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경호 "조·단역 시절, 귀하고 치열했던 시간…모든 순간이 전환점" [인터뷰②]
등록 2026.07.28 16:36
  • '김부장'에서 박진철 역을 맡은 배우 윤경호가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했다. / 눈컴퍼니 제공
    '김부장'에서 박진철 역을 맡은 배우 윤경호가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했다. / 눈컴퍼니 제공

    [인터뷰①에 이어] "저에게는 모든 순간이 전환점이죠."

    윤경호가 인터뷰 도중 눈물을 흘렸다. 자신에게 전환점이 된 캐릭터를 물은 질문에서였다. 그는 '윤경호를 언제 알았냐'라는 질문이 담긴 릴스를 보다가 "눈물이 터졌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BGM 또한 자신이 좋아했던 노래였다며 "영상을 보는 동안 그 순간, 순간이 스쳐가면서 울컥했다. 저 때는 저 옷을 입었고, 저랬구나 하면서 보는데 영상을 보고 '감사합니다'라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 '김부장' 속 박진철을 연기 중인 배우 윤경호의 스틸컷 / SBS 제공
    '김부장' 속 박진철을 연기 중인 배우 윤경호의 스틸컷 / SBS 제공

    윤경호는 무명 시절이 정말 긴 배우 중 한 명이다. 1999년 연극 '맹진사댁 경사'로 데뷔한 이후 다양한 작품에 단역, 조연 등으로 출연했고, 주연급으로 발돋움한 것은 불과 얼마 되지 않았다. 윤경호는 조·단역 시절의 경험에 대해 "되게 귀하고 치열했던 순간"이라고 전했다. 그는 "조·단역으로 보여줘야 할 모습과 주요인물이 가져가는 서사가 다르다. 그때 배운 완급 조절과 훈련 과정이 배우로서 많은 생각할 거리를 주었다"라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늘 저는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 지금 제 모습이 언제까지 사랑을 받는다는 보장도 없고, 역할이 필요하다면 요즘 특별출연이나 카메오도 있지만 조연이나 단역을 맡아도 그 인물에 어울리는 캐릭터로 제가 필요하다면 하려고 한다. 어떤 비중이 크고 작고에서 상실감이나 성취감을 느끼다 보면 배우 본연의 책임감이나 즐거움을 잊을 것 같아서 언제든 다시 돌아갈 수도 있다는 마음을 열어두고 있다"라고 전했다.

    자신에게 전환점이 된 캐릭터를 물었을 때 눈물을 흘린 이유로는 "아직 이르지만 저를 돌아볼 수 있게 해준 것이 고마웠다"라고 말했다. 그는 모든 순간이 전환점이었다면서도 "많은 분들이 이야기를 해주시는 것이 드라마는 '도깨비', 영화는 '완벽한 타인'인 것 같다. 또 '중증외상센터'를 만났을 때 차태현 형이 평소에 저한테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시는데, 그때 인생 캐릭터를 만난 것이라고 해주셨다. '유림핑'이라는 별명을 얻은 자체가 인생 캐릭터가 됐다는 것이라고 해줘서 정말 고마웠는데, 이번에 '인생 캐릭터를 경신하기 쉽지 않은데, 경신했다'라고 해주셔서 또 한번 감사함을 느꼈죠. 이 감사함이 정말 과분하다"라고 답했다. 

  • '김부장' 속 박진철을 연기 중인 배우 윤경호의 스틸컷 / SBS 제공
    '김부장' 속 박진철을 연기 중인 배우 윤경호의 스틸컷 / SBS 제공

    이미지 고착화에 대한 우려는 없는지 묻자 윤경호는 "묵언수행 공약 당시 팬사인회를 했다. 그때 한 팬분이 주신 편지를 보면서 울었다. 예능에서 보여주는 이미지가 고민된다는 것을 알고 계셨는지 '당신이 연기자로 잘해왔기 때문에 예능 이미지를 사랑하는 것'이라고 '걱정하지 말라'라고 했을 때 마음에 후시딘을 바른 기분이었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이 이건 나의 또 다른 디폴트 값이라고 생각했다. 저는 이 수다스럽고 익살스러운 이미지도 하나의 무기라고 생각했다. 이걸 베이스로 새로운 캐릭터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수다스럽고 재미있다고만 생각했는데, 무서워', '엉성해 보였는데 속이 치밀하네'처럼 고정관념이나 선입견을 잘 활용하는 영리한 캐릭터로 가고 싶다. 잔상을 자연스럽게 녹이며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제가 가져갈 숙제라고 생각하고, 도전하고 싶다."

    어떤 작품에 끌리는지 묻자 윤경호는 "그 상황이 정말 만들어내고 싶다 느껴지는 작품이 있다. 감동적이거나, 무시무시하거나, 혹은 설레거나, 이 상황에 이 대사가 정말 절묘하다. 그곳에 있는 나의 표정이 막 떠오르고, 그려진다. '이러한 장면을 만들기 위해 이러한 서사가 있구나', '이런 서사를 위해 내가 이 장면에 있구나'처럼 대본을 볼 때 딱 후킹이 되는 지점이 있다. 제일 먼저 오는 것은 대사고, 다음은 상황이고, 내가 이 연기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면 그때는 상사병처럼 찾아온다"라고 말했다. 

  • '김부장'에서 박진철 역을 맡은 배우 윤경호가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했다. / 눈컴퍼니 제공
    '김부장'에서 박진철 역을 맡은 배우 윤경호가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했다. / 눈컴퍼니 제공

    그가 그려가는 청사진은 "자유롭고 싶다"라는 마음이다. 윤경호는 "더 과감하게 도전하고 싶고, 장르나 롤, 매체를 불문하고 제 발목을 잡지 않고 구애받고 싶지 않다. 체급이 달라졌다고 해주시는데, 대본이 나를 가슴 뛰게 만들고, 살아있고 싶게 만든다면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작은 배역은 없다는 마음으로 과감히 던져 보고 싶다. 다시 못 돌아올지 모른다고 해도 제가 하고 싶은 연기를 계속해서 하고 싶고, 연기로 먹고 살 수만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그게 결국 길게 가는 동력이 될 것 같다"라고 연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앞으로 '윤경호'로서 어떤 연기를 보여주고 싶은지 묻자 "'저를 왜 캐스팅하고 싶으세요' 할 때 감독님께서 '저를 이렇게 해보고 싶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힘을 얻는다. 누군가 저를 보고 '당신은 이런 면에서 필요한 사람'이라고 할 때 신이 나기 때문에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다'라고 했을 때 설레면 저는 무조건 한다"라고 답했다.

    차기작에 대해서도 전했다. 그는 "영화 '타짜: 벨제붑의 노래'(9월 개봉 예정)에 특별 출연한다. 많이 나오지는 않는데 보시면 재미있을 것이다. 또 '고딩형사'라는 작품에 고등학교 3학년 학생으로 나온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그리고 넷플릭스 '크로스2'라는 작품에서는 비런으로 나온다. 호시탐탐 문화재를 노리는 정체불명 조직의 인물인데, '김부장'을 찍기 전에 촬영을 마쳤다. 지금과는 다른 신선함을 드릴 것 같고, 디즈니+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아직 역할명을 오픈하기는 어렵지만, 조·단역 시절의 반가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답해 기대감을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