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U 간 데이터 이동 병목 해결 기술로 부상
엔비디아, 루멘텀·코히런트에 40억달러 투자
대한광통신·LS에코에너지 등 국내 인프라 기업 주목
루멘텀의 광통신 제품 포트폴리오 설명 이미지. /루멘텀 제공
인공지능(AI) 반도체 경쟁의 초점이 칩 자체 성능에서 데이터 이동 효율로 이동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인프라의 핵심 기술로 광통신이 급부상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AI 훈련과 추론에 필요한 연산 규모가 급격히 커지면서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와 네트워크 구조는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
이를 처리하기 위해 AI 클러스터 규모도 빠르게 확대되면서 GPU 간 데이터 이동의 병목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GPU 자체의 연산 성능은 빠르게 발전했지만 칩 사이의 데이터를 전달하는 속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기존 구리기반 전기적 연결은 대역폭과 전력 효율 측면에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이를 대체할 기술로 빛을 이용해 데이터를 전달하는 광인터커넥트가 주목받으면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투자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라이트카운팅은 지난 1월 AI 클러스터용 이더넷 광 트랜시버와 코-패키지 옵틱스(CPO·Co-packaged Optics) 시장 규모가 2026년 260억 달러(약 38조477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약 60% 성장률에 해당한다.
라이트카운팅은 “광 연결에 대한 지출 증가는 GPU 대역폭의 급속한 증가로 설명할 수 있다”며 “메타와 오라클은 2026년 데이터센터 자본 지출을 두 배로 늘릴 계획”이라고 근거를 제시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3월 ‘GTC 2026’에서 발표하고 있다. /엔비디아 제공
엔비디아 역시 데이터센터 네트워크의 광 전환을 공식 로드맵으로 제시했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3월 GTC 2026 키노트에서 “향후 5년 안에 데이터센터 내 모든 고대역폭 데이터 상호 연결이 광 방식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황 CEO는 “광 인터커넥트는 이미 대륙 간 광섬유 연결을 통해 인터넷을 가능하게 했으며 이후 데이터센터 확장 링크에서도 구리 연결을 대체해 왔다”며 “앞으로는 데이터센터 내부 연결까지 광 기술로 전환되는 변화가 시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CPO는 확장성을 위해 플러그형 트랜시버를 대체하고 랙 내부 모든 링크를 구리에서 광으로 전환할 것”이라며 “광회로 스위치(OCS)는 실리콘 스위치를 보완해 전력 소비를 낮추면서 성능과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엔비디아는 또한 지난달 미국의 대표적 광통신 기업 루멘텀과 코히런트에 각각 20억 달러씩, 총 40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각 기업에 대한 투자는 연구개발(R&D)과 미국 내 제조 역량 확대를 지원하기 위한 전략적 협력이다.
이번 계약은 비독점 방식으로 체결됐으며 엔비디아의 다년간 수십억 달러 규모 구매 약정과 첨단 레이저 부품에 대한 미래 접근권 및 생산 수용력 확보 권한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글로벌 빅테크가 광통신 기술 확보 경쟁에 나서면서 국내 기업들의 역할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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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국내에서 시가총액 1조원 이상 광통신 관련 상장사로는 대한광통신과 LS에코에너지가 대표적이다. 이들 기업은 광섬유와 광케이블 등 데이터 전송의 물리적 경로를 만드는 인프라 분야에 강점을 가진 업체들이다.
특히 대한광통신은 북미 시장에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미국향 선적 금액이 전년 대비 110% 증가했다고 밝혔다. 선적 건수는 210% 증가해 북미 지역에서 통신케이블과 전력케이블 수요가 동시에 확대되는 추세다.
또한, 작년 3분기 기준 대한광통신의 미국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1% 증가했다. 미국 정부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와 AI·클라우드 기반 데이터센터 확산 등 수요 확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LS에코에너지도 전선 산업의 구조적 한계를 넘어서는 수익성을 기록했다. 지난해 회사의 매출은 9600억원, 영업이익은 668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0.5%, 49.2%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7% 수준이다.
특히 초고압 전력 케이블 사업과 유럽·북미 중심의 해외 공급 확대가 실적 개선의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초고압 케이블 분야는 기술 진입장벽이 높고 대형 프로젝트 단위로 수주가 이뤄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높은 마진을 확보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 영역이다.
다만 국내 광통신 산업 생태계는 아직 글로벌 빅테크와 비교해 규모와 기술 영역에서 제한적인 구조라는 평가도 나온다. 대한광통신과 LS에코에너지처럼 인프라 중심 기업은 존재하지만 레이저, 실리콘 포토닉스, 광트랜시버 등 핵심 부품 영역에서는 글로벌 기업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이종환 상명대학교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대규모 AI 클러스터에서는 GPU나 회로 부품 간 데이터를 전송할 때 신호 지연이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라며 “전기 신호 대신 광 신호를 활용하면 데이터 전달 속도를 높이고 지연을 줄일 수 있어 차세대 데이터센터 네트워크 기술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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