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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강남점, 연매출 3조 돌파…롯데 본점·잠실점 2조 넘겨

김태동 기자 ㅣ tad@chosun.com
등록 2023.12.22 17:24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연매출 3조↑...구매력 갖춘 VIP 영향
롯데백화점, 연매출 2조 점포 2곳 ‘유력’...'국내 백화점 최초'
현대백화점 더현대서울, 2년 9개월만에 ‘1조 돌파’

(왼쪽부터)서울 영등포구 더현대 전경,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 각 사 제공

백화점 빅3 주요 점포들이 역대 최대 연매출을 올리며 새 기록 써냈다. 다양한 MD구성과 이색 팝업스토어를 열어 고객몰이에 나선 효과로 풀이된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20일까지 올해 누적 매출 3조원을 달성하며 '3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단일 유통 시설이 연 3조원의 매출을 올린 것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처음이다.

2000년 개점 후 10년인 2010년 당시, 최단 기간 연 매출 1조원을 돌파한 강남점은 2019년 국내 첫 2조원 점포가 됐고 4년 만인 올해 3조원의 벽을 뚫었다.

단일 점포 3조원은 세계 유수의 백화점 중 영국 해러즈 런던(2022년 약 3조6400억원), 일본 이세탄 신주쿠점(2022년 약 3조1600억원) 등 소수 점포만 기록한 드문 성적이다.

백화점 하루 영업시간 10시간을 기준으로 보면 1초에 23만원씩 판매한 셈이고, 강남점의 올해 영업면적 3.3㎡(평)당 매출은 1억 800만원에 달한다.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최고 매출을 달성한 데는 구매력을 갖춘 VIP의 힘이 컸다. 올해 신세계 강남점 구매 고객 중 VIP의 비중은 절반(49.9%)에 달해 신세계 다른 점포 평균(35.3%) 대비 월등히 높았다.

VIP가 신세계 강남점을 찾은 가장 큰 이유는 독보적인 MD(상품기획) 역량이 꼽힌다.

강남점은 국내 백화점 최다 수준인 1000여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명품만 해도 에르메스(4개), 루이비통(3개), 샤넬(4개) 등 이른바 3대 명품인 '에루샤'를 비롯해 구찌(6개), 디올(4개) 등 럭셔리 브랜드가 강남점에만 각각 패션·화장품·주얼리 등 카테고리별 세분화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신세계 강남점은 혁신적 시도로 백화점의 가치와 역할을 끊임없이 증명해 왔다.

다양한 품목과 브랜드를 한 곳에서 비교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매장을 구성한 편집형 '전문관' 시스템(2016년)과 팝업 전용 공간 '더 스테이지'(2018년) 등은 신세계가 도입해 백화점 표준으로 자리 잡은 대표적인 사례다.

특히 팝업 전용 공간 '더 스테이지'는 유휴 공간에서 팝업 스토어를 열던 관행을 깨고, 임시 매장을 위한 정식 공간을 마련하는 과감한 시도로 오프라인 쇼핑을 다채롭게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주형 신세계백화점 대표는 "강남점의 국내 최초 단일 점포 3조원 달성은 과감한 투자와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얻어낸 귀중한 결실"이라며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백화점으로서, 신세계는 고객의 삶에 쇼핑 그 이상의 가치를 제공하는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또 한 걸음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이 잠실점에 이어 본점까지 2조 매출을 넘기며 올해 '2조 클럽' 점포 2개를 확보할 전망이다. 1979년 개장한 롯데백화점 본점은 지난해 매출 1조 9343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남성해외 패션 전문관 개장을 시작으로 지난해에는 여성, 식품, 뷰티 상품군을 차례로 리뉴얼해 고급화에 힘썼다.

올해는 서울시와 함께한 ‘명동 페스티벌' 등 상권과 연계한 대형 이벤트를 비롯 마뗑킴, 앤더슨벨과 같은 글로벌 인기의 K패션 유치 등으로 외국인 관광객 매출이 지난해 대비 4배가량 크게 증가하는 등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국내를 대표하는 백화점으로 인식되고 있다.

잠실점은 지난해부터 백화점, 에비뉴엘, 롯데월드몰이 시너지를 내며 약 5만평 규모 쇼핑타운으로 재탄생해 지난해 2조 5982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잠실 롯데월드몰은 MZ세대를 타깃으로 하는 플래그십 매장들과 식음료(F&B) 매장 입점, 아트리움 광장에서 펼쳐지는 체험형 초대형 팝업 등으로 MZ들의 성지로 각광받고 있다.

또 에비뉴엘 잠실점의 경우 3대 럭셔리 브랜드인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과 롤렉스 매장이 나란히 1층에 위치했다. 올해 에비뉴엘 잠실점은 단일 명품관 기준 1조원을 달성할 전망이다.

올해 3월에는 최고급 수요를 공략하는 럭셔리 브랜드 전용 팝업 공간인 '더 크라운'을 기존 지하 1층에 조성하고 보테가 베네타를 시작으로 루이비통, 끌로에, IWC, 티파니 등 최고급 브랜드의 상품과 트렌드를 선도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올 연말 '2조 이상 점포를 2곳이나 보유한 국내 유일의 백화점'이란 타이틀을 거머쥐게 될 것"이라며 "내년 잠실점 3조 매출 돌파와 함께 명실공히 국내 '쇼핑 1번지'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더현대 서울은 올해 누적 매출(1월 1일 ~ 12월 2일)이 1조 41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개장 후 2년 9개월 만으로, 국내 백화점 중 최단기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서울을 대표하는 트렌디 라이프스타일 공간을 표방한 더현대 서울이 이번 최단기간 1조원 돌파로 한국을 넘어 글로벌 눈높이에 맞는 쇼핑 메카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코로나19 장기화와 경기 불황의 악조건을 뚫고 매출 1조원을 달성한 데에는 엔데믹과 함께 전국에서 찾아오는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들 사이에서도 더현대 서울이 꼭 방문해야 하는 필수 코스로 떠오른 영향이 크다.

실제 더현대 서울 외국인 매출은 2022년 전년 대비 731.1% 증가한 데 이어, 올해 1월~11월에는 891.7% 상승했다. 현대백화점 전체 외국인 매출 평균 신장률(305.2%) 3배에 육박한다. 더현대 서울 외국인 구매고객 중 20~30대 비중이 72.8%에 달한다.

외국인 집객에는 자연친화적인 인테리어와 넓은 휴게공간을 등 공간 구성, 외국인의 관심이 높은 K-컬처를 집대성한 전략이 주효했다. 올해에만 더현대 서울에선 BTS(3월), 르세라핌(5월), 아이브(6월), ITZY(8월), 블랙핑크(9월) 등 최정상 아이돌 그룹 관련 팝업스토어가 꾸준히 열렸다.

정지영 현대백화점 사장은 “더현대 서울은 단순 쇼핑 공간에 머물던 백화점에 대한 인식을 깨고 ‘오프라인의 재발견’, ‘공간 경험의 가치 극대화’ 등 리테일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대한민국 대표 랜드마크로 자리잡았다”며 “글로벌 수준 상품 기획 역량과 더현대 서울에서만 만날 수 있는 K패션 브랜드 등 참신한 콘텐츠 발굴 노력, 이로 인한 객단가 상승 등이 최단기간 1조원 돌파 기록에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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