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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실적' 현대차·기아, 올해 불확실성 속 성장전략 '온도차'

임주희 기자 ㅣ ju2@chosun.com
등록 2024.01.25 17:06

기아, 판매목표 320만대 재도전…전기차로 불확실성 돌파
현대차, 보수적 판매목표·영업이익률…하이브리드차로 방어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차·기아 본사./뉴스1

지난해 최대 실적을 동시에 경신한 현대자동차·기아가 올해 사업 전략으로는 사뭇 다른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올해 글로벌 완성차 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현대차는 수익성 방어에 집중하지만, 기아는 전기차(EV) 라인업 강화로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다.


25일 기아는 2023년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금리 인상을 포함한 국가별 긴축의 영량으로 인한 불확실성과 확대되는 지정학적 어려움으로 인해 시장의 불확실성이 예년보다 확대되는 상황"이라며 올해 어려운 경영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진단했다.


글로벌 리스크가 증대됐지만 기아는 판매목표를 하향하지 않고 320만대로 유지한다. 지난해 기아는 당초 320만대 판매목표를 세웠으나 지정학적 리스크가 있는 신흥 시장과 중국의 판매 저조로 인해 계획 대비 11만대가량의 차질을 빚었다. 올해는 지난해 판매목표에 재도전하며 월 1조원의 수익구조를 지속적으로 가져가겠다는 전략이다.


주우정 기아 재경본부장은 "전기차 수요 둔화 추세지만 전체적으로 각 권역들이 공급 확대를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불확실성으로 인한 변수가 크게 작용하지 않는 이상 판매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의 EV 라인업./기아 제공

기아는 이를 위해 전기차 라인업을 본격 확대한다. 특히 기아는 볼륨 모델에 해당하는 EV3·EV4·EV5를 성공적으로 론칭할 것을 강조했다. 가격경쟁력을 갖춘 중·소형 전기차 판매를 통해 친환경차 시장 리더십을 굳건히 하고, 판매 물량 확대를 통한 수익성 강화를 이루겠다는 방침이다.


정성국 기아 IR담당 상무는  "전기차는 올해 본격적으로 EV9의 북미 판매가 예정돼 있고, EV3 출시 후 글로벌 판매가 예정돼 있어 50% 정도 전기차 물량 증대를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하이브리드차 수요에도 적극 대응한다. 기아는 K5·K8·니로·스포티지 등 주요 차종에 대한 하이브리드화를 마쳤다. 지난해 말 출시된 카니발 하이브리드뿐만 아니라 셀토스 등 차종도 점진적으로 하이브리드화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올해 매출 목표는 지난해 실적 대비 1.3% 증가한 101조1000억원, 영업이익은 3.4% 증가한 12조원을 제시했으며, 영업이익률 또한 11.9%로 두자릿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더 뉴 투싼./현대차 제공

지난해의 높은 성장세를 바탕으로 자신 있게 가이던스(자체 전망치)를 제시한 기아와 달리 현대차는 판매목표 및 수익성 등에서 보수적인 수치를 언급했다.


시장 위축에 대한 우려 때문인지 현대차는 올해 판매목표를 지난해 판매 실적보다 0.6% 소폭 증가한 424만대로 설정했다. 지난해 당초 계획했으나 달성하지 못한 판매목표인 432만대보다는 약 8만대 감소했다.


현대차는 판매목표를 보수적으로 잡으며 올해 수익성 방어와 내실 다지기에 주력할 방침이다. 전기차를 전면으로 내세우며 판매 확대를 자신한 기아와 달리 현대차는 기존 인기 차종인 하이브리드차를 중심으로 판매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예측된다.


현대차는 하이브리드차 라인업을 지속 강화할 계획이다. 하이브리드차가 내연기관차와 유사한 수익성을 확보했으며, 일부 차종은 더 높은 상황이기에 수익성에도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전용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의 글로벌 인지도를 제고해 친환경차 판매를 늘릴  방침이다.


또한 지난해에 이어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의 믹스 개선 전략을 강화해 수익성 방어에도 주력한다. 앞서 지난해 4분기의 경우 스포츠유틸리티차(SUV)판매 비중은 58.8%로 분기 기준 최대 수준이다.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도 북미에서 큰 인기를 얻는 등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의 믹스 개선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제네시스 G80 부분변경 모델./제네시스 제공

현대차는 매출 성장률 목표를 전년 대비 4~5%, 영업이익률 목표는 8~9%로 세웠다. 매출은 북미 지역 판매 물량 증가 등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영업이익률의 경우는 지난해 달성한 연간 영업이익률 9.3%보다 낮은 수준이다. 환율, 금리에 대한 불안정성과 글로벌 수요 예측 우려 등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투자 계획은 지난해 대비 3.3% 증가한 12조4000억원을 계획하며 기술 경쟁력 강화 등 내실 다지기에 나선다. 전기차 업계가 숨 고르기를 하는 지금이 신기술을 확보하고, 경쟁력을 제고하는 데에 적기라는 판단인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전기차·제네시스·N 브랜드 등 양산 목표 차종 수 증가와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전환에 따른 미래 기술력 확보를 위해 연구개발(R&D)에 전년 대비 19.5% 증가한 4조9000억원을 투자한다. 설비투자(CAPEX)는 전년 대비 13.8% 감소한 5조6000억원, 전략 투자는 35.6% 증가한 1조9000억원을 계획 중이다.


한편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며 삼성전자를 제치고 국내 상장사 영업이익 1·2위에 등극했다. 현대차는 연간 판매 421만6898대, 매출 162조6636억원, 영업이익 15조1269억원을 기록했으며, 기아는 판매 판매 308만7384대, 매출 99조8084억원, 영업이익 11조6079억원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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