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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박윤영號, ‘AX 플랫폼 기업’ 도약, “보안 12조, AI 6조 총 18조 투자”

서재창 기자 ㅣ chang@chosun.com
등록 2026.07.06 17:11

토큰 팩토리·스테이블코인 등 신성장 사업 본격화
구글·팔란티어 등 파트너십 다변화로 AX 생태계 구축

박윤영 KT 대표. /KT 제공

KT가 취임 100일을 맞은 박윤영 대표 체제 아래 회사의 정체성을 새로 정의했다. 통신 본연의 경쟁력을 다시 다지는 동시에, 인공지능 전환(AX) 시대의 조력자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것이다. KT는 6일 서울 광진구 풀만 앰배서더 서울 이스트폴 호텔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향후 3~5년에 걸쳐 총 18조원을 투입하는 AX 플랫폼 컴퍼니 전략을 공개했다.


박 대표가 제시한 그림은 명확하다. 국가기간통신사업자로서 연결 인프라를 책임지는 본업을 단단히 다진 뒤, 그 위에 AI 데이터센터와 신사업을 쌓아 올리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이날 “AX 플랫폼 컴퍼니는 무대 위에서 연기하는 주인공 배우라기보다, 무대와 조명을 만들어 배우가 더 돋보이도록 돕는 역할”이라며 “고객이 AI를 도입해 성장하고 경쟁력을 갖추도록 지원하는 것이 KT가 지향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전략 발표는 실추된 보안 신뢰를 기술력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가 투자 계획 곳곳에 반영됐다. KT는 앞으로 3년간 보안과 IT, 네트워크 분야에 약 12조원을 투입한다. 이 가운데 보안·IT 혁신에 배정된 재원은 4조원으로, 과거 3개년 대비 두 배 늘어난 규모다. 제로 트러스트 원칙을 전사 보안 체계의 기본 틀로 삼았다. 정보보호최고책임자와 개인정보보호책임자 역할을 분리하고 외부 전문가를 영입해 보안 인력을 두 배로 늘리는 한편, 산학연 자문위원회를 꾸리고 화이트해커와도 협업해 외부 검증 체계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나머지 8조원은 네트워크 강화에 쓰인다. 박 대표는 “네트워크에서 가장 신경 쓰는 것은 고객의 체감 품질”이라며 음영 지역 해소와 용량 확대에 투자를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6세대 이동통신(6G)과 양자암호 네트워크, 위성통신 등 차세대 네트워크 기술 확보도 병행한다. 특히 위성 분야에서는 국내 유일하게 정지궤도와 저궤도 위성을 동시에 관제·운용하는 KT SAT의 역량을 앞세워, 재난 상황에서도 끊기지 않는 통신 주권을 지키겠다는 방침이다.


통신 본질을 다진 위에 KT가 쌓아 올리려는 것은 AI 인프라다. KT는 향후 5년간 약 5조원을 들여 전국에 총 1기가와트(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AIDC)를 실수요 기반으로 추가 구축한다. 대규모 학습·추론을 처리하는 중앙 AIDC와 산업 현장 인근에 배치하는 AI 에지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자율주행이나 피지컬 AI처럼 초저지연 실시간 처리가 필요한 서비스를 뒷받침한다는 구상이다. 박 대표는 투자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AI 투자는 비교의 문제가 아니라 회사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실수요에 기반해 결정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AIDC 확충에 따라 늘어날 국제 데이터 트래픽에 대비해 해저케이블 사업에도 1조원을 선제 투입한다. 박 대표는 “AI 데이터센터가 늘어나면 국가 간 연결 데이터 용량이 8배가량 급증할 것”이라며 현재 38테라비피에스(Tbps) 수준인 해저케이블 용량을 128Tbps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글로벌 빅테크의 국내 데이터센터 투자를 유치하고, 대한민국을 아시아 지역의 AI 트래픽 허브로 키우겠다는 계산이다. 


서비스 측면에서는 산업별 맞춤 전략을 구체화했다. 금융 분야에는 상담과 영업을 자동화하는 에이전틱 AI를, 공공 분야에는 소버린 AI 기반의 신뢰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제조·의료 분야는 정부의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실증 사업 등에 참여해 피지컬 AI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는 요금제 설계의 주도권을 통신사에서 고객으로 넘기는 초개인화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박 대표는 “지금까지 요금제는 통신사가 정하고 고객이 고르는 구조였다면, 앞으로는 고객이 직접 설계하는 방식으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신사업인 토큰 팩토리도 추진된다. 이를 두고 박 대표는 “AI 모델과 누가 어떻게 질문하느냐에 따라 토큰 사용량이 달라지는데, 이를 조율하는 것이 이른바 토큰 게이트웨이”라며 “여기에 통신사가 가장 잘하는 과금 역량을 더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겠다”고 설명했다. KT는 통신망 운영으로 쌓은 초정밀 과금·정산 노하우와 전국에 분산된 AIDC, 자체 AI 모델을 결합해 토큰의 생성부터 중개, 과금까지 지원하는 플랫폼을 KT의 대표 AX 사업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스테이블코인 기반 디지털 금융 플랫폼 사업에도 뛰어든다. KT그룹은 케이뱅크의 1600만 고객 기반과 BC카드의 350만 가맹점 결제·정산 역량, KT 자체의 초저지연 네트워크와 보안 인프라를 결합해 발행부터 보관, 정산, 실사용 생태계까지 아우르는 사업 모델을 준비하고 있다. 제도 변화에 앞서 시장에 안착하는 사업 구조를 갖추겠다는 목표다. KT는 이 같은 AX 인프라와 신성장 사업을 단계적으로 결합해 아세안을 넘어 신흥국 시장까지 사업 권역을 넓히는 로드맵도 마련했다. 


파트너십 구성도 다변화한다. 기존 협력사인 마이크로소프트와는 관계를 이어가되, 구글과 팔란티어 등 글로벌 기업, 업스테이지·리벨리온·솔트룩스 등 국내 AI 기업으로 협력 대상을 넓힌다. 박 대표는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협업에 대해 “구성원들의 역량이 많이 올라간 성과가 있었다”면서도 “특정 기업에 매몰되기보다 외연과 역량을 계속 넓혀가겠다”며, 특정 빅테크에 의존하지 않는 다자간 생태계를 지향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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