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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관세 4조 폭증 던진 트럼프…참담한 현대차 '날벼락'

임윤서 기자 ㅣ seoo@chosun.com
등록 2026.01.27 17:29

작년 車대미수출 13.2%↓·25% 재인상시 현대차그룹 4조원 이상 추가 부담
일본·유럽 업체 대비 가격경쟁력 약화…북미시장 점유율 급락 우려도
로보틱스·자율주행 등 미래 투자에 대외 변수 등락으로 불안정

/디지틀조선TV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각)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하겠다고 전격 발표하면서 현대차그룹이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실제 주가가 일시적으로 하락하는 등 기업의 안정적인 경영에도 차질을 빗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한국 국회가 우리의 역사적인 무역 협정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한국산 자동차와 목재, 의약품 등 모든 상호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지난해 7월 한미 양국이 합의한 무역협정의 후속 법안인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압박으로 풀이된다. 당시 협정에 따라 한국은 미국 전략 산업에 3500억 달러를 투자하는 대신 관세를 15%로 낮췄으나, 여야 의견 차이로 특별법이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 계류 중인 상황이다.


27일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에 수출용 차량이 세워져 있다. /뉴스1

◇ 연간 5조원 이상 영업손실 전망


관세가 25%로 재인상될 경우 현대차그룹이 받을 타격은 막대하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관세 부담은 연간 3조9000억원(15% 관세 기준)에서 6조5000억원(25% 관세 기준)으로 2조6000억원 증가하고, 기아는 2조4000억원에서 3조9000억원으로 1조5000억원 늘어난다. 양사를 합치면 약 4조원 이상의 추가 부담이 발생하는 셈이다. 증권가는 현대차의 올해 영업이익을 13조4400억원, 기아를 10조1000억원으로 전망했으나, 이러한 예측은 전면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실제로 지난해 25% 관세가 적용됐던 2분기와 3분기(4~9월)에 현대차와 기아는 약 4조6000억원의 관세 비용을 기록했다. 3분기에만 현대차는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9.2% 급감한 2조5373억원에 그쳤다. 판매량은 103만대로 늘었지만 관세를 판매가에 반영하지 않아 '밑지는 장사'를 한 결과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12일 인도 첸나이공장에서 임직원들과 함께 생산 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 완성차 넘어 협력사까지…연쇄 타격 현실화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상호관세가 25%로 인상되면서 자동차뿐만 아니라 여러 제품이 일본산, 유럽산 제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 압박을 받고 수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우리나라 자동차의 품질이 상당히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동종 차량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10% 정도 나는 것 아니겠느냐"며 "다른 나라에 비해 상당히 어려운 시기를 맞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교수는 단기 대응 방안으로 "수출 시기를 조정하거나 대금 지급 시점을 늦추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장기화될 경우 구조조정을 감내하거나 딜러에게 넘기는 가격을 낮추는 등 가격 경쟁력 향상 방법으로 돌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세 재인상은 현대차그룹의 신성장 사업 투자 여력도 약화시킬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말 관세 부담이 경감되면서 로보틱스와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집중해왔다. 그러나 연간 3조원 가까운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경우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투자가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GM의 철수설도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 국내 생산량의 80% 이상을 미국으로 수출하는 한국GM은 고율 관세 부과 시 국내 공장 가동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관세가 25%로 인상될 경우 북미 시장에서 한국 자동차의 경쟁력은 급속도로 약화될 것"이라며 "특히 국내 생산에 의존하는 276곳의 1차 협력사들이 고사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 정부, 대미 통상 협의 총력전…관세 철회 돌파구 찾기


청와대는 27일 오전 김용범 정책실장과 위성락 안보실장 주재로 대미 통상현안 회의를 긴급 소집했다. 캐나다에 체류 중인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캐나다 일정 종료 후 미국을 방문해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협의하기로 했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도 조만간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와 만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도 대미투자특별법을 2월 중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정태호 민주당 의원은 "12월은 예산안 심의, 1월은 인사청문회로 심의 여건이 안 됐다"며 "정상적으로 보면 2월 심의 절차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관세 철회 가능성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양준모 교수는 "한국 정부의 협상 태도가 미국의 신뢰를 잃었다고 본다"며 "여러 차례 불신이 누적되어 이번에 터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관세 인상이 연방 관보 게재 등 행정조치가 있어야 발효되는 만큼 관세합의 이행 의지를 미국에 전달하며 차분히 대응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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