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데헌' 이상의 힐링…'고스트 밴드' [리뷰]
등록 2026.08.26 11:09
  • 애니메이션 '고스트 밴드' 스틸 이미지 / NEW 제공
    애니메이션 '고스트 밴드' 스틸 이미지 / NEW 제공

    '고스트 밴드'라는 제목에 걸맞게 분명 유령이 나온다. 하지만 무섭지가 않다. 사람의 몸에서 빠져나오는 영혼의 해석부터 남다르다. 그리고 소녀 미타까지 함께하는 이들이 선사하는 음악은 따뜻하다. 삶에는 늘 그렇게 우여곡절이 있지만, 함께하는 이들이 있기에 따뜻하다.

    '고스트 밴드'는 영혼을 보는 싱어송라이터 ‘미타’가 개성 넘치는 고스트 ‘하이’, ‘장미’, ‘비트’, ‘지지’와 친구가 되어 밴드를 결성하고 꿈의 콘서트 무대에 도전하는 판타지 케이팝 애니메이션이다. ‘영혼’을 소재로 하지만 무서움과는 거리가 멀다. 고스트들을 저마다 개성 넘치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로 그려내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이들의 세계에 빠져들게 한다. 판타지와 케이팝이라는 화려한 외피 안에서 영화가 끝내 이야기하는 것은 의외로 소박하다. 누군가와 ‘함께’ 한다는 것의 힘이다.

    음악이라는 점에서 '고스트 밴드'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를 연상케 한다. 하지만 두 작품은 전혀 다르다. '케데헌'이 혼문을 지키기 위해 맞서는 걸그룹의 이야기를 그렸다면, '고스트밴드'에서 미타가 지키고 싶은 것은 밴드이고 자신이 사랑하는 음악이다.

  • 애니메이션 '고스트 밴드' 스틸 이미지 / NEW 제공
    애니메이션 '고스트 밴드' 스틸 이미지 / NEW 제공

    미타가 홀로 하는 '음악’이었던 것이 고스트 하이, 장미, 비트, 지지를 만나 ‘함께하고 싶은 음악’으로 변하면서 그 의미도 진해진다. 반대편에는 대형 기획사가 성공을 위해 AI로 만들어낸 존재가 있다. 성공이라는 욕망을 먹고 비대한 괴물이 되어가는 존재와 서로 다른 친구들이 마음을 나누며 완성해 가는 고스트밴드는 선명하게 대비된다. 결국 '고스트밴드'가 묻는 것은 얼마나 크게 성공하느냐가 아니라 ‘누구와 왜 음악을 하느냐’에 가깝다.

    그 따뜻한 정서를 완성하는 것은 윤상 음악감독의 음악이다. 특히 오랜 시간 ‘국민 응원곡’으로 사랑받아 온 ‘달리기’가 경서의 목소리와 밴드 사운드를 만나 새롭게 태어났다. 익숙한 노래지만 경서의 담백한 보컬과 어쿠스틱 하면서도 힘 있는 밴드 편곡이 더해지자, 지금의 나에게 다시 한번 괜찮다고 말해주는 듯한 위로가 된다. 윤상이 만든 영화 속 밴드 음악들 역시 고스트 밴드를 닮아 경쾌하면서도 따뜻하다. 혼자 달리는 노래가 아니라 꿈의 무대를 향해 친구들과 ‘함께 달리는’ 노래가 됐다는 점에서 ‘달리기’는 영화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가장 잘 보여주는 곡이기도 하다.

  • 애니메이션 '고스트 밴드' 스틸 이미지 / NEW 제공
    애니메이션 '고스트 밴드' 스틸 이미지 / NEW 제공

    함께 영화를 본 9살 딸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물으니 ‘앤호’의 등장을 꼽았다. "같이 하고 싶다"라고 말하는 모습이 멋있었다고. 그리고 영화에서 가장 좋았던 것은 결국 "함께하는 것"이었다고 했다. 아이의 말처럼 '고스트 밴드' 속 우정에는 경계가 없다. 하이는 살아있던 시간의 경험으로 위기에 처한 미타를 구해내기도 한다. 나이도, 살아온 시간도, 인간과 영혼이라는 존재의 차이도 친구가 되는 데에는 중요하지 않다. 서로 다른 소리가 모여 하나의 음악이 되듯 전혀 다른 존재들이 친구가 되어 서로의 부족함을 채운다.

    그래서 '고스트 밴드'는 아이에게는 귀여운 고스트들과 신나는 음악이 가득한 판타지 애니메이션으로, 어른에게는 잠시 잊고 있던 응원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작품으로 다가온다. 성공을 위해 만들어진 완벽한 존재보다 부족해도 서로를 채워주며 함께 노래하는 친구들이 더 빛날 수 있다는 것. 결국 중요한 것은 얼마나 높이, 빠르게 달리는가보다 누구와 함께 달리고 있는가인지도 모른다. '고스트 밴드' 8월 26일(오늘) 롯데시네마 단독 개봉.

  • 애니메이션 '고스트 밴드' 스틸 이미지 / NEW 제공
    애니메이션 '고스트 밴드' 스틸 이미지 / NEW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