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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런 우아한형제들 대표 사임 DH 압박 때문?...배민 내우외환 구독제로 돌파

김태동 기자 ㅣ tad@chosun.com
등록 2024.07.04 15:46

이국환 대표 사임 둘러싸고 DH와 '갈등설'
선장 없는 배민 "수익성 잡자"…'배민클럽' 유료 전환

이국환 우아한형제들 대표. / 우아한형제들 대표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최고경영자(CEO) 이국환 대표가 돌연 사임하는 등 회사를 둘러싼 내우외환(內憂外患) 속 할인 혜택이 큰 '배민클럽' 유료화를 공식화해 주목받고 있다.

쿠팡이츠의 무서운 추격에 본사의 압박이 있었을 것이란 업계의 시각과 더 이상 시장점유율을 내 줄 수 없다는 전략 차원에서도 이번 배민클럽의 성공은 우아한형제들에겐 대내외 적으로 매우 중요한 시점이다.

배달의민족 CEO 이국환 대표 전격 사임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배민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최고경영자 이국환 대표가 지난 2일 전격 사임했다. 공식 대표로 취임한지 1년 6개월여 만이다.

우아한형제들은 보도자료를 내 "이국환 대표가 일신상의 사유로 사임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지난해 1월부터 대표직을 맡아왔다. 이 대표는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창업자가 12년 만에 대표직에서 물러난 이후 홀로 배민을 이끌어왔다.

차기 대표는 아직 선임되지 않았다.

우아한형제들은 이 대표가 사임된 날 오전 이사회를 열어 사내이사인 피터얀 반데피트를 임시 대표로 선임했다. 반데피트 대표는 내정 상태인 차기 대표가 정식으로 선임될 때까지 임시 대표를 맡는다.

우아한형제들은 다음 달 이후 주주총회와 이사회 의결을 거쳐 신임 대표를 선임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컨설팅업체 맥킨지 출신으로 지난 2017년 우아한형제들에 합류했고 배민1 등의 푸드딜리버리 사업과 B마트, 배민스토어 등 배달커머스 사업을 만들며 우아한형제들을 성장시키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우아한형제들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3조4155억원 영업이익 699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5.9%, 영업이익은 65% 오른 수치다.

우아한형제들의 지분 99.1%를 보유하고 있는 독일 모기업 딜리버리히어로(DH)는 배민 인수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4000억원 넘는 배당금을 챙겼다.

때문에 DH의 실적 압박이 심했다는 이야기부터 대주주와의 갈등설까지, 이 대표의 갑작스러운 사임을 두고 여러가지 추측들이 나오고 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대표 사임과 관련해선 '일신상의 사유' 외에는 드릴 수 있는 답변이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사임 직후 사내 메일을 통해 직원들에게 그간 노고에 대한 감사 인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독제 멤버십 '배민클럽' 유료 전환...수익성 강화 돌입

배민 구독제 멤버십 '배민클럽'의 유료 전환은 수장이 사임된 직후 내놓은 영업 전략이다. 음식 주문 시 제공한 무료배달 등의 서비스를 '유료화'한 것이 골자다. 충성 고객을 늘려 수익성 강화의 디딤돌로 삼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배민은 무료 배달,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배민클럽 서비스를 다음 달 20일부터 유료화한다. 월 이용료는 3990원이다.

배민은 오는 9일부터 사전 가입 기간을 운영해 이용요금을 할인된 가격인 1990원에 이용할 수 있도록 프로모션을 진행한다고 안내했다. 최소 1개월 무료 이용권도 제공한다.

해당 멤버십 가입자는 배민클럽 표시가 있는 가게에서 여러 건 묶음배달을 의미하는 알뜰배달의 경우엔 배달비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단건배달인 한집배달로 주문하면 배달팁 1000원 이하로 할인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또 추가 거리에 따른 배달비도 무료라고 배민은 전했다.

배민이 구독제 멤버십을 유료로 전환하게 된 배경에는 배달 앱 시장의 격화된 경쟁 상황 때문이다. 배민은 지금까지 모든 회원을 대상으로 묶음배달 무료 등 혜택을 제공해 왔지만, 경쟁업체들은 구독제를 기반으로 이용자를 끌어모았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쿠팡이츠의 6월 월간 활성화 이용자 수(MAU)는 전달 대비 5.3% 증가한 771만명으로 앱 출시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쿠팡이츠에 이은 3위는 요기요(592만명)로 집계됐다. 요기요의 월간 사용자 수도 전달(595만명) 대비 0.5% 가량 감소했다.

같은 기간 배민의 월간 사용자 수는 전달(2174만명) 대비 약 0.2% 줄어든 2170만명이다.

쿠팡이츠와 요기요에 이어 업계 1위 배민까지 구독제 멤버십 유료 전환을 공식화하면서 배달앱 간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재 쿠팡이츠는 월 7890원의 쿠팡와우 멤버십을 이용하면 배달비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요기요는 지난 4월부터 '요기패스엑스(X)' 구독료를 월 4900원에서 2900원으로 낮췄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쿠팡이츠가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굳건한 1등을 지키려는 배민 입장에선 대응차원에서 구독제는 불가피해 보인다"며 "대표 사임도 고배당금의 맛을 본 DH가 올해도 배당금을 지키려면 대표를 압박해서라도 쿠팡이츠의 추격을 따돌려야 하기 때문일 것이란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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