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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부풀리고, 민노총 개입까지'…삼성전자 내부서 터진 '전삼노' 비위

조한진 기자 ㅣ hjc@chosun.com
등록 2024.06.04 16:53

DX지부장 A씨, 'DX지부에서 전삼노의 비위 행위를 알립니다' 글 게시
조합원 부풀리기·민주노총 간부 조합원 활동·다중계정 사용 의혹 제기

전국삼성전자노조 조합원들이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문화행사를 갖고 임금 협상 및 올해 임금 인상안 재논의 등을 요구하고 있다. /뉴스1

삼성전자의 최대 노동조합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조합원 숫자를 부풀리고, 민주노총 간부가 조합원으로 활동 중이라는 내부 폭로가 나왔다. 전삼노가 삼성전자의 사상 첫 파업을 선언한 가운데 '노노갈등'까지 심화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DX지부장 A씨는 전날 밤 사내 게시판에 'DX지부에서 전삼노의 비위 행위를 알립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초기업 노조는 삼성전자 DX노조, 삼성화재,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5개 계열사 노조의 연대체다.


A 지부장은 ▲조합원 숫자 부풀리기를 통한 근로시간 면제자 조작▲민주노총 금속노조 간부의 전삼노 조합원 활동 ▲전삼노 집행부의 다중계정 사용 등의 의혹을 제기하면서 녹취록 등을 함께 공개했다.


A 지부장에 따르면 전삼노는 지난 2020년 노조 홈페이지를 개설하면서 조합원 수를 부풀리고, 근로면제시간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비노조원인 일반 직원의 사내계정 정보를 도용해 허위로 조합원을 등록했다. 전삼노 위원장과 부위원장이 조합수 조작 사실을 은폐하는 상황이 담긴 녹취록도 공개됐다.


삼성전자 노사는 2022년 단협에서 전삼노 조합원이 4000명 이상이라는 주장에 따라 1만5000시간 이상의 근로시간면제를 부여했다. 현재 전삼노에는 위원장, 부위원장 등 총 8명이 풀타임으로 근로시간을 면제받고 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간부의 전삼노 조합원 활동도 A 지부장은 문제 삼았다. A 지부장은 2022년 당시 금속노조 전략조직국장 이 모씨가 전삼노 조합원으로 가입돼 있었다며 관련 증빙 자료를 게시했다.


이 주장대로면 전삼노 초창기부터 민주노총 금속노조가 개입했다는 뜻이 된다. 금속노조는 지난 4월 8,9일 잇따라 전삼노의 투쟁을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지난달 24일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진행한 전삼노 집회에는 금속노조 조합원 약 100명이 참석했다. 이어 같은달 29일 전삼노의 파업선언 기자회견에는 금속노조 부위원장 최 씨와 전략조직국장 박씨가 참석해 파업 지지를 밝혔다.


이밖에 A 지부장은 전삼노 집행부가 여러 개의 아이디를 갖고 있으며, 이를 증명하는 집행부간 대화 내용 일부도 공개했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집행부가 복수계정을 통해 노조 게시판 여론과 설문 등을 조작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커지는 상황이다.


최근 전삼노 집행부는 삼성전자 DS부문에서 진행 중인 노사협의회 선거에 대거 출마했는데 '후보매수' 의혹이 제기됐다. 전삼노 집행부가 출마하려는 선거구에 다른 전삼노 조합원이 출마를 선언하자 조직적으로 후보 사퇴를 종용하고, 그 대신 조합의 선출직 간부 자리를 제안해 논란이 일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안팎에서 전삼노의 투쟁 방향에 대해 걱정하는 시선들이 많다"며 "'글로벌 반도체 전쟁'이 한창이 상황에서 '내부분열'까지 심화되면 삼성전자는 사면초가에 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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