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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사이 끼인 K-반도체, 국가 지원에 '쌍수 들어 환영'

임주희 기자 ㅣ ju2@chosun.com
등록 2024.01.16 15:58

반도체 업황 회복 예상보다 지연, 글로벌 불확실성도 확대
尹, 반도체 투자 세액 공제 연장…"정부의 지원, 업계에 긍정적"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투자 유치·기술경쟁력 증대 등 시너지 창출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경기도 수원 장안구 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 반도체관에서 '민생을 살찌우는 반도체 산업'을 주제로 열린 세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대통령실 제공

업황 회복 지연으로 난항을 겪고 있는 반도체 업계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약속에 웃음꽃이 폈다. 글로벌 경제 위기와 미·중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정부의 지원은 수익성 확보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한국 기업 간 시너지를 높여 글로벌 반도체 업계를 선도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란 평가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반도체 투자 세액 공제 법의 효력 연장과 경기도 남부를 관통하는 세계 최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 지원 등 반도체 산업의 회복과 육성을 위한 지원책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수원 성균과대 자연과학캠퍼스에서 '민생 살찌우는 반도체 산업'을 주제로 주재한 세 번째 민생토론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올해 말 만료되는 반도체 투자 세액 공제에 대해 "법의 효력을 더 연장해서 앞으로 투자 세액 공제를 계속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재 반도체 업계는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라 시설투자에 대해 대기업·중견기업은 15%, 중소기업은 25%의 세액 공제를 적용받고 있다.

대규모 시스템 반도체 국가산업단지로 지정된 경기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 일대./뉴스1

평택, 화성, 용인, 이천, 안성, 성남, 판교 ,수원 등 경기도 남부에 밀집된 반도체 기업과 기관을 아우르는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구상도 구체화했다.


현재 19개의 생산팹과 2개의 연구팹이 집적된 메가 클러스터에는 2047년까지 총 622조원의 민간 투자를 통해 총 16개의 신규팹이 신설될 예정이다.


메가 클러스터는 2030년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인 월 770만장의 웨이퍼를 생산할 것으로 관측된다. 반도체 산업 역량 결집을 통해 안정적인 투자 유치와 기술경쟁력 증대 등의 시너지도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메가 클러스터 조성으로 650조원의 생산 유발효과와 함께 193만명의 직접 고용 창출과 142만명의 간접 고용 창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는 메가 클러스터 조성을 위해 인프라·투자환경 조성을 차질 없이 지원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 HBM3E D램. /삼성전자 제공

반도체 업계가 이와 같은 정부의 지원에 쌍수 들어 환영하는 것은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업황 회복과 복잡해진 글로벌 경영 환경의 이유도 있다.


최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제조업 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반도체 1분기 시황은 87로 전분기보다 부진이 예상됐다. 이는 1500개 제조업체가 직접 응답한 것으로 100을 기준으로 높으면 개선, 낮으면 악화를 의미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업황 개선이 이뤄질 것이란 예측이 많았으나 업계에서는 아직 이르다는 판단이 우세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와 대만을 시작으로 미국 대통령 선거까지 앞둔 상황에서 글로벌 불확실성도 더 커졌다.


지난 13일 대만 총통 선거에서 친미·반중 성향의 라이칭더 후보가 당선됐다. 대만에는 삼성전자의 경쟁자이자 세계 최대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인 TSMC가 위치해 있다.


라이칭더 당선인이 친미 성향이 강한 만큼 양안(중국·대만) 갈등이 고조될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미국과의 우호적 관계를 강화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미중 갈등이 격화될 경우 미국과 동맹을 유지하고 있는 한국에도 불똥이 튈 가능성이 있다.


국내 반도체 업계는 반도체 핵심 광물을 움켜쥔 중국으로부터 수출 통제의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공급망을 재편한다고 해도 중국에서 내는 매출 비중 또한 적지 않기에 마냥 외면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이렇듯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고 미국과 중국의 충돌은 물론 유럽연합 등에서 자국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면서 정부가 나서서 국내 수출의 버팀목인 반도체를 육성하고 지원하는 것은 반가운 상황이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미국과 일본 등에서는 정부 보조금을 주고 외국 기업 유치 및 자국 산업 육성 정책을 펼치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정부가 앞장서서 육성하고 지원하겠다는 정책을 대대적으로 발표한 것은 반도체 업계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 정세가 불안한 가운데 정부가 반도체 지원 의지를 밝히고 착실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알린 것은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며 "민간 기업의 R&D 투자 강화 등과 정부의 지원이 아우러져 긍정적인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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