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택시3 제작발표회 / 사진: SBS 제공
"이번 시즌이 마지막이라고 한다면 정말 열정과 사랑을 모두 쏟아냈다는 것을 시청자들께서 느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제가 가진 역량을 다 쏟아부었던 것 같다."
18일 서울 양천구 SBS 방송센터에서는 새 금토드라마 '모범택시3'(극본 오상호, 연출 강보승) 제작발표회가 열려 연출을 맡은 강보승 감독과 배우 이제훈, 김의성, 표예진, 장혁진, 배유람이 참석했다. 세 번째 시즌으로 돌아온 '모범택시'는 베일에 가려진 택시회사 무지개 운수와 택시 기사 김도기가 억울한 피해자를 대신해 복수를 완성하는, 사적 복수 대행극이다.
'모범택시' 첫 시즌에 조연출로 활약했던 강보승 감독이 연출자로 나선다. 주안점을 묻자 강 감독은 "시즌 3는 완결된 이야기처럼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앞선 이야기에 나온 분들이 단순히 구제되거나 도움을 받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닌, 각자 자신의 자리로 복귀해 불씨가 되어주는 따뜻한 이야기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각각 다루는 사건은 다르지만 커다란 하나의 이야기처럼 보이게 하려고 많이 노력했다"라며 연결성을 강조했다.
어느덧 세 번째 시즌이다. 탄탄한 세계관을 구축한 메가 IP로 자리매김한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N번방, 버닝썬 등 실제 사건 기반의 시의성 적절한 소재를 활용하며 시청자들의 몰입감을 높인 것 역시 하나의 포인트다. 이번 시즌에서는 어떤 사건을 만날 수 있는지 묻자 강보승 감독은 "꼭 지금 시점의 어떤 사건이라기보다는 사실 이런 사건은 계속해서 반복되어 왔기 때문에 올해에만 일어난 그런 일은 아니다"라며 운을 뗐다.
그는 "사소한 영역이지만, 시즌 3에는 택시 회사에 두더지 잡기 게임을 놔두었다. 두더지를 잡는 게임은 두더지를 뭘로 쳐도 다시 나온다. 그걸 멈추게 하기 위해서는 기계 장치 안으로 들어가야 하지 않는 마음으로 사건을 선별했다. 보다 본질적인 부분으로 접근하려고 했고, 시의성 있는 사건을 재현하는 것보다는 표현하는 것에 방점을 두려 했다"라고 말해 궁금증을 자극했다.
이제훈은 전 특수부대(육군특수전사령부 707특수임무단) 장교에서 현 무지개 운수의 택시 기사가 '김도기'를 연기한다. 그는 상대를 완벽하게 무너뜨리기 위해 주저 없이 모든 장르를 넘나들며 복수를 설계하는 인물이다. 이번 시즌에서 보여줄 '부캐'(부캐릭터)들의 활약이 특히 기대를 모으는 가운데, 이제훈은 "시작부터 강렬한 부캐를 선사해 드릴 것 같다"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지난 시즌을 넘을 캐릭터들이 있는지 묻자 이제훈은 "저도 지난 캐릭터들을 뛰어넘는 부캐를 구현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고 긴장도 많이 됐는데, 이번 1, 2화에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부었던 것 같고, 3, 4화는 굉장히 반대되는 굉장히 귀엽고 사랑스러운 면모가 있는 캐릭터라 애착이 많이 간다. 그 이후에도 다양한 캐릭터가 나오는데 빨리 모두 보여드리고 싶다. 한 주 한 주 '모범택시'와 함께 저의 부캐도 궁금해하실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전작과 비교해 성장한 지점이 있는지 묻자 이제훈은 "지난 시즌에서 김도기가 악당을 상대하며 다채롭게 보인 모습이 이번 시즌도 이어지지만, 동시에 다크 히어로물 중 독보적 캐릭터로 입지를 굳힐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작가님께서 쓰신 캐릭터가 이번 시즌에서는 위대하게 느껴진다"라며 "또 그가 가진 트라우마와 내면의 아픔이 있고, 여러 에피소드를 거치며 지치고 힘든 부분이 있는데 그런 부분에서 어느 정도 치유를 받는 모습이 있을 것 같다. 시청자들께서 기대해 주시면 좋을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시즌 포인트 중 하나는 한층 업그레이드된 '모범택시'를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카 액션에 대해 이제훈은 "지난 택시들은 조금 더 클래식하면서 유니크한 맛이 있었다면, 이번에는 성능부터 잘 달리고 그래서 편했다. 밟으면 쭉쭉 나갔다. 디자인도 정말 멋지게 뽑혀서 이번 시즌의 시그니처 카로 굳어질 것 같다"라고 자신했다.
차량의 변화에 대한 이유를 묻자 강보승 감독은 "제가 시즌 1 당시 구형 모델을 선택했던 이유는 최초의 무지개 운수는 장대표(김의성)의 서사에서 시작됐기 때문이다. 부모님을 잃고 복수심을 가지고 있어야 했는데, 그 복수심을 어떻게 유지할까가 포인트였다. 삐삐를 포함한 구형 모범택시 디자인은 단순한 레트로가 아닌, 장대표의 부모님께서 타던 차였다. 그런 이유로 차를 선택했는데, 시즌 2에서 자동차가 바뀌었길래 시즌 3도 바꿔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답했다.
극 중 무지개 운수의 대표이자, 범죄 피해자 지원센터 '파랑새 재단'의 대표 '장성철'을 연기하는 김의성은 여전히 시청자들의 의심 1순위로 꼽히고 있다. 이에 대해 묻자 김의성은 "제가 평소에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돌이켜 보게 된다"라며 "시즌 1부터 어느덧 5년이 흘렀는데도 아직 의심하는 분이 많다. 속을 뒤집어서 보여드릴 수는 없지만, 계속 지켜봐 주십시오"라고 당부해(?) 웃음을 자아냈다.
여기에 자칭 IT 전문가이자, 타칭 해커인 무지개 운수의 경리과 직원 '안고은' 역의 표예진, '무지개 운수' 정비실 엔지니어 최주임(이름 최경구), 박주임(이름 박진언)을 연기하는 장혁진과 배유람 등 지난 시즌부터 함께 해온 '무지개 운수' 일원들이 다시 뭉쳐 더욱 기대감을 높인다.
표예진은 '모범택시'의 롱런 비결로 "작가님께서 꾸준히 글을 잘 써주시고 계시고 멤버들과 스태프들까지 시즌 1 때 함께 했던 분이 많다. 모두가 작품에 애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최선을 다하고 꾸준히 유지해갈 수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의성은 "사회에서 많은 분들이 법과 제도가 우리를 지켜주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런 면에서 이런 사적인 복수에 통쾌함을 느끼는 것 같다"라며 "물론 실제로 이뤄지면 안 되겠지만, 드라마 속에서 대신 복수해 준다는 이야기가 얼마나 좋습니까. 그런 응원의 힘이 드라마를 만드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다"라고 생각을 전했다.
이번 시즌의 관전 포인트를 묻자 장혁진은 "빌런들이 고구마를 주고 그 뒤에 사이다를 주는 이야기가 많은데, 이번 시즌에 고구마 같은 느낌이 없는 것 같다. 사이다를 위한 빌드 업을 크게 하고 그걸 잘 터뜨리는 것 같다"라고 전했고, 배유람은 "피해자들이 위로를 받는 방식에도 초점을 맞추면 좋을 것 같다. 빌런들과 상대하는 모습을 통해 치유를 받는 모습이 그려지는데, 피해자 역할에도 엄청난 배우들께서 함께해 주신다"라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지난 시즌을 뛰어넘는 이야기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은지 묻자 이제훈은 "워낙 강력했던 이야기라 시즌 3까지 이어질 수 있었기 때문에, 지난 시즌을 넘을 수 있을까 감히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더 깊어지고 끈끈해졌고 사이다 같은 통쾌함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시즌 1을 시작했을 때 이게 이어질 이야기라고 감히 생각을 못 했는데, 시즌 3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시청자분들의 사랑과 응원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다. 그만큼 시원함과 빅 재미로 보답해 드릴 것을 약속드리겠다"라고 자신했다.
다만 이번 시즌 3가 최종장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이제훈은 "이 무지개 운수가 항상 시청자 여러분께 오래 사랑을 받았으면 하는 바람은 있지만, 계속 바람만으로 이뤄질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고, 강보승 감독은 "보통 '트릴로지'라고 하는데, 3부작이 최종장처럼 보이기도 하고 마치 최종 장인 것처럼 최선을 다해 만든 측면도 있다"라며 "스포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보다 보면 어느 순간 숫자 3이 없어질 것이다. '모범택시'가 출발할 때의 본연의 마음에 집중하는 순간이 올 것 같다"라고 답했다.
한편 SBS 새 금토드라마 '모범택시3'는 오는 21일(금) 저녁 9시 50분에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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