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서보형 사진기자, geenie44@gmail.com
눈여겨보지 않았던 한 여성의 삶을 통해 일제 강점기부터 해방, 한국 전쟁부터 제2차 세계대전에 이르기까지 한국, 일본, 미국을 오가는 역사의 한 자락이 전해진다. 그 삶에는 가족이 있었고, 사랑이 있었다. 시즌1에 이어 '파친코' 시즌2가 전 세계 시청자들을 만난다.
23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그랜드볼룸에서 Apple Original Series '파친코' 시즌2 프레스 컨퍼런스가 진행돼 배우 윤여정, 이민호, 김민하, 정은채, 김성규가 참석했다. 동명의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도서를 원작으로 한 ‘파친코’는 스스로에게 떳떳하게 살기 위해 낯선 땅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온 강인한 어머니 ‘선자’의 시선을 통해 사랑과 생존에 대한 광범위한 이야기를 4대에 걸친 연대기로 풀어낸 작품.
앞서 김민하와 이민호는 뉴욕에서 '파친코2'의 반응을 먼저 마주했다. 이민호는 "시즌 1 때도 과분하게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았다. 너무 좋았다. 드라마가 오픈되기 전, 극장에서 좋아해 주신 분과 가까이 소통하니 그 자체가 너무 좋았다"라고 밝혔고, 김민하는 "너무 떨렸다. 막상 가보니, 두 팔 벌려 환영해 주셔서 기분도 좋았다. 재미있게 봐주신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라고 덧붙이며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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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호는 '파친코' 시즌 1에 이어지는 시즌 2의 변화에 대해 "시즌 1이 땅을 잃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존'이라면, 시즌 2는 '살아내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일제 강점기에서 해방된 후, '파친코' 시즌 1의 인물들은 각자의 변화를 마주한다. 선자(김민하)는 노아와 모자수,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고, 한수(이민호)는 그런 선자를 다시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경희(정은채)는 세월의 흐름에 맞게 강인해지고, 새롭게 이들의 관계 속에 김창호(김성규)가 녹아들며 변화의 지점을 맞는다.
선자와 한수의 애절하면서도 복잡한 사랑은 '파친코' 시즌 2에서도 이어진다. 이민호는 "팬 분들도 '해바레기(해바라기+쓰레기의 합성어)'라고 부르시더라. 시즌 1에서 한수가 나와 같은 강인한 인간인 선자에게 첫눈에 반했고, 소유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생각했다. 그 감정이 시즌 2에서도 이어지는 것 같다. 그런데 그 시대에는 남자와 여자가 서로를 이해하는데 서툴렀고, 감정이 토막 난 시대라고 생각했다"라며 "더 많은 것을 가질수록 선자와 노아에 더 집착하는 것 같다. 지금 시대에 '한수'가 있었다면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려울 것 같다"라고 자기 생각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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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하 역시 '파친코2'에서 선자가 가진 한수에 대한 감정을 전했다. 그는 "한수는 선자에게 처음 세상을 보여준 백과사전 같은 사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복잡했다. 김민하는 "시즌2 관계가 너무 복잡하고. '도대체 이 감정은 뭘까, 내 삶에 없어지면 좋겠는데 매일 생각하는 이 마음은 뭘까' 싶었다. 전쟁이 나고 계속 밀어내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 사람 없이 살아낼 수가 없다"라며 "계속 복잡한 마음으로 상황에 집중하려고 했다"라고 남다른 노력을 전했다.
윤여정은 시즌 1에 이어 노년의 '선자' 역을 맡았다. 모자수(아라이 소지)의 아들 솔로몬(진하)와 함께 많은 부분 호흡을 맞췄다. 이에 대해 윤여정은 "잘하는 배우라고 생각했다. 할머니와 손자가 기차역에서 만나는 장면을 찍으며 처음 만났는데, 배우는 배우끼리 알아보는 게 있다. 진하가 너무 잘 해냈다. 진하가 일본어를 모르는 아이인데, 그걸 다 해냈다. 그래서 나에게도 일본어 대사가 많아졌다"라며 언어에 대한 고충을 전했다. 또한 영화 '곡성'을 통해 한국에서도 큰 사랑을 받은 일본 배우 '쿠니무라 준'과의 호흡에 대해 "노련한 배우"라며 "일본어로 연기하는 게 죽을 맛이더라"라며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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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규는 '김창호' 역으로 '파친코2'에 새롭게 합류했다. 그는 "합류 소식을 듣고 놀랐다. 캐스팅 이야기를 함부로 하면 안 됐다. 조용하게 기뻐하고 촬영을 준비하며 시간을 보냈다. 저도 기대된다. 제가 가장 크게 기대하는 건 전에 보여준 적 없는 관계가 선자 가족과 이어진다. 배우로서 새로운 경험이었기에, 보시는 분들이 어떻게 봐주실지 궁금하다"라고 소감을 전해 기대감을 더했다.
시즌2에서 6~8까지 에피소드는 재일 한국인 3세의 일본 영화감독 이상일이 맡았다. 그는 제작사를 통해 "모두에게는 부모가 있고, 조부모가 있고, 그들의 뿌리가 있다. 사람들은 모두 어딘가에서 와서 어디론가 간다. 결국 모두 언젠가 자신의 뿌리를 되돌아 보게 되는 순간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나는 이것이 인생에서 누구나 한 번쯤은 겪어야 될 일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경우, 미국에 오게 되면서 처음으로 작품을 통해 나의 뿌리를 돌아볼 기회를 얻게 됐다. ‘파친코’를 통해 이러한 기회를 얻었기 때문에, 이 작품에는 나의 언어로 표현한 나의 뿌리가 담겨있다"라고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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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1의 척박한 땅에서 시즌2에는 '사랑'이라는 꽃이 핀다. 이민호는 "시즌2에서 모든 인물이 사랑을 하고 있다. 그런 대본과 완성된 작품을 보며, 우리가 살아가면서 사랑이 얼마나 중요한지, 얼마만큼 좋은 에너지를 주는지를 생각한 것 같다. 시대적 배경과 한수-선자의 독특한 관계성으로 담겨서 그렇지, 살아가는데 사랑이 얼마나 소중하고, 사랑에 대한 의미를 생각하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덧붙이기도 했다.
선자의 삶과 가족, 그리고 사랑을 중심으로 한국, 일본, 그리고 미국을 아우르는 시대상이 담긴다. 윤여정은 "이 여자는 못 배우고, 정말 가난했던 여자인데, 천박하지 않게 살아가는 정신이 우선이었던 여자였다. 그래서 좋았다"라고 소회를 전했다. 또한 김민하는 "'파친코' 공개 후, 많은 나라의 사람들이 보내준 '공감했다, 나의 이야기를 보는 것 같다'는 피드백을 마주하면서 감격스럽다고 생각했다. 우리나라 이야기라도 통합되는 이야기를 한 거 아니냐. 그 점이 감동이었다"라고 전했다. 우리나라의 한 여성의 삶이 전하는 공감과 울림에 기대감을 더하면서다.
한편, ‘파친코’의 시즌 2는 총 8편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져 있으며, 8월 23일(금) 첫 번째 에피소드 공개를 시작으로, 10월 11일(금)까지 매주 금요일 한 편의 에피소드를 Apple TV+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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