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애니원 콘서트 / 사진: YG엔터테인먼트 제공
"우리 멤버들, 각자 솔로 활동을 하고 그랬지만, 진짜 넷이 하고 싶었거든요."
말을 꺼낸 산다라박은 물론, 객석의 팬들도 뭉클하게 만들었던 한 마디다. 2NE1(투애니원)이 무대를 통해 화려한 귀환을 알렸다.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는 2NE1의 단독 콘서트 'WELOME BACK'(웰컴 백) IN SEOUL'이 열렸다. 이번 공연은 2NE1이 10년 6개월 만에 개최하는 완전체 콘서트로, 데뷔 15주년을 맞아 개최되는 것으로 의미를 더했다.
공연 시작 전부터 화려한 관중들이 눈에 띄었다. 산다라박의 과거 야자수 머리를 그대로 재현한 사람은 물론, 과거 2NE1의 의상 스타일을 완벽히 선보인 팬도 있었다. 그때 조명이 암전 되고 'COMEBACK HOME'이 인트로 곡으로 흘러나왔다. 2NE1이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는 것을 알리는 곡이었다. 이와 함께 무대에 등장한 2NE1은 데뷔곡 'FIRE'를 선보였다. 다리를 찢는 민지도, 별을 그리는 박봄도, 한층 더 성장한 실력을 보여준 산다라박과 여전한 기량의 CL까지. 말이 필요 없는 2NE1의 등장이었다.
시작부터 팬들은 떼창과 함께 호응을 보냈고, 2NE1은 '박수 쳐', 'CAN'T NOBODY' 등의 곡을 선보이며 분위기를 예열시켰다. 특히 2NE1은 오랜만의 공연이라는 것이 믿기 힘들 만큼, 능숙한 호응 유도로 감탄을 자아냈다. 세 곡의 무대를 연달아 선보인 2NE1은 "너무 오랜만이에요. 보고 싶었어요"라며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저희가 다 같이 외치는 것이 있죠? 오랜만에 2NE1 놀자, 다 같이 할까요?"라며 뜨거운 시작을 알렸다.
"우리 더 놀아볼까요"라는 말에 이어진 공연은 'DO YOU LOVE ME'였다. 2NE1은 이날 대문자 'I' 모양으로 생긴 무대를 통해 팬들과 가까이에서 눈을 맞추었다. 특히 'DO YOU LOVE ME'에서는 "뛰어"라며 멤버들이 직접 돌출 무대까지 달려와 눈길을 끌었고, 'FALLING IN LOVE', 'I DON'T CARE'에서는 킬링 파트를 팬들과 함께 부르며 완벽한 호흡을 완성했다.
사흘간 약 12,000명의 관객이 공연장을 찾은 가운데, 수많은 셀럽들도 이번 콘서트를 즐기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그뿐만 아니라 아이유, 뉴진스, 아이브, 트와이스, 베이비몬스터, 에스파, 스트레이 키즈, (여자)아이들, 키스오브라이프, 보이넥스트도어, 지코, 그리고 지드래곤과 퍼렐 윌리엄스까지 여러 아티스트들이 2NE1의 귀환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특히 이날 무대 중간에 2NE1 댄스 챌린지 시간도 있었는데 뉴진스, 윤도현, 정용화, 노홍철 등 공연장을 찾은 아티스트들의 모습이 담겨 뜨거운 환호를 이끌었다.
2NE1 특유의 감성을 엿볼 수 있는 무대도 있었다. 의상과 함께 완벽히 분위기를 바꾸고 무대에 오른 2NE1은 '그리워해요', '아파', '살아봤으면 해' 등의 무대를 선보였다. 특히 라이브 감을 높여 멤버들의 보컬을 생생하게 들을 수 있었다. 또한 멤버들의 "같이 불러주세요"라는 말에 이어진 'LONELY' 무대에서는 다 같이 플래시를 켜고 흔드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I LOVE YOU', 'UGLY', '너 아님 안 돼'에서는 관객들도 모두 기립해 공연을 즐기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CL은 "여러분 몸 좀 풀리셨나요?"라며 "이렇게 특별하고 뜻깊은 날 함께 모이게 되어 기쁘고 행복하다"라며 벅찬 감정을 드러냈다. 산다라박은 "저희가 7월부터 연습을 했는데, 그때는 되게 힘들었다. 10월까지 언제 기다리나 했는데 벌써 서울 공연의 마지막이다. 저희가 첫 콘서트를 올림픽홀에서 했는데 15주년 기념으로 여기에서 뭉치게 되어 의미가 있는 것 같다"라고 감회를 전했다.
박봄은 "이번 공연을 준비하면서 멤버들에게 정말 고마웠고, 뜻깊은 시간이 됐다. 무엇보다 2NE1으로 인사드릴 수 있게 되어 행복한 시간이었다"라고 전했고, 공민지는 "이번 투어를 준비하면서 예전에 함께했던 스태프분들이 계셨다. 다시 만날 수 있어서 정말 반가웠고, 10년 만에 콘서트를 할 수 있게 큰 도움을 주셔서 감사하다. 그리고 언니들, 제가 진짜 많이 사랑하는 거 알죠?"라며 다 같이 포옹을 나누는 모습으로 뭉클함을 더했다.
이러한 뭉클함을 안고 2NE1은 'COME BACK HOME' 무대를 선보이며 무대가 이들의 집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이어 '내가 제일 잘나가', 'GO AWAY'까지 무대를 모두 마쳤다. 이번 섹션을 앞두고 공민지는 "꿈에서 봤던 장면이에요. 사실 네 명이 함께 여러분을 찾아뵙는 모습을 꿈에서 보게 됐는데, 실제로 이뤄진 것을 보면 꿈은 이뤄지는 것 같아요. 항상 저희 곁에 머물러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CL은 "자주는 못 만나도 1년에 한 번씩은 만나려고 했고, 그걸 꾸준히 지켜왔는데 올해 15주년인데 뭔가를 기념해 볼까, 사진이라도 찍어볼까 해서 시작된 다짐이었는데 지금 여러분 앞에 서있게 됐다"라며 "4개월 전만 해도 사라진, 멈춰 있던 그룹이었는데 여러 과정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이 자리에 여러분과 함께할 수 있게 되어 꿈만 같고, 저희 네 명에게는 치유가 많이 되는 자리인 것 같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여러분도 꼭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조금 무섭고, 막막할 수 있어도, 꼭 도전해 보시라고 저와 2NE1이 응원하고 싶다. 좋은 에너지를 주신 만큼, 배로 좋은 추억과 좋은 기분을 안고 돌아가시길 바란다."
무대를 모두 마치고 돌아간 2NE1을 향해 객석의 팬들은 '앙코르'가 아닌 "더 놀자"를 외쳤다. 이러한 화답에 응답한 2NE1은 앙코르 무대의 첫 곡으로 'HAPPY'를 선택했다. 그간 단 한 번도 무대를 선보인 적이 없던 만큼, 이번 공연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었다. 특히 멤버들은 직접 무대 아래로 내려가 팬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반쪽 하트를 완성해 주는 등 팬 서비스를 선사하기도 했다.
"오늘도 '더 놀자'라는 소리가 대기실까지 들려서 빨리 나왔어요"라며 산다라박은 "마냥 신나기에는 마지막이라 아쉬워서 감성적이네요"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에 팬들은 '다음에 또 놀자'라는 슬로건을 들고 2NE1을 향한 응원을 보냈다. 실제 이날 서울 공연은 끝이 나지만, 완전한 끝은 아니다. 산다라박은 앞서 "이번 공연이 티켓 대란이라는 말을 듣고 오늘 쐐기를 박으려고 한다. 저희 앙코르 콘서트 해야 되지 않겠습니까?"라며 "여기보다는 큰 곳으로 가서 더 많은 분들과 함께 하고 싶다"라며 다음을 기약했다.
'CRUSH'를 비롯해 히트곡 메들리까지 모두 마친 2NE1은 마지막 인사를 마치고 무대 아래로 내려갔다. 이렇게 2NE1의 화려한 귀환이 끝을 맺었다. 무엇보다 'WELCOME BACK'이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2NE1만의 오리지널리티가 돋보이는 공연이었다. 멤버들은 여전히 탄탄한 라이브 실력으로 팬들 앞에 섰고, 팬들은 오랜 기다림을 이겨낸 만큼, 이들을 향해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이번 공연과 함께 다시 흘러가기 시작한 2NE1의 시간이 어떤 방향으로 향할까 궁금증이 더해진다. 2NE1은 이번 서울 콘서트를 시작으로 9개 도시 15회 차 공연에 달하는 아시아 투어를 개최, 많은 글로벌 팬들과 함께 교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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