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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공 모드' 한화오션…조명받는 '승부사' 김동관

임주희 기자 ㅣ ju2@chosun.com
등록 2024.03.14 15:34

한화오션, HD현대중공업 경찰에 고발…신경전 격화
재계, 인수 주도 김동관 부회장 '리더십' 주목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지난 1월 17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총회에서 발표하고 있다./WEF 제공

최근 한화오션이 HD현대중공업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개념설계 유출에 개입·관여한 임원을 처벌해 달라고 경찰에 고발장을 접수하는 등 양사의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재계는 한화오션의 '강공모드'를 주목한다. 김동관 부회장의 리더십과 경영 스타일을 통해 한화의 미래 전략을 엿볼 수 있다는 이유다. 앞으로 미래 시장 선점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한화가 더욱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5월, 한화오션(구 대우조선해양)이 한화그룹으로 인수된 이후 HD현대와의 신경전이 거세지고 있다.


양사는 선박 및 특수선 등 수주에서도 계속 부딪혔으나 신경전이 표면 위로 드러난 것은 지난해 7월 HD현대중공업이 '디브리핑'을 신청하면서다. 디브리핑은 업체의 요청 시 제안서 평가 점수와 평가 사유를 방위사업청이 설명해야 하는 제도다.


HD현대중공업은 0.1422점 차이로 한화오션에 울산급 호위함 배치3 5·6번함 우선협상대상자를 내준 것으로 디브리핑을 신청했다. 과거 자료 유출 문제로 기술평가점수에서 1.8점 감점을 적용받은 것이 발목을 잡았다.


그 이후에도 크고 작은 신경전이 벌어졌으나 격화된 것은 한화오션이 HD현대중공업을 경찰에 고발하면서다.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은 KDDX 개념설계 보고서 등 군사기밀을 불법 탈취해 회사 내부망에 공유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유죄 판결을 받았다.


방사청은 HD현대중공업의 KDDX 사업 입찰 여부에 대해 논의했으나, 임원의 개입이 객관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며 입찰을 제한하지 않았다. 이에 한화오션은 꼬리 자르기식 은폐 시도라며 대표나 임원에 대한 경찰의 엄중한 수사를 촉구했다.

한화오션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등 최첨단 수상함 함정모형들./한화오션 제공

한화오션이 HD현대와 강하게 맞부딪히는 것을 두고 재계는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우선 전 세계 특수선 시장이 뜨는 가운데 주도권을 선점하고, 지난 몇 년간 법정관리를 받은 직원들의 기를 살리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에서는 김 부회장이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 넣으면서 '한화의 성공 DNA'를 한화오션에 이식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한화오션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지난 2008년 인수에 실패한 뒤 아들인 김 부회장이 딜을 완성한 케이스다. 아버지의 숙원을 푼 것은 물론,  한화 방산 사업에 시너지를 확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화로서는 김 부회장이 인수를 주도한 한화오션이 태양광과 함께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사업이 됐다.


재계 관계자는 "M&A로 재계 순위 7위까지 오른 한화그룹의 명성에 걸맞게 김 부회장도 공격적인 M&A로 승부사 기질을 인정받고 있다"며 "아버지를 이을 승부사의 기질을 입증하고, 그룹의 방산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한화오션이 HD현대중공업 '다음'이 아닌 '먼저'가 돼야 하는 상황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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