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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러 후퇴…현대차, 인도·아세안 중심 글로벌 생산기지 재편

임주희 기자 ㅣ ju2@chosun.com
등록 2024.01.17 15:43

현대차, 중국 충징 공장 매각…창저우 공장도 매각 계획
신흥시장 '인도·아세안'서 공장 준공·인수 활발
'안 팔리는 곳'에선 수익성 제고, '잘 팔릴 곳'에선 생산력 확충

중국 현지 전략 SUV '무파사'./현대차 제공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중국과 러시아에서 부진을 거듭하던 현대자동차가 일단 후퇴를 선언했다. 공장을 매각해 수익성을 제고하는 대신, 전동화 전환이 빠르게 일어나고 있는 인도와 아세안 등 신흥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강화해 글로벌 생산 기지 재편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중국 충칭 공장을 위푸공업단지건설유한공사에 16억2000만위안(약 2960억원)에 매각했다.


충칭 공장은 2017년에 완공된 현대차의 다섯 번째 중국 공장으로 연간 30만대의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2021년 12월부터 가동이 중단됐으며 지난해 6월 매물로 나왔다.


현대차는 점유율 1%에 그치고 있는 중국 사업을 다운사이징 하는 중이다. 중국 베이징 1공장에 이어 이번에 충칭 공장을 매각했으며, 향후 창저우 공장도 매각할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며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러시아에서도 잠정 철수 상태다. 현대차는 지난해 12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위치한 러시아 공장 지분 매각 안건을 승인했다. 매각가는 1만루블(약 14만5400원)이다. 다만 매각 후 2년 이내 공장을 다시 사 올 수 있는 바이백 조건이 포함돼 재진출 가능성도 열어뒀다.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전기차 '아이오닉 5'가 생산되고 있다./현대차 제공

현대차는 수익성이 낮은 중국과 러시아 공장을 정리하는 등 글로벌 생산기지 재편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많은 인구와 풍부한 자원으로 신흥 시장으로 떠오른 아세안 중심으로 전동화 생산기지를 구축하며 생산 능력을 확대했다.


아세안은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 지역을 의미한다. 6억7000만명에 달하는 인구와 풍부한 자원 등 잠재력을 보유한 신흥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시장에서는 아세안 자동차 시장이 연평균 7%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차는 세계 4위 인구 대국이자 세계 1위 니켈 보유국인 인도네시아를 아세안 전기차 허브로 키울 방침이다. 인도네시아는 현대차의 아세안 권역 내 첫 번째 완성차 생산 거점이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5의 현지 생산 및 판매 체계를 갖추고 출시한지 1년 만에 전기차 판매 점유율 1위 업체에 등극했다.


성장하고 있는 전기차 시장에 대응해 안정적으로 배터리셀을 공급하기 위해 LG에너지솔루션과 손잡고 인도네시아에 배터리셀 합작공장도 조성 중이다. 합작공장은 전기차 배터리 15만대분 이상에 달하는 연간 1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셀을 생산할 예정이다.


싱가포르에서는 인간 중심 스마트 도심형 모빌리티 허브를 구축했다.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는 연간 3만대 이상의 전기차 생산 역량을 갖추고 있다. 또한 첨단기술을 융합한 다차종 소량 생산 시스템도 갖췄다. 현대차그룹은 이곳에서 개발·실증한 제조 플랫폼을 미국 등 글로벌 전기차 신공장에 단계적으로 도입할 방침이다.

김언수 현대차 인도아중동대권역장 부사장(왼쪽)과 아시프 카트리 GMI 생산담당 부사장이 16일 현대차인도법인(HMI) 사옥에서 탈레가온 공장 자산 인수·인도 계약서에 서명한 뒤 악수를 나누고 있다./현대차 제공

세계 3대 자동차 시장인 인도에서도 생산 능력을 확충하고 있다. 인도는 오는 2030년 연간 전기차 판매량이 1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는 주요 전기차 시장이다.


현대차는 최근 지난해 GM인도법인으로부터 인수한 인도 공장이 위치한 탈레가온 지역에 1조원가량을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탈레가온 공장은 기존 연간 약 13만대 수준의 완성차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내년부터 본격 양산에 돌입하고 향후 추가 확대 계획까지 고려하면 기존 공장을 포함한 현대차의 인도 내 총 생산 능력은 최대 100만대 수준까지 오르게 된다. 현대차는 탈레가온 공장을 통해 인도 내 전동화 전환을 이끌 방침이다.


한편 기존 아세안 자동차 시장의 강자로 군림하던 일본을 비롯해 중국도 뛰어들며 아세안에서 한·중·일 3국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미국과의 패권 다툼으로 미국을 비롯해 유럽 등 주요 자동차 판매 국가로의 진출이 막힌 중국은 인도와 아세안 등 신흥 시장으로 발을 넓히고 있다. 중국 전기차 업체 BYD는 5억달러를 투자해 태국에 전기차 전용 공장을 구축하며, 광저우자동차그룹의 전기차 브랜드 아이온도 1억6900만달러를 들여 태국에 전기차·배터리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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