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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자' 정의선, 피지컬 AI 시대 '게임의 룰' 바꾼다

임윤서 기자 ㅣ seoo@chosun.com
등록 2026.01.21 17:12 / 수정 2026.01.21 17:29

글로벌 3위·시총 100조·브랜드 가치 30위…수치가 말하는 성공
"3세 경영인 중 가장 놀라운 성과…정주영 회장도 뿌듯해 할 것"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피지컬 AI 시장에서 게임의 룰을 바꾸고 있다. 정 회장은 기업의 근간인 제조업에 인공지능(AI)과 로봇 등 다양한 신사업을 공격적으로 접목하고 있다. 시장은 현대차그룹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며 AI 시대 '글로벌 톱티어' 기업으로의 도약을 예상하고 있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전날 장중 사상 처음으로 시가총액 100조 원을 돌파했다. 1974년 상장 이후 51년 만의 기록이다.


정 회장 체제 5년의 성과는 숫자로 명확히 나타난다. 정 회장이 회장에 취임한 2020년 10월 이후 현대차그룹 시가총액은 65.9% 증가했다. 현대차만 보면 더 극적이다. 21일 현재 시가총액이 107조 원을 돌파하며, 단기간에 100조원 클럽 진입을 달성했다.


특히 증권가는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기술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글로벌 브랜드 컨설팅 업체 인터브랜드가 발표한 '2024 글로벌 100대 브랜드'에서 현대차는 브랜드 가치 230억 달러를 기록하며 순위 30위에 올랐다. 최근 5년 동안 브랜드 가치가 141억 달러에서 230억 달러로 63% 성장했고, 브랜드 순위는 36위에서 30위로 6단계 상승했다.


현대차그룹은 정 회장 취임 2년 만인 2022년 글로벌 자동차 판매 684만 대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 3위에 올랐고, 이후 글로벌 톱3 지위를 지키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업계는 정 회장의 탁월한 리더십과 경영 능력, 기민한 판단력과 결단력 등을 바탕으로 한 '퍼스트 무버' 경영 전략을 그룹 순항의 원동력으로 꼽는다.

보스턴다이나믹스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개발형 모델'. /현대차 제공

로보틱스와 자율주행, 미래 먹거리 선점


정 회장은 수석 부회장 시절 자동차 50%, 도심항공교통(UAM) 30%, 로보틱스 20%라는 사업 비중 목표를 공개하며 모빌리티 기업을 꿈꿨다. 청사진은 현재 진행형이다.


현대차그룹은 2020년 3월 미국 자율주행 기술기업 앱티브와 각각 20억 달러(약 2조8000억원)씩 투자해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을 설립했다. 모셔널은 2026년 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운전자 개입이 전혀 필요 없는 '레벨4' 무인 로보택시 서비스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로보틱스 분야에서는 더욱 과감한 행보를 보였다. 현대차그룹은 2020년 12월 소프트뱅크그룹으로부터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배 지분을 인수하기로 최종 합의했고, 2021년 6월 인수를 완료했다. 정 회장도 개인 지분으로 참여하며 로보틱스에 대한 확신을 보였다.


보스턴다이내믹스를 대표하는 로봇 모델은 '스팟', '아틀라스', '스트레치'다. 스팟은 4족 보행 로봇으로 산업 현장은 물론 사람이 접근하기 힘든 환경에서도 탐사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아틀라스는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인간과 유사한 움직임을 구현한다. 스트레치는 무거운 물체를 스스로 옮기는 협동 물류 로봇이다.


2026년 CES에서 공개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는 그의 예측이 옳았음을 증명했다. 현대차그룹은 보스턴다이내믹스와 구글 딥마인드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몸은 보스턴다이내믹스, 뇌는 구글'이라는 최강의 조합을 완성했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현대차 인도 첸나이공장 임직원들과 함께 생산 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앞줄 오른쪽부터 무쿤단 현대차 인도 첸나이공장 생산실장, 고팔라 크리쉬난 현대차 인도권역 CMO, 정의선 회장, 타룬 갈그 현대차 인도권역본부장. /현대차 제공

100년 기업 향한 '영혼의 경영'


정 회장의 경영 철학은 "혁신은 인류를 지향해야 하며 진정한 진보는 사람의 삶을 향상시킬 때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자동차는 이동수단이 아니라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공간"이라고 강조하며, 고객 경험과 임직원 복지 개선에도 힘써왔다.


미국 자동차 전문 매체 오토모티브 뉴스는 지난해 8월 정주영 창업회장·정몽구 명예회장·정 회장을 '100주년 기념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정 회장은 인터뷰에서 정 창업회장이 자동차를 넘어 모빌리티 전체를 구상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로보틱스, 소프트웨어중심차(SDV), 수소 사업 등으로의 확장을 언급하며 현대차그룹이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을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오토모티브 뉴스는 "정주영 창업회장은 '현대'라는 이름으로 선박부터 다양한 산업군을 아우르는 거대한 기업을 세웠고, 정몽구 명예회장은 품질을 강화하고 글로벌 시장에 진출함으로써 현대차그룹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켰으며, 정 회장은 현대차·기아·제네시스 브랜드를 세련되고 혁신적인 이미지로 브랜드 가치를 높였다"고 평가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 로봇. /현대차 제공

3세 경영인 중 가장 놀라운 성과…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 완성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정 회장의 경영 성과에 대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AI 미래지향적 식견을 갖춘 3세 경영인 중 가장 놀라운 성과를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서 교수는 "현대차는 한국 최고의 제조업체 중 하나였지만, 정 회장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현대차를 국제화시키며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로 탈바꿈시켰다"며 "애플과 같은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가 많지만, 한국 기업은 그런 명품 기업을 만드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는데 정 회장이 이를 해냈다는 점에서 경영 능력이 탁월하다"고 말했다.


특히 서 교수는 "AI를 접목하고 보스턴다이내믹스 같은 로봇 기업을 인수한 것은 신의 한 수였다"며 "결과적으로 시가총액이 모든 것을 대변하기 때문에 시사점이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故))정주영 회장께서 보신다면 굉장히 뿌듯해하실 것"이라며 "2세 경영인도 훌륭했지만, 3세 경영인으로서 정교하고 섬세한 경영으로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는 기업을 만들어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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