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디지틀조선DB
"2편을 찍으면서 '왜 더 일찍 하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한 적은 없다. 이 스크립트, 시나리오는 지금 이 시기여야 했다. 20년이 필요했다. 그래야지 저희가 1편을 보고 놀랐던 것처럼 2편을 보고 놀랄 수 있다."
패션 영화의 바이블로 불리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주역들이 한국을 찾았다. 무려 20년 만의 후속편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2' 내한 기자간담회가 8일(오늘)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배우 메릴 스트립과 앤 해서웨이가 참석했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2'는 전설적인 패션 매거진 '런웨이'의 편집장 '미란다'(메릴 스트립)와 20년 만에 기획 에디터로 돌아온 '앤디'(앤 해서웨이)가 럭셔리 브랜드의 임원이 된 '에밀리'와 재회하고, 완전히 달라진 미디어 환경 속에서 다시 한번 패션계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모든 커리어를 거는 이야기를 담았다.
메릴 스트립은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2'를 통해 첫 공식 내한했다. 메릴은 "한국행 비행을 하면서 산맥들의 모습을 보고 정말 들떴다. 한국에 오는 건 처음이라 정말 기쁘다. 제가 묵고 있는 호텔이 평생 묵어본 호텔 중에 가장 좋더라. 침대가 정말 편안해서 잠에서 못 깰 정도였다"라며 "저를 따뜻하게 맞아주셔서 감사하다. 한국에 처음 오는데 자랑스러운 작품을 들고 오게 돼서 더더욱 설레고 좋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8년 만에 한국을 찾은 앤 해서웨이는 "오랜만에 오게 돼서 기쁘다"라며 "약간 섭섭한 게 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앤은 "저희가 (한국에) 더 길게 있으면 좋겠다. 별마당 도서관도 제가 가고 싶어 하는 버킷리스트에 오래 있던 곳인데, 시간이 부족해서 아쉽게도 못 볼 것 같다"라며 "주어진 시간 안에 최대한 많은 것들을 경험하려고 한다. 어떻게 하면 맛있는 한국 음식을 더 많이 먹고 갈 수 있을지 고민 중"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지난 2006년 개봉한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여성 서사 영화로 세계적 흥행을 이뤘다. 이후 20년 만에 후속편으로 돌아온 것에 대해 배우들은 "지금이 아니면 안 됐다"라고 단언했다. 메릴 스트립은 "1편이 나왔던 2006년은 아이폰이 나오기 전이었다. 요즘엔 다 스마트폰을 가지고 계시지 않나. 저널리즘이나 인쇄 매체, 엔터테인먼트 업계까지 많은 변화를 겪었다. 이렇게 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난 시점에 이 영화가 나오게 됐다"라며 "극 중 미란다가 겪고 있는 어려움도 맞닿아 있다. 그 어려움은 앤디도 겪고 있는, 둘의 비슷한 처지를 담은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20년 만에 작품으로 재회한 두 사람은 호흡을 묻는 말에 "더 말할 것도 없다"라며 깊은 신뢰를 드러냈다. 앤 해서웨이는 "1편을 촬영할 때 정말 인상 깊었던 것 중 하나가, 메릴이 연기할 때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하는 것에서 많은 것을 얻는다는 거였다. 젊은 연기자로서 내 연기에 매몰될 수 있는데, 메릴의 연기를 보면서 '정말 깊이가 있다. 머리가 얼마나 빠르게 돌아가는 걸까. 연기는 저렇게 하는 거구나'를 느꼈다. 우리의 케미는 메릴이 연기를 정말 잘하고, 저는 감탄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1편 당시 22살에 같은 나이의 사회 초년생 '앤디'를 연기했던 앤 해서웨이다. 40대가 된 지금, 앤 해서웨이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시리즈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전했다. 그는 "이 작품은 저에게 정말 많은 것을 주었다. 당시 신인 배우로서, 세상에서 제일 멋진 배우와 함께 연기할 수 있다는 경험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저는 모든 면에서 메릴의 영향을 받았다. 이 영화 덕분에 많은 기회가 생겼고, 제 인생에 가장 큰 선물이 된 작품이다"라고 덧붙였다.
20년 세월을 걸쳐 앤의 성장을 봐온 메릴 스트립도 말을 보탰다. 메릴은 "2편을 찍으면서 정말 좋았던 점이, 앤이 완전히 성장한 여성으로, 정말로 성숙해진 그녀를 다시 만날 수 있었다는 거다. 2편을 촬영하면서 우리의 에너지에 다시 한번 불이 붙고 생동감이 넘치는 걸 느꼈다"라고 말했다.
메릴 스트립과 앤 해서웨이가 보여준 단단한 신뢰와 세대를 초월한 케미스트리는 이번 속편의 재미를 한층 끌어 올릴 예정이다. 돌아온 두 여성의 뜨거운 에너지를 확인할 수 있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2'는 오는 29일 한국에서 전 세계 최초 극장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