는 순간, 법치와 공정에 대한 국민적 신뢰는 바닥으로 곤두박질칠 수밖에 없다.
임명을 강행한다고 의혹이 덮이지는 않는다. 수사기관의 칼날을 쥐어야 할 자리에 부적격 인사를 앉히고, 입법부의 정당한 검증 기능을 무력화한 정권의 오만은 반드시 민심의 준엄한 심판으로 귀결된다.
이미 민심의 경고등은 선명하게 켜졌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자에 대한 '임명 반대' 여론은 찬성을 압도하고 있으며, 중도층은 물론 전통적 지지층마저 등을 돌리는 흐름이 완연하다. 심지어 야권이나 중도층뿐만 아니라 진영 내부의 핵심 스피커들 사이에서조차 비상 신호가 감지된다. 방송인 김어준 씨는 "이 추세라면 한 달 내에 지지율이 20%대로 내려앉을 가능성이 높다"고 공개 경고했고, 유시민 작가를 비롯한 진영 내 오피니언 리더들의 우려 섞인 목소리까지 더해지며 여권 내부의 위기감은 극에 달하고 있다.
명백한 의혹을 감춘 채 사법 수장 임명을 밀어붙이는 독선은 민심의 거대한 역풍을 피할 수 없다. ‘증인 없는 방탄 청문회’ 끝에 임명을 강행한다면, 그것은 지지율 20%대 붕괴는 물론 정권 전체의 정당성을 뿌리째 흔드는 회복 불능의 자충수가 될 것임을 직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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