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푸드마켓 수성점 /이마트 제공
국내 대형마트가 식료품 위주의 매장을 전면에 내세우며 '본업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급성장한 온라인 유통에 맞서 오프라인 유통 강점으로 꼽히는 식료품 비중을 키우는 모습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식료품 상시 저가'를 지향하는 특화매장 ‘이마트 푸드마켓 수성점'을 열었다. 31년 업력의 상품기획 역량을 극대화해 연중 신선, 가공식품을 최저가에 판매한다.
영업면적은 1200평 규모다. 이 가운데 테넌트와 행사장을 제외한 직영 면적의 86%(856평)을 식료품으로만 채워 차별화를 꾀했다. 상품 가격은 할인점 보다 20~50%가량 저렴하게 판매한다. 지역 우수 협력사와 손잡고 단종·잔여 재고를 일괄 매입해 초저가로 판매하는 방식을 적용했다.
또 근거리 물류, 물량 전담 운영 방식으로 상품의 신선도와 원가 경쟁력을 동시에 높였다. 아울러 할인행사에 사용되던 마케팅 비용을 상품 가격에 투자하고 이마트 자체 마진도 낮춰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새로운 유통 구조를 만들어냈다.
이밖에도 점포 개발 투자비 절감, 물류 동선 효율화, 전자 가격표 도입, 진열 방식 개선, 현장 업무 간소화 등으로 판매관리에 소요되는 모든 비용구조를 최소화했다.
이마트는 압도적 가격 경쟁력을 기반으로 하는 '가격 혁신'과 장보기를 넘어 체험으로 고객 경험을 확장하는 '공간 혁신' 2개의 축으로 본업 경쟁력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롯데마트와 슈퍼도 식료품 특화 매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말 은평점을 식품 전문매장인 '그랑그로서리'로 개편했다. 그랑그로서리는 식료품에 특화한 매장 콘셉트를 말한다.
그랑그로서리는 롯데마트가 대형마트 업계에선 처음으로 매장의 90%를 먹거리로 구성한 새로운 유형의 매장이다. 일반적으로 대형마트의 식품과 비식품 운영 구성비가 5:5 혹은 6:4인 것과 대조적이다.
롯데마트 직영 베이커리 ‘풍미소’를 시작으로 뷔페 바 ‘요리하다 키친’와 오더메이드 방식의 ‘요리하다 스시’, 이색 간편 구이류를 선보이는 ‘요리하다 그릴’ 등 즉석 조리 식품 코너를 매장 입구에 전진 배치했다. 총 길이만 44m에 달한다.
대형마트 처음으로 매장 내 '드라이 에이징' 전용 숙성고를 설치하고 숙성육 특화존 '드라이 빈티지'를 운영한다. 축산 역시 일반 매장 대비 상품 운영 수를 20% 정도 늘리고 '마블나인 티본스테이크'와 와규 중에서도 8등급 이상만을 선별한 'MBS8+ 구이' 등 다양한 이색 상품을 선보인다.
가공식품 차별화를 위해 글로벌 상품과 라면, 커피, 건강 등 트렌디한 특화존도 운영한다. 글로벌 상품존에서는 해외 직소싱을 통해 유럽과 아메리카, 아시아 등 각 국가별 식재료와 어울리는 조미료와 소스를 가성비 있는 가격에 최대 구색으로 선보인다.
지난달엔 기업형 슈퍼마켓(SSM)인 롯데슈퍼 도곡점도 그랑그로서리로 만들었다. 이곳은 롯데슈퍼 1호 그랑그로서리 매장이자 SSM 업계 처음으로 선보이는 400여평 규모의 식료품 전문 매장이다.
점포 내 취급하는 식료품 수는 롯데슈퍼에서 가장 많은 약 5000개에 달한다. 이는 일반 롯데슈퍼 점포에서 취급하는 식료품 수 대비 약 30% 많은 수치다.
간편식 특화 코너인 '데일리 밀 설루션'에서는 냉동 간편식 구색을 2배 이상 확대했다. 롯데슈퍼 처음으로 구성한 'K-스트리트 푸드'에선 국내 유명 맛집과 협업한 기획 상품 30여종을 판매한다. 이밖에 농·축·수산의 신선 식품도 다양화해 고객의 선택 폭을 넓혔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 채널의 온라인 침투율이 많이 높아졌지만 아직 신선식품 카테고리 만큼은 소비자들이 온라인보다 직접 눈으로 보고 구매하기를 원하는 분들이 많다"며 "때문에 대형마트들 역시 이러한 소비자 눈높이에 맞춰 그로서리 상품을 더욱 강화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롯데슈퍼 그랑그로서리 도곡점/ 롯데쇼핑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