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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늦춘다는 신약 레켐비 "국내 허가 패스트트랙 처리해야"

김종훈 기자 ㅣ fun@chosun.com
등록 2024.05.14 14:08

한국사회의 고령화가 급속화되면서 치매가 사회문제는 물론 국과적 과제로 떠올랐다./픽사베이

국내 인구가 고령화되면서 치매 환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치매는 근본적인 치료 방법이 없기 때문에 치매 신약 개발에 대한 갈망이 고령자는 물론 그 가족들에게 가장 기대되는 소식 중 하나이다. 


14일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치매센터 조사에 따르면, 2023년 국내 65세 이상 946만 명 중 98만 명이 치매라고 한다. 전체의 10% 가까이 많으며 경도인지장애 등 잠재적 치매 우려군 또한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2050년 치매 인구가 300만 명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알츠하이머 치매 진행을 늦추는 신약 '레켐비(레카네맙)'의 국내 상용화가 대한 기대가 크다. 치매 환자와 가족들에겐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절박한 심정이기 때문이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일본 에자이와 미국 바이오젠이 공동개발한 알츠하이머병 치료 신약 '레켐비(레카네맙)'의 안전성·유효성 검토를 마쳤다. 검토는 허가심사의 마지막 단계로, 큰 이견이 없으면 허가로 이어진다. 빠르면 이번달 품목허가가 예상된다.


조속히 국내에서 레켐비 공식 허가 발표가 이뤄지면, 미국(2023년 7월), 일본(2023년 9월), 중국(2024년 1월)에 이어 전 세계에서 네 번째 레켐비 허가국이 된다.


알츠하이머병을 포함한 치매에 적용하는 약물로서 '도네페질', '갈란타민', '리바스티그민', '메만틴' 등이 사용되고 있지만, 인지 혼란 등 증상을 완화할 뿐 근본적으로 치매의 치료제로 보기는 힘들다.


알츠하이머의 원인 물질로 알려진 비정상적인 '아밀로이드'와 '타우'를 제거해 근본적으로 치매를 늦추는 신약이 연구되고 있지만 이렇다 할 성과는 없다. 지난 2021년 6월 에자이와 바이오젠이 공동 개발한 '아두헬름(아두카누맙)'이 조건부 승인을 받은데 이어, 지난해 레켐비까지 허가를 받으면서 알츠하이머 환자들에게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또한 다른 신약 개발 가능성에도 희망이 생긴 것. 


국내 허가를 앞둔 레벰비는 임상3상 CLARITY-AD 연구에서 1795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18개월 동안 투약한 결과, 임상치매척도(CDR-SB) 점수가 위약군에 비해 0.45점 적게 변화해 인지기능 악화가 27% 지연됐다는 결과를 얻었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국내 적응증 또한 FDA와 마찬가지로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경도인지장애 및 초기 알츠하이머병 치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레켐비는 정맥주사 형태로 2주마다 한 번 환자에게 투여한다.


레켐비는 알츠하이머병의 원인 물질로 알려진 베타 아밀로이드(β-amyloid, βA)에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매커니즘으로 질병의 진행속도를 감소시키고 인지 기능 저하를 늦추는 것이 입증된 약물이다.


다만 아밀로이드 표적치료제의 경우, 약물을 사용했을 때 MRI 영상검사상 뇌부종이나 미세출혈 등 비정상적인 신호들이 포착되는 ARIA 이상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이에 대해 국내 한 대학병원 신경과 교수는 "효과에 비해 뇌출혈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큰 상황이지만 치매환자와 그 가족들은 정부가 하루빨리 신약을 허가하고 확보해 단 한 명의 환자라도 치매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패스트트랙으로 허가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는 "실제로 임상실험에서 부작용이 꽤 있고 이 약을 투여하더라도 제약회사 입장에선 상대적으로 나이가 적은 노인들을 대상으로 실험자를 선택했을 것"이라며 "실제 치매 보단 그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 환자들에게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반면에 떠안을 부작용이 커보여서 이 부분도 제약사가 풀어야 할 숙제이다"고 전했다.   


한편 국내 최초로 알츠하이머 신약 상용화를 코앞에 두고 있지만, 고가의 약값 때문에 혜택을 보지 못하는 환자가 있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에서 레켐비의 연간 약가는 약 3500만원, 일본에서는 2700만원 수준이다. 경증 치매 진행 속도를 늦추는데 수천만원의 약가가 들기 때문에, 일부 부유층을 제외하고는 보험 급여 혜택을 통해 부담이 줄어들기를 바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A 대학병원 신경과 교수는 "비급여와 급여를 협상하는 기간에도 경도인지장애에서 치매로 넘어가는 안타까운 환자들이 많을 수 있다"며 "비급여도 열어두고 약 값 협상을 벌이는 투트랙 전략을 통해 최대한 많은 환자가 신약을 통해 치매로 넘어가는 안타까운 상황을 막기를 보건복지부와 정부에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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