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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헤이즈 "가을이 아니었다면, 이렇게 내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하나영 기자 ㅣ hana0@chosun.com
등록 2024.11.06 15:37

헤이즈 인터뷰 / 사진: 피네이션 제공

헤이즈(Heize)가 가을을 닮은, 그리움을 듬뿍 담은 앨범과 함께 돌아온다.

오늘(6일) 오후 6시 각종 온라인 음원사이트를 통해 헤이즈는 아홉 번째 미니앨범 'FALLIN''(폴린)을 발매한다. 컴백을 앞두고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만난 헤이즈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앨범을 낸다는 것은 떨리고, 설레고 감사한 마음이 드는 것 같다"라며 "1년 가까이 저 혼자서 작업실에서 쓰고, 듣고 모니터를 한 곡이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됐는데 진심이 잘 전해졌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새 앨범은 다양한 그리움과 더불어 새로운 시작을 향해 나아가려는 의지를 담은 총 7개의 트랙이 수록된다. 헤이즈는 "작업 과정에서 혼자만의 생각에 빠져 '이게 맞나', '이게 최선의 표현일까' 고민하는 시간이 길었는데 올해가 가기 전에 새 앨범을 들려드릴 수 있어 다행이고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제 안에서는 어떤 의심과 확신이 반복됐다. 오늘 들었을 때는 좋다가도 내일 들으면 이게 좋나 싶을 때가 많았다. 세상에 곡이 공개가 되기 전까지 이런 고민이 반복이 되고, 다 완성을 하고 나서도 부족하지 않나 싶을 때도 있었는데, 그래도 적정한 선에서 멈춰 이렇게 나올 수 있게 됐다."

그렇게 완성된 앨범은 늦가을에 팬들과 만날 수 있게 됐다. 가을과 잘 어울리는 앨범 같다는 말에 "처음부터 의도를 했던 것은 아니었다"라며 "타이틀곡이 정해지고 난 뒤 제가 써두었던 곡을 하나의 그리움이라는 메시지 아래 모으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가을까지 오게 다. 가을이 아니었다면 이렇게 내지는 않았을 것 같다. 그리움이라는 키워드 자체가 가을과 닮아있다는 생각을 해서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다. 가을이 되게 낭만적이면서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잎이 떨어지고 초라해지는 계절이기도 하다. 그런 것들이 또 사라지지만, 새로운 것을 암시하는 계절 같다. 이 앨범 역시 묵어있는 그리움을 털어내고 새로운 것들로 채우고 시작한다는 의미를 담았기 때문에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라고 소개했다. 

타이틀로 선정된 'FALLIN''은 사라져버린 것들에 대한 그리움을 풋풋하고 미숙했던 사랑에 빗대어 풀어낸 곡이다. 헤이즈의 따뜻한 음색과 다채로운 사운드가 어우러져 리스너들에게 위로와 공감의 메시지를 전할 계획이다.

이번 앨범에서 유일하게 헤이즈가 작사 및 작곡에 참여하지 않은 곡을 타이틀로 내세웠다. 헤이즈는 "타이틀을 정하는 것도 하나의 풍파였다. 쉽지 않았다. 의견이 좁혀지지 않던 상황에서 회사에 있던 데모곡을 듣게 됐는데, (싸이 대표님이) 이 곡을 한 번 해보면 어떻겠냐고 제안을 해주셨다. 메시지도, 곡도 좋아서 만장일치로 타이틀로 결정하게 됐다. 단순히 연인과의 이별뿐 아니라, 모든 관계를 떠올릴 수 있다는 생각을 했는데, 듣는 분들도 그렇지 않을까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헤이즈가 떠올린 그리움의 대상은 누구였을까. 그는 "살면서 다양한 그리움이 쌓여간다. 저는 어린 시절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라든지, 지금보다 훨씬 더 순수하게 사랑에 임했던 시절도 생각했고, 살아오면서 지나온, 떠나온 사람들과 저를 지나간 사람들도 있다. 되게 많은 대상들과 시간을 떠올릴 수 있던 계기가 됐다. 그러면서 느낀 것은 그리워진다는 것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러운 것 같다. 그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더 나은 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많이 생각했다. 또 지나간 것을 그리워하며 지금의 내 모습을 놓치는 경우도 있는데, 그렇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라고 답했다. 

이 밖에도 새 앨범에는 '모든 걸 가르쳐 준 사람이니까'를 비롯해 '미래일기', '겉마음', '점', '내가 없이', 'November song'(노벰버 송) 등이 담겨 '감성 장인'으로 자리매김한 헤이즈만의 음악 색깔을 만나볼 수 있다. 헤이즈는 "피처링이 아예 없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그리움에 대한 제 얘기를 온전히 들려드리는 과정에서 더 진솔하게 다가가려면 저 혼자 불러야겠다는 생각이 강했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타이틀을 제외한 모든 곡들은 헤이즈 자의 이야기를 녹여낸 '일기장' 같은 곡들이다. 헤이즈는 특히 '모든 걸 가르쳐 준 사람이니까'에 대해 "지금 제 모습이 되기까지 정말 많은 다양한 사람이 영향을 줬지만, 그 안에서도 첫사랑의 영향이 크다. 제 취향은 물론, 생각하는 방식이나 음악을 듣는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 등에 대해 생각하며 쓴 곡인데, 나는 나 혼자만의 힘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었다"라고 소개했다.

또한 '겉마음'은 특히 애착이 가는 곡이라며 "밖에서 일을 할 때 환하게 웃지만, 그 마음에 웃지 못할 사정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런 마음을 다른 사람도 알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쓰게 됐고, 위로가 되면 좋겠다. 또 최근 제가 팬 커뮤니티가 생겼는데, 항상 밝게만 느껴졌던 팬들이 저에게 써준 글들 속에 생각도 못 했던 아픔의 시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다들 또 속마음과는 다른 겉마음으로 지내고 있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이 곡을 지난 팬미팅에서 선공개로 들려드렸는데, 그 곡이 위로가 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더욱 애착이 생기게 됐다"라고 말했다. 

다만 헤이즈는 이번 앨범이 '나'의 이야기에 국한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듣는 분들 각자가 그리운 대상을 떠올릴 수 있을 것 같다. 곡을 쓰면서는 저의 이야기였지만, 들려드리게 된 이후로는 듣는 분들의 이야기가 되를 바라는 마음으로 작업했다"라고 강조했다.

그리움을 노래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시작을 담아냈다. 헤이즈는 "여러 이별 이야기를 털어내고 나니 새로운 만남이나 사랑이라든지 밝은 이야기를 쓰고 싶다는 의지를 갖게 된 것 같다. 이 앨범을 만들면서 그리움이라는 감정에 대해 조금 많이 마주하고, 또 생각하게 됐는데 나에게 소중한 그리운 순간, 내가 사랑한 그리운 순간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내가 됐다는 생각으로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 것 같다. 이렇게까지 그리움을 생각했던 적이 없는 것 같아서 다음 앨범을 만들 때는 또 자연스럽게 결이 달라지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했다"라면서도 "장담할 수는 없지만"이라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이번 앨범의 목표를 물었다. "가을하면 떠오를 수 있는 앨범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다. 저는 이 음악이라는 것이 당장은 알 수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당장이어도 좋겠지만, 시간이 흐르면서도 좋고, 나중에라도 '가을'이라고 했을 때 회자되는 앨범이 됐으면 좋겠다. 또 그리울 때 생각이 나는 앨범이 되어도 좋을 것 같고, 나아가서 저라는 사람도 그리운 순간에 떠오르는 가수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인터뷰②] '데뷔 10주년' 헤이즈 "지금 모습? 상상할 수 없었던 길인 것 같다" 기사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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