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형마트 식음료 코너 모습 / 뉴스1
소비가 증가하는 연말을 앞두고 식음료업계가 제품 가격을 올리면서 소비자들의 먹거리 물가 부담은 더 커지게 됐다. 해태제과와 농심에 이어 오리온도 가격 인상에 나섰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은 내달 1일부터 13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10.6% 인상한다.
오리온은 "가격 인상 대상은 카카오 등 가격이 급등한 원재료의 사용 비중이 높아 이익률이 급감한 제품으로 한정했다"고 말했다.
주요 제품별 인상률은 '초코송이' 20%, '마켓오 브라우니' 10%, '톡핑' 6.7%, '오징어땅콩' 6.7% 등이다.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초코파이'는 이번 인상 품목에서 제외됐다. 소비자 부담을 고려해 30% 이상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투유' 등 일부 제품은 가격을 올리는 대신 당분간 제품 공급을 중단키로 했다.
해태제과는 초콜릿 원료 비중이 높은 홈런볼과 자유시간, 포키 등 10개 제품 가격을 다음 달 1일부터 평균 8.59% 인상한다. 홈런볼과 포키의 소비자 가격은 1700원에서 1900원으로 11.8% 오르고 자유시간은 1000원에서 1200원으로, 오예스 한 상자(360g)는 6000원에서 6600원으로 10% 인상된다.
해태제과 측은 코코아 등 원재료 가격이 급등하고 인건비와 물류비, 에너지 비용 등이 올라 원가 압박을 감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판단해 초콜릿 제품 가격을 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생필품인 생수 가격도 오른다. 농심은 다음 달부터 생수 백산수 출고가 평균 9.9% 올린다. 이에 따라 백산수 500㎖ 제품의 편의점 가격은 950원에서 5.3% 오른 1000원이 된다. 대형마트 기준 백산수 500㎖ 가격도 430원에서 480원으로 11.6% 오른다. 백산수 가격 인상은 지난 2018년 1월 이후 6년 11개월 만이다.
기호식품부터 생수까지 줄줄이 가격이 오르면서 서민들의 장바구니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생필품가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12개 품목 297개 생필품 중 지난해 같은 달 대비 가격이 올라간 제품은 185개(62.3%)에 달했다. 이 가운데 시리얼·라면을 포함한 곡물 가공품과 과자·빙과류는 각각 2.8% 올랐다.
소비자원 생필품가격보고서는 대형마트와 슈퍼마켓, 백화점, 편의점 등 전국 500여개 유통 매장에서 할인 프로모션을 적용한 후 최종 판매가격을 토대로 작성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각종 비용 인상 요인이 많은 상황"이라며 "식품이나 생활용품을 중심으로 한 물가 불안은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