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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원이면 살 수 있어요”…고물가 시대, 주류·뷰티업계 ‘가성비' 승부

정지은 기자 ㅣ jean@chosun.com
등록 2026.01.22 16:16

생산자물가 넉달 째 오름세…고물가 시대 '저가' 찾는 소비자들
'듀프' 소비 트렌드 유행…가성비로 승부하는 유통업계
주류·뷰티 저가 라인업 확장…3000원 로션부터 1만원대 위스키까지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뉴스1

“가격표 보는 게 무섭다”는 말이 요즘은 과장이 아니다. 생필품을 포함한 전반적인 물가 상승이 넉 달째 이어지면서 소비자의 체감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장바구니 물가가 쉽게 내려올 기미가 보이지 않자 소비자들의 선택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 고가 상품 대신 가격 저항선이 낮은 대안을 찾고 유통업계는 초저가·가성비 상품을 전면에 내세우며 소비자 붙잡기에 나섰다. 


지난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12월 생산자물가조사’에 따르면 생산자물가지수는 넉 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4% 올랐다. 세부 항목별로 보면 농림수산품이 농산물(5.8%)과 축산물(1.3%)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전월 대비 3.4% 상승했다. 식료품과 신선식품 역시 각각 1.5%, 7.5% 오르며 전체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전반적인 물가 오름세에 고환율 영향이 더해진 결과다.


물가는 오르고, 월급은 그대로인 현실에 저가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은 늘어나고 있다. 이는 최근 유행하고 있는 듀프(Duplication의 줄임말, 비싼 브랜드 제품과 기능·외형·사용감이 비슷한 대체 상품을 더 저렴한 가격에 구매하는 소비 방식) 현상과도 시너지를 일으켰다. 물가 체감 부담이 커진 소비자들이 가격 저항선이 낮은 상품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실제 저가 상품을 이용해본 소비자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서울에 거주하는 30대 여성 A씨는 다이소와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저가 화장품을 사용해본 뒤 “부담 없는 가격으로 다양한 색상을 시도해볼 수 있어 가성비 측면에서 만족도가 높았다”고 말했다. 부천에 사는 40대 남성 B씨 역시 저가 와인에 대해 “물가가 올라 비싼 술은 선뜻 손이 가지 않았는데, 저렴한 가격으로도 충분히 분위기를 낼 수 있어 좋았다”고 평가했다.

GS25에서 모델이 저가 와인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GS25 제공

이러한 소비자들이 늘어나는 추세에 유통업계는 가격 저항선을 낮춘 초저가·가성비 상품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특히 타깃층이 비교적 명확한 주류와 뷰티 업계에서는 접근성이 높은 대형마트와 편의점을 중심으로 1만원 안팎의 저가 상품 라인업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주류 업계에서는 ‘상시 저가’를 내세운 제품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킴스클럽은 지난달 특가가 아닌 상시 가격으로 9990원짜리 스카치위스키 ‘라이트 하우스 언피티드’를 출시했다. 롯데마트 역시 지난해 9월부터 칠레산 와인 ‘테이스티 심플’ 2종을 4900원대에 판매해왔다. 두 병을 구매해도 1만원을 넘지 않는 가격으로 출시 직후 1차 물량이 완판되는 등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GS25는 지난해 말 한 병에 1만3900원인 위스키 ‘티처스’를 선보였고, 출시 한 달 만에 초도 물량 3만 병을 완판시키며 역대 위스키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GS25는 랭스, 올드캐슬, 벨즈 등 1만원대 위스키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또 올해에는 1만4900원 균일가로 디아블로 원통형 말띠 에디션과 스윙 와인 2본입 세트를 구성해 내놓기도 했다.

이마트 용산점에서 모델들이 여름철을 맞아 초저가 화장품을 소개하고 있다. /뉴스1

뷰티 업계에서는 저가·저용량 시장을 선도해온 다이소의 행보가 두드러진다. 지난해 말 기준 다이소에 입점한 화장품 브랜드는 150여 개로, 1420여 종의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토니모리 서브 브랜드 ‘본셉’, 아모레퍼시픽 세컨드 브랜드 ‘미모 바이 마몽드’ 등 대형 뷰티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히트 상품을 만들어온 데 이어, 지난 5일에는 정샘물 뷰티의 신규 브랜드 ‘줌 바이 정샘물’을 선보이며 화제를 모았다. 파운데이션과 쿠션, 픽서 등을 1000~5000원 균일가로 구성해 온·오프라인에서 품절 사례를 낳았다.


다이소의 독주를 뒤쫓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GS25는 지난해 5월에 이어 ‘손앤박 하티’ 시즌2를 출시하며 3000원 균일가로 슬림 라이너와 멀티 스틱을 선보였다. 이 밖에도 마녀공장, 마데카21 등 인지도 높은 뷰티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편의점 단독 상품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대형마트 역시 저가 뷰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4월 LG생활건강의 ‘글로우 업 바이 비욘드’를 시작으로 4950원대 초저가 화장품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왔다. 허브에이드, 원씽, 알:피디알엔 등을 추가로 선보이며 스킨케어 중심의 상품군을 강화하며 다이소를 추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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